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 시대의 기업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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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시대의 기업 생존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1.12.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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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을 통한 선택과 집중

[글=노규남 | 위블 CTO]
bardroh@weable.a

 

개발자 전성시대

코로나 이후 전례 없는 취업난에도 우수한 개발자들에 대한 기업들의 구애는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발 연봉 상승 바람이 업계를 한바탕 쓸고 간 이후 사이닝 보너스나 스톡옵션, 내부 복지 강화까지 개발자들의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개발자의 몸값이 오르는 건 그만큼 좋은 개발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자선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할 때 개발자를 뽑아 놓으면 지급하는 금액 이상의 성과를 기대한다는 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카카오나 네이버처럼 금전적 여력이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회사가 아닌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는 불만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트렌드를 따라가는 경향도 있을 것이다. 업계 평균 수준 이상의 연봉을 지급하지 않으면 당장 일할 사람을 뽑을 수 없는 형국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숫자를 맞춰주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기업들이 개발자들에게 그 높은 연봉을 지불하면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기업들이 좋은 복지나 높은 연봉, 심지어 회사의 주식까지 일부 주면서 좋은 개발자들을 채용하려는 구체적인 이유는 뭘까? 개발자가 없으면 할 수 없는 무언가 가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는 것일까?

 

개발자의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

이에 대한 답을 내기 위해서는, 근래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왜 높아지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현재 우리가 오프라인 서비스들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이른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수요가 대거 발생하는 전환점에 위치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실 새로울 것도 없는 것이, 오프라인 서비스들이 디지털화되는 것은 지난 십수 년간 이어져온 흐름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봉쇄와 방역 조치 강화가 이루어지면서 이런 흐름이 급격하게 촉진되었다. 감염 우려로 대면 서비스가 대거 축소되면서 모든 사람이 비대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지금까지 온라인 쇼핑이나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던 사람들이 대규모로 이 시장에 유입되었다.

맥킨지의 2020년 10월 리포트인 ‘How COVID-19 has pushed companies over the technology tipping poin-and transformed business forever’를 보면 디지털화에 대한 고객의 수용도가 모든 지역에서 50% 이상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2020년 조사 자료이므로 지금은 이것보다 더 수용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맥킨지&컴퍼니 보고서)
(출처: 맥킨지&컴퍼니 보고서)

다시 말해 예전에는 일부 IT 기술에 친숙한 사용자들만이 이런 서비스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있다면 로켓배송이나 새벽배송을 사용하지 않는 집이 없으며, 음식 배달 서비스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화상회의 시스템은 매우 오래 전부터 존재했으나 이 시장에 어떤 업체가 있는지 코로나19 이전에는 아무도 몰랐다. 지금은 학교나 학원마다 원격수업을 위해서 다들 자연스럽게 화상회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중요한 부분은, 사람들이 IT 서비스의 효용에 대해서 인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하던 재택근무도 적절한 도구가 있으면 사무실과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화상회의도 생각하던 것보다 나쁘지 않았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므로 좀더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을 본인 여가로 사용할 수 있다. 화상회의 또한 회의를 위해 장소를 예약하고 사람들을 모으고 이동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무엇보다도 휴대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석할 수 있으므로 중요한 회의를 놓칠 일도 없다.

이제 이런 IT 서비스들을 활용하면 개인과 기업의 효율을 크게 높여 더 많은 성과를 내거나 더 적은 시간에 업무를 끝내고 여가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앞 다투어 기존의 오프라인 서비스들을 디지털화하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고객의 요구를 잘 찾아낸 기업들은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런 흐름은 현재 진행형이다.

