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연구팀, 사람 손가락 모사한 초소형 로봇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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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연구팀, 사람 손가락 모사한 초소형 로봇 개발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10.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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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명체, 심혈관도 상처 없이 잡고 생체신호 모니터링 가능
아주대 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 소프트 그리퍼(위)와 물체 잡기 과정(아래) [사진=아주대학교]
 

국내 연구팀이 생명체의 미세한 맥박이나 심장 박동수까지 정확하게 측정하는 손가락 모양의 초소형 로봇(그리퍼) 개발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아주대학교 자연모사연구실 한승용, 강대식, 고제성 교수팀이 사람의 손 기능을 모사한 밀리미터 크기(3~5㎜)의 초소형 정밀 소프트 그리퍼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그리퍼는  작은 생명체나 사람의 심혈관처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대상을 부드럽게 잡고 맥박이나 심장박동 같은 실시간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다섯 손가락 형상의 초소형 로봇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동·식물의 그리퍼 중 사람의 손은 5개의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고 감각 세포가 집중돼 있어 잡은 대상을 섬세하고 정확하게 다루면서 대상의 상태 구분도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 이후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의 손 기능을 모사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기존 그리퍼는 주로 단단한 물질로 제작돼 부드러운 대상을 잡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생체 신호를 수신하는 센서를 삽입하면 그리퍼의 부피가 커져 크기가 작은 생물체를 잡는 데 한계를 보였다. 특히 의료용 그리퍼의 경우 소형화된 그리퍼의 정밀한 컨트롤과 고민감도 센서와의 결합·측정을 위한 주변 전자장치와의 통합도 요구된다.

이에 연구팀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강성 형상기억폴리머 소재를 사용해 생명체의 피부와 비슷한 성질의 그리퍼를 제작했다.

특히 은 나노선과 레이저 공정을 활용해 센서를 최소화함으로써 로봇의 크기를 5㎜ 이하로 줄였다. 은 나노선은 소프트 그리퍼의 5개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정교하게 컨트롤하는 동시에 온도 센서로 활용돼 측정 대상에 대한 생체 신호 모니터링과 열 자극을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개발된 중량 25.4㎎의 소프트 그리퍼는 직경 3㎜ 정도의 달팽이알을 터트리지 않고 잡아 열을 가해 부화시키고, 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움직임과 부화 직후 400∼600㎛ 크기인 달팽이의 심장 박동수의 측정에 성공했다. 살아 있는 돼지의 혈관도 상처 없이 잡아 맥박을 재고, 터지기 쉬운 연어알을 손상 없이 잡는 작업도 물의 없이 수행했다.

내구성도 뛰어나 자체 무게보다 최대 6400배 무거운 물체를 순간적으로 들어 올리거나 1200배 무거운 물체를 지속해서 드는 작업이 가능하다.

아주대 한승용 교수는 “기존 그리퍼 연구는 잡은 대상의 신호 측정에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진단과 결과를 분석해 잡은 대상에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의료용 초소형 로봇 개발 분야에 적용함과 동시에 많은 난제들이 쌓여있는 사람의 세포 레벨에서 생명체의 기계적 움직임, 자극, 반응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어 “후속 연구를 통해 전기적 자극, 약물 전달, 무선 동작 등 다양한 방향으로 효용성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다기능 소프트 그리퍼를 활용한 마이크로 크기의 생명체 생체 신호 측정’이라는 제목으로 로봇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10월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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