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가스운송사업 진출 시동...미래 수소공급망 구축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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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가스운송사업 진출 시동...미래 수소공급망 구축 포석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9.0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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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트라피구라와 계약 체결, 최대 10년 간 암모니아·LPG 글로벌 해상운송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전문기업 현대글로비스가 다가올 수소해상운송 시대에 대비한 글로벌 수소 밸류체인 구축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세계 3대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와 운송 계약을 맺고 오는 2024년부터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을 투입해 암모니아와 액화석유가스(LPG)의 해상운송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가스운송사업에 본격 나서게 되는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선 주력이었던 기존 해운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글로벌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수소 공급망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계약에 따라 최대 10년 간 글로벌 수요처에 암모니아와 LPG를 운송하며, 수소 밸류 체인 구축 역량을 쌓아간다는 복안이다.

현대글로비스와 손을 잡은 트라피구라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석유, 가스, 광물, 비철금속 등을 취급하는 원자재 트레이딩 회사다. 지난 2020년 기준 약 173조 원의 매출과 3조 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글로벌 업계 3위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사업을 위해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VLGC 2척을 건조하고, 글로벌 해상운송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신조 선박은 적재 규모 8만 6000㎥의 초대형으로 글로벌 가스 운반선 가운데 최대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통상 LPG 위주로 운송하는 기존 가스선과 달리 현대글로비스 VLGC는 화물창을 특수 재질로 제작해 암모니아까지 운송 가능하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참고로 전 세계적에 암모니아를 선적할 수 있는 VLGC는 전체 VLGC 선대의 10% 이하인 20여 척 내외로 알려져 있다.

현재 암모니아는 주로 비료, 석유화학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어 적재 규모 3만 5000㎥ 이하의 중소형 가스선으로 운송되고 있다. 향후 암모니아의 대량 운송 시대가 도래할 경우 현대글로비스 VLGC가 암모니아 해상운송에 최적화된 선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선박은 ESG 경영에 부합하는 최첨단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된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LPG 이중연료 엔진과 축(軸) 발전기가 설치된다. 축 발전기는 엔진 축의 회전력을 활용해 선박 추진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함으로써 발전기 자체의 가동 의존도를 낮춰 황산화물 배출을 저감하는 대표적 친환경 신기술이다.

특히 향후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이 개발될 경우 암모니아 추진 엔진으로 개조도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선박이 인도되는 오는 2024년부터 최대 10년 간 글로벌 수요처에 암모니아와 LPG 등 가스를 안정적으로 장기 운송할 계획이다. 그만큼 미래 액화수소 해상운송에도 속도가 더해질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대형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의 첫 단계인 ‘기본 인증’을 한국선급과 라이베리아 기국으로부터 획득한 바 있다. 이는 선박 건조에 필요한 기초 단계 승인을 받은 것으로, 한국 선사와 조선사가 협력해 받아낸 대형 수소 운반선 인증 최초 사례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원자재 기업과 장기 계약을 통해 가스 해상운송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게 됐다”며, “청정 수소 인프라 구축에 더욱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액화수소의 운송까지 추진해 글로벌 수소 유통 주도권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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