즉 지금은 모든 기업들이 새로운 IT 서비스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IT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데 가장 중요한 자산은 우수한 개발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수한 개발자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서비스로서의 IT

IT 서비스는 그 특성상 인건비 중심의 고정 비용이 어느 정도 필수적이고 지속적으로 들어가는데 반해 추가 고객 1명당의 변동비, 즉 한계 비용이 거의 0에 가깝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런 서비스는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를 구축할 수만 있다면 무조건 이득이 되며, 손익분기점을 넘는 순간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게임이 이런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다. 개발 비용도 많이 들고 기간도 오래 걸리지만, 일단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되어서 사용자를 많이 확보하면 이익이 보장된다. 또한 IT 서비스는 물리적 거리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오프라인 서비스는 고객이 많이 방문하는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성패가 결정되기도 하지만, 온라인 서비스는 세계 어디에서든 고객이 방문할 수 있다.

클라우드 시대가 되면서 각 고객이 위치한 지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빌려 쓸 수도 있게 되었으므로 사실상 서비스에 국경이란 건 없어졌다. 이렇게 사용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지만 경쟁도 글로벌 규모가 되어서 더욱 치열해졌다. 그리고 이런 경쟁 상황에서는 고객이 몇몇 특정 서비스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매출과 관계없이 고정 비용이 계속 지출되므로, 회사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빨리 완성하여 매출이 발생하는 시기를 최대한 당기는 것이 이득이다. 그런데 우수한 개발자의 효율은 그렇지 않은 개발자의 수배에서 수십 배, 경우에 따라서는 수백 배에 달하므로 연봉을 2배 주더라도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에 훨씬 이익이라는 것이다.

혼동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기업이 모든 개발자들에게 비용을 많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IT 시스템이 점점 복잡해지고 알아야 하는 일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모든 개발자의 역량이 동일하지 않다. 기업은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조직이 해야 하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경력자를 원한다. 하지만 시장에 충분한 경력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신입을 채용해서 1~2년 정도 교육하겠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해당 신입들을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없어서 발생하는 인건비를 감안하더라도 비용을 지출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이 정도 여력이 없는 회사들은 좀더 높은 연봉을 제공하고라도 경력자를 뽑을 수밖에 없게 된다. 연봉을 무제한으로 높일 수 없는 회사들은 비금전적 보상인 복지나 유연근무제 등으로 개발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향후 개발자를 운용하는 비용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고 예전처럼 모든 기업들이 충분한 수의 개발자를 채용하는 건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말해 기업 입장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며 생존 여부까지도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업무다. 해야 할지 하지 않아야 할지 선택의 여지가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모든 기업들이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의 수요는 공급을 크게 초과한 상태이고,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호전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인지도가 높고 수익을 잘 내고 있는 회사들은 좋은 개발자들을 수급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외의 기업들은 향후 몇 년간 만성적인 개발자 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다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핵심 역량이 아닌 부분은 과감하게 아웃소싱하거나 XaaS 서비스를 도입하여 해결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로우코드 플랫폼이나 노코드 플랫폼을 도입하여 개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더불어 개발자 투입은 반드시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되는 부분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개발자를 채용하는 비용이 낮았기 때문에 내부의 소소한 업무에도 개발자를 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개발자를 운용하면 정말 중요한 핵심 업무를 추진할 수 없게 된다.

한국 기업들은 내부에서 사용하는 솔루션 도입시에도 커스터마이징을 과하게 요구하고, 최대한 자체 솔루션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향후에는 외부의 서비스들을 엮어서(Mesh Up) 서비스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종류의 SI성 개발을 대체하는 SaaS나 PaaS 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단일 회사 입장에서는 해당 기능의 사용자 수가 적어서 효율이 나지 않지만, 이 기능을 서비스로 본다면 많은 회사들의 사용자를 모아서 의미 있는 규모의 매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등의 해외 업계에서는 이미 그렇게 해오던 일들이 국내에서는 이제 조금씩 추세가 변하는 정도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겠지만 경쟁력 있는 SaaS나 PaaS 회사라면 향후 몇 년간 그 이전보다 큰 성장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본다.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지만 개발자를 원하는 만큼 수급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과감하게 외부의 솔루션이나 서비스, 파트너를 수용하여 빠르게 원하는 전환을 이루어 내는 것이 코로나 시대를 헤쳐 나가는 기업의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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