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정유·석유화학 산업에 혁신적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올라이트 원천소재를 찾아냈다.
포스텍은 환경공학부 홍석봉 교수팀이 자체 개발한 합성전략인 ‘다중무기 양이온 방법’과 ‘전하밀도 비대칭 방법’을 이용해 3차원의 큰 세공(12-ring)을 가진 ‘PST-32(POSTECH no. 32)’와 SBS·SBT 공생구조의 ‘PST-2’ 제올라이트 합성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홍 교수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측정한 분말 X선 회절 데이터와 전자현미경 분석을 통해 두 제올라이트의 구조를 규명했다.
골격이 알루미늄과 실리콘으로 이뤄진 제올라이트는 내부에 분자 크기(2 나노미터 이하)의 균일한 극미 세공을 포함하고 있는 나노다공성 결정으로, 독특한 형상 선택성 때문에 현대 화학산업에서 촉매와 분리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둥지형(Cage-based)의 큰 세공(12-ring) 구조를 갖고 있는 제올라이트 Y는 원유로부터 수많은 종류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촉매다. 현재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40%가 바로 제올라이트 Y 계열 촉매에 의해 가솔린과 같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홍 교수팀이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PST-32와 PST-2는 제올라이트 Y와 구조적으로 유사하지만 다른 모양과 크기의 둥지들로 이뤄져 있으며 열적 안정성도 우수하다.
또한 이들 제올라이트는 연료로서 가치가 줄고 있는 경유를 분해해 기초화학 원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반응에서 제올라이트 Y보다 더 높은 촉매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텍 홍석봉 교수는 “제올라이트 Y 계열 촉매가 전 세계 촉매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PST-32와 PST-2는 학술적 의미 외에도 기존 정유·석유화학 촉매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화학관련 소부장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포스텍 이화준 박사와 한국화학연구원 석유화학 촉매연구센터 신지호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결과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 받아 2일 세계 최고의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