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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또다시 구멍 뚫린 ‘군 과학화 경계 시스템’, 문제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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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또다시 구멍 뚫린 ‘군 과학화 경계 시스템’, 문제는 사람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2.01.04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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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지 장치 정상 작동했지만 대응 못해, 전문 인력 양성 시급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노출했던 군부대의 첨단 경계 시스템이 임인년 새해 벽두부터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에도 사람이 문제였다.

2022년 1월 1일 오후 9시경,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이 담당하는 경계 지역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이 철책을 넘어 북한으로 넘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이 남성은 지난해 11월 같은 지역 철책을 넘어 귀순한 탈북자 A씨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A씨가 철책을 넘어갈 동안 군 당국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월북을 하는 과정에서 군 CCTV와 동작 감시 센서, 열상 감시 장비(TOD) 등에 수차례 포착됐지만 군부대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감시 장비가 처음으로 A씨를 발견한 것은 1월 1일 오후 6시 40분으로, CCTV에 A씨가 포착됐지만 감시병이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다행히 경보가 울리면서 병력이 출동해 해당 부근을 수색했지만, 철책이 훼손된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A씨를 처음 인지한 것은 오후 9시 20분으로, 남측 비무장지대(DMZ)에서 움직이는 A씨를 열상 감시 장비가 발견했다. 이후 군은 급하게 병력을 출동시켜 월북자 신병 확보 작전을 펼쳤지만 A씨가 10시 40분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넘어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지난해 2월말 이른바 ‘헤엄 귀순’으로 비판받았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 다시 한번 반복된 셈이다. 신원 미상의 인물이 이동한 방향만 전 반대였다.

2021년 2월 16일 북한을 탈출해 귀순한 남성은 동해안을 헤엄쳐 군사분계선을 넘고, 한국 쪽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을 따라 이동했다. 당시 이 남성은 해안 감시 장비에 5회, 해군 합동작전지원소 CCTV에 3회, 민통선 초소 CCTV에 2회로 총 10회 CCTV에 포착됐지만, 이 귀순자는 민통선 근무자에게 발견될 때까지 약 3시간 동안 우리 군 경계 지역을 자유롭게 활보했다.

더욱이 처음 이 남성을 포착한 해안 감시 장비가 경보음을 2회 울렸지만, 당시 상황실 근무자는 이 경보음을 오작동으로 판단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많은 질책을 받았다.

우리 군이 경계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첨단 감시 장비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21세기 대비 정예 과학군 육성’ 정책 때부터다. 이 정책을 기반으로 2006년부터 최전방 GOP 부대를 대상으로 과학화 경계 시스템 시범 운용이 시작됐다.

처음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도입되던 시기의 장비들은 지금과 비교해 해상도도 낮았고, 탐지 정확도가 떨어져 오탐지와 오알람이 자주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CCTV 카메라의 해상도가 높아져 선명한 화질로 감시가 가능해졌고, 첨단 감시 장비와 센서들로 탐지의 정확도가 크게 개선됐다.

문제는 사람이다. 군부대에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처음 도입되고 17년이 흐르면서 장비의 기술력은 향상됐지만, 이를 운용하는 군 병력의 전문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관제센터 인력의 전문성 부족 문제는 군부대뿐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오래 전부터 논쟁이 있어 왔다. 현재의 감시 장비들은 더 넓은 범위를 더욱 정밀하게 탐지하고 분석할 수 있지만, 이를 운용하고 판단해야 할 인력들은 전문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더욱이 군부대와 지자체의 통합관제센터뿐 아니라, 병원이나 아파트 등의 민간 시설에서도 관제센터가 구축되어 운영 중인 현대 사회에서 관제 전문 인력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인재 육성 체계나 교육 시설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에야 관련 논의가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면서 몇몇 자격시험 등이 시행되고 있긴 하지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관제 전문 인력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진적인 측면이나 양적인 측면 모두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군부대나 소방, 경찰 등의 국가 시설의 경우 안보와 사회의 안정 유지라는 측면에서 관제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공공 차원에서 전문 관제 요원 양성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이번에 다시 월북한 A씨의 지난해 ‘점프 귀순’ 사건을 비롯해, 지난해 2월의 헤엄 귀순, 2020년 7월의 강화도 배수로 월북 사건 등에서 군은 후속 대책으로 경계 시스템 개선을 통해 오작동을 줄이겠다는 말을 줄기차게 해 왔다.

하지만 지난 사건들과 올해 첫 월북 사건에서도 감시 장비들은 제 역할을 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제 역할을 못한 것은 사람이었다. 이제는 군과 정부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직시하고 관제 전문 인력 양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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