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바닷속 해삼 닮은 가변형 소프트 로봇 원천기술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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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바닷속 해삼 닮은 가변형 소프트 로봇 원천기술 확보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7.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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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에 반응하는 하이드로젤 액추에이터 개발

국내 연구진이 해삼을 꼭 닮은 가변형 로봇 개발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바다의 산삼’이라고 불리는 해삼은 울퉁불퉁 둥글고 긴 모양을 하고 있지만 손으로 만지면 처음에는 부드럽다가 딱딱하게 변한다. 작아졌다가 몇 m씩 늘어질 수도 있고, 죽어 말라비틀어져도 물만 부으면 원상태로 돌아간다. 포스텍 연구팀이 이처럼 몸이 자유자재로 변하는 해삼의 조직을 모사해 가변형 액추에이터를 개발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포스텍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 최이현 박사, 한현석 석사 팀으로 해삼의 가변특성을 갖춘 콜라겐성 조직에서 영감을 받아 기존 소프트 액추에이터를 뛰어넘는 강력하고, 빠른 수분 반응을 가진 자가 작동 유연 액추에이터 개발에 성공했다.

해삼의 몸은 콜라겐성 조직으로 이뤄져 있어서 주변 상황에 맞게 단단해지거나 부드러워질 수 있다. 특히 해삼의 탄성률은 수초 내에 10배까지 변화시킬 수 있어 순식간에 작은 바위틈 사이로 들어가거나 몸을 부풀려 포식자를 위협할 수도 있다. 이는 해삼이 체내 화학조절제의 분비량을 조절함으로써 콜라겐성 조직 내에 있는 수소결합이 형성되거나 파괴돼 일어나는 변화다.

액추에이터는 모터나 스위치처럼 전기적 신호의 변화를 이용해 물리적인 상태를 바꿔주는 장치를 말한다. 하지만 물을 에너지원처럼 활용하는, 즉 물에 반응하는 소프트 액추에이터라면 움직임이 부드럽기 때문에 자유로운 변형이 요구되는 소프트 로봇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소프트 액추에이터는 낮은 강성과 느린 작동 속도가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연구팀은 물과 반응해 형태를 자유롭게 바꾸는 해삼의 콜라겐성 조직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액추에이터에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개발된 액츄에이터는 매우 유연하게 변하는 대용량 나이팜(bulk pNIPAAm) 하이드로젤을 바탕으로 80℃ 물과 같은 극한 환경 속에서도 기존의 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소프트 엑추에이터의 200배(2뉴턴)에 버금가는 작동력과, 300배(1/3초) 빠른 작동 속도를 보였다.

이외에도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액추에이터에 매우 높은 변형률(300%)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형을 복원하는 견고함을 보였다.

이렇게 개발된 액추에이터는 사람의 팔처럼 재료 잡기, 들어 올리기를 수행하는 산업용 로봇이나 상처를 봉합하는 상처 봉합기, 인공 손가락 등 산업계와 생체의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김동성 교수는 “수분이 소프트 로봇에 닿으면 동작하는데 유연하고 변형이 잘 일어나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이 가능하다”며, “새로 개발한 하이드로젤 액추에이터는 매우 강력하고 작동이 빠르기 때문에 전기가 없는 곳에서도 화학에너지를 이용해 로봇을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재료화학 A 저널’ 최신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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