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촉감으로 소통하는 '텔레햅틱' 원천기술·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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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촉감으로 소통하는 '텔레햅틱' 원천기술·소재 개발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4.2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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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감·질감·소리까지 97% 동시 전달

국내 연구진이 원격지에서 물체를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는 촉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해외기술에 의존하던 핵심소재 개발에도 성공해 차세대 햅틱 분야 선도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가상·증강현실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원거리에서도 촉감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압전소재를 개발, 센서와 액추에이터를 통해 차세대 텔레햅틱(tele-haptic) 기술을 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재료 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지난달 게재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텔레햅틱은 최대 15m의 원격에서도 금속이나 플라스틱, 고무와 같은 촉질감을 느낄 수 있는 기술이다. 

즉 이와 같은 재질특성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긁었을 때 상대방이 금방 재질이 단단한지, 거친지, 부드러운지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향후 연구진은 한국에 있는 애완견을 미국에서 쓰다듬으며 털의 부드러움까지 느낄 수 있는 기술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처럼 원격에서 사물의 촉질감을 느끼려면 센서, 액추에이터, 통신, 구동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실험실 수준에서 블루투스 통신을 사용했고 획득 및 재현된 신호가 약 97%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 신호의 전달과정에서 지연이 거의 없어 실시간으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또한 ETRI 연구진은 촉감까지 주고받는 촉각 커뮤니케이션을 구현, 센서로는 촉각 정보를 수집하고 액추에이터는 수집된 정보를 동일한 감각으로 복제·재현해낸다.

연구진이 만들어낸 압전센서는 소·부·장 극복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사용 중인 세라믹, 폴리머 압전소재 대비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세계적 수준의 압전 성능을 확보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약 30㎛ 두께의 압전복합체 센서를 유연 기판 위에 인쇄 형성해 최대 13채널(분할)까지 패터닝한 압전센서를 제작했고, 최소 1㎜ 사이즈의 다양한 압전 액추에이터를 어레이로 설계해 센서에서 수집된 촉질감 데이터를 그대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향후 노트북이나 태블릿에 적용할 수 있도록 대면적화하기에도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본 기술은 원격으로 촉감은 물론 질감, 소리까지 전달할 수 있다. 연구진은 ‘E T R I’라는 글자를 모스 부호로 전달하여 원격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연도 성공했다. 

압전소재 특성상 저전력으로도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만큼 빠르게 반응하며 구부리거나 누르면 전하가 발생해 전원이 없어도 100 볼트 이상의 순간전압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의 핵심기술이 ▲고압전성 유연 복합체 센서 ▲고출력 멀티몰프 압전 액추에이터 ▲압전 센서·액추에이터 신호처리 및 구동 ▲복합 촉질감 데이터 제어 및 무선통신 연동 기술 등이라고 밝혔다.

ETRI 김혜진 지능형센서연구실장은 “가상·증강현실용 텔레햅틱 기술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제품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며 "향후 자동차나 장애인의 재활, 메타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고도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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