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블랙홀 정체를 새롭게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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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블랙홀 정체를 새롭게 밝히다
  • 서혜지 기자
  • 승인 2021.02.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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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자리 X-1 블랙홀, 더 무겁고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더 멀어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블랙홀이자 우리은하에 위치한 지구와 가장 가까운 블랙홀 중 하나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10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 Very Long Baseline Array)로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정밀한 위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이전에 알려졌던 것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으며, 더 무거운 블랙홀임을 밝혔다. 

백조자리 X-1은 블랙홀과 청색 초거성이 동반성으로 쌍성계를 이루고 있는데 1964년 고층 대기 관측 로켓에 실린 엑스선 검출기를 통해 처음 발견됐다. 동반성으로부터 강한 중력을 가진 블랙홀로 유입되는 물질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빛의 속도에 가까운 빠른 제트와 강력한 엑스선을 방출한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를 이용해 백조자리 X-1 블랙홀에서 나오는 전파신호를 관측하고, 지구로부터 먼 거리의 천체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삼각측정법을 통해 본 연구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에 지구로부터 백조자리 X-1 블랙홀까지의 거리는 기존에 알려졌던 약 6천 1백 광년보다 먼 약 7천 2백 광년 떨어져 있고,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21배로 기존에 알려진 질량보다 약 50% 무겁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호주 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의 제임스 밀러존스(James C.A. Miller-Jones) 교수는 “이번 관측을 통해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이전 가설보다 멀리 떨어져 있으며, 더 무거운 블랙홀임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무거운 별이 진화해 블랙홀이 되기까지의 형성과 성장과정을 새롭게 밝히는 증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호주 모나쉬대학(Monash University)의 일리아 맨델(Ilya Mandel) 교수는 “백조자리 X-1의 블랙홀은 별의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탄생한 블랙홀로서 블랙홀이 되기 전까지 항성풍을 통해 외부로 질량을 잃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번 연구 결과 백조자리 X-1 블랙홀이 기존의 가설보다 질량이 훨씬 무거운 별이었으며 별의 진화 과정에서 항성풍으로 인한 질량 손실이 상대적으로 더 적었음을 의미한다.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수 만 년 전에 태양 질량의 약 60배에 달하는 무거운 별이 중력 붕괴해 형성됐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정태현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천문연은 전파간섭계를 활용한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정밀 위치 측정법 고안에 기여했다”며 “앞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4개 주파수 대역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n VLBI Network)을 활용해 백조자리 X-3 등 블랙홀 관측 연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지 2월 18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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