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연구팀, 리프팅 자세 잡아주는 외골격 슈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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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 연구팀, 리프팅 자세 잡아주는 외골격 슈트 개발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8.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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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보조와 동작 패턴 동시 개선 가능한 외골격 개발 가능성 제시

국내 연구팀이 물건을 들어올릴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는 외골격 슈트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기계공학부 조규진 교수(인간중심 소프트 로봇기술 연구센터장)와 기계공학부 윤성식 연구원이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김기원 교수, 서울대 체육교육과 안주은 교수와 함께 착용자의 리프트 동작을 부상 위험이 낮은 스쿼트 형태로 유도하는 무동력 가변형 신축성 엑소(exoskeleton, 외골격) 슈트 개발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외골격 슈트를 이용해 사람의 근력 보조와 함께 동작 패턴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가치를 인정받아 저명 국제저널 ‘사이언스 로보틱스’ 8월 25일 자에 게재됐다.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작업은 허리에 많은 부담을 가하고 부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부상 예방을 위해 많은 작업장이나 체육관에서는 등을 숙이는 스툽 동작(stoop lifting) 대신 무릎을 구부려 물체를 들어 올리는 스쿼트 동작(squat lifting)이 권장된다.

반면 인체 구조상 사람들은 스툽 동작을 더 편하게 느끼고 습관화돼 있는 경우가 많아 리프트 동작 교정을 위해서는 오랜 훈련이 요구된다.

또한 지금까지 자세 교정에 사용된 착용형 장치들은 대부분 허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하고 압박하는 선에서 그쳤다. 하지만 안전한 리프트를 위해서는 등, 고관절, 무릎 등 다수의 관절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스쿼트 동작을 유도할 수 있는 착용형 장치가 필요하다.

이에 조규진 교수팀은 착용자가 취하는 동작에 따라 신축성(임피던스)이 변하는 엑소 슈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슈트의 설계적 핵심은 연구팀이 개발한 신체 구동식 가변 임피던스(Body-powered variable impedance) 기술이다.

이 기술로 개발된 이번 엑소 슈트는 원단, 스트랩, 고무줄 등 유연한 재료로 구성돼 중량이 850g(1차 시제품 기준)에 불과한 전신 슈트며 별도의 동력원도 필요 없다. 착용자가 다리를 펴고 등을 구부릴 때 엑소 슈트는 신축성이 낮아지며 착용자의 스툽 동작을 불편하게 한다. 엑소 슈트가 올바르지 않은 리프트 자세를 억제하는 브레이크처럼 작용하는 것이다.

반면 착용자가 등을 펴고 무릎을 구부릴 때 엑소 슈트의 신축성이 높아져 착용자가 편하게 동작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슈트의 신축 과정에서 고무줄에 저장된 에너지는 물건을 들고 일어날 때 보조하는 힘으로 작용해 착용자가 더 적은 힘으로 스쿼트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사용 목적에 따라 엑소 슈트의 고무줄을 교체하면 슈트가 착용자의 리프트를 많이 또는 적게 도와주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동작이 스쿼트 형태에 가까워질수록 신축성이 높아지고 움직임이 편해지는 이 엑소 슈트는 착용자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리프트 동작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이전에 엑소 슈트 사용 경험이 없는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9명이 슈트 착용 후 리프트 자세가 스쿼트 형태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개선된 것이다. 10명의 평균 스쿼트 지표는 35% 개선됐다.

아울러 탄성 에너지의 저장과 방출을 통해 스쿼트를 도와주는 효과 덕분에 10명 중 9명이  슈트를 통해 스쿼트 동작 시 소모되는 대사 에너지를 절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10명 평균 대사 에너지 소모량이 5.3%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같은 형태의 엑소 슈트 작용이 리프트 작업에서 작업자들의 허리 부상을 줄이고 작업 효율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특히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신체 구동식 가변 임피던스’ 기술이 리프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 분야의 특성에 맞춰 개량될 수 있는 확장 가능성을 가진다고 강조한다. 일례로 걷기, 달리기 등 일상적 동작이나 골프, 수영과 같은 특정 스포츠 동작 등에서 올바른 전신 자세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조규진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추후 다양한 작업, 스포츠에 접목돼 바른 동작을 유도하는 의복으로 발전해 착용자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부상을 방지하거나 통증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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