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 정체불명 생물체는 희귀 남조류 '구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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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현충원 정체불명 생물체는 희귀 남조류 '구슬말'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4.2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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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 친환경 제거기술 연구 중 항염·항균 효능 규명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여름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서 대량으로 발생한 생물체의 정체를 파악한 결과, 희귀 남조류인 ‘구슬말’로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구슬말은 물속에 사는 일반적 남조류와 달리 땅 위에 서식하며, 끈적하게 보이는 황녹색의 군체(다당체)를 형성한다. 최근 몇 년간 대전현충원 일부 묘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다가 지난해 여름 크게 증가했으며, 유족들로부터 황녹색의 덩어리를 이루는 정체 불명의 생물체를 없애 달라는 민원이 제기됐었다.

이에 국립대전현충원은 이 생물체의 정체를 파악하고, 친환경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국립생물자원관에 의뢰했다.

의뢰를 받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9월부터 김승영 선문대학 교수팀과 공동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해 이 생물체가 국내에서 보기 힘든 구슬말이며, 인체에는 특별한 해가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발견된 구슬말의 형태 [사진=국립생물자원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발견된 구슬말의 형태 [사진=국립생물자원관]

특히 연구진은 구슬말의 친환경 방제 방법을 찾기 위한 실험을 통해 국내 토양에서 발견된 저농도의 일부 방선균(스트렙토마이세스 속) 균주가 구슬말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구슬말의 성장 억제 균주를 찾기 위해 80여 균주를 실험했고, 최적의 친환경 방제법을 개발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총 300여 균주를 추가 실험할 계획이다.

한편, 연구진은 친환경 방제 연구 과정에서 구슬말이 가진 항염·항균 효과를 확인했다. 구슬말 추출물을 실험쥐의 염증세포에 처리하자 대표적 염증 지표물질인 산화질소가 60% 감소한 것.

아울러 구슬말 추출물을 제주도 재래콩 간장에서 분리한 자생미생물을 이용(생물전환)해 여드름균과 살모넬라균에 투입한 결과, 구슬말 추출물을 처리하지 않았을 때보다 항균 능력이 최소 65배 이상 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구슬말 추출물이 염증성 질환 예방을 위한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이달 중 관련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대전현충원에서 제기된 민원 생물의 정체를 파악하고 친환경적으로 제거 하기 위한 방법을 찾던 과정에서 생물자원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 보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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