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프로 “2021년은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의 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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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프로 “2021년은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의 해 될 것”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1.01.0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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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5년,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것이 성공 비결

국내에는 수많은 영상보안 기업이 있다. 하지만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을 벌이는 영상보안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이하는 영상보안 기업 씨프로는 이 소수에 속한다. 글로벌 보안 매체인 A&S 매거진이 선정한 ‘2019 글로벌 보안 기업 Top 50’에도 이름을 올렸던 씨프로는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재난 속에서도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OEM 생산부터 자체 브랜드 개발까지

제조업 분야의 많은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씨프로도 시작은 위탁생산부터였다. 창업자이자 CEO인 이영수 대표는 LG산전 연구소 출신으로, 글로벌 영상보안 기업의 아날로그 카메라 모듈을 OEM 생산하면서 기술력을 쌓았고, 이렇게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3년에는 완제품 아날로그 카메라를 생산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2008년을 기점으로 DW(Digital Watchdog) 브랜드로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시련도 찾아왔다. 2007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는 해외 매출이 대부분이었던 씨프로에게도 큰 타격을 입혔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2년 동안 수백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며 회사도 크게 휘청였다. 그래도 씨프로는 버텨냈다. 은행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2011년 베트남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2013년 베트남 제1공장을 준공했으며, 새로운 기술 개발도 이어나갔다.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는 마침내 2010년대 중반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은행 채권단으로부터 빌린 자금을 5년 만에 상환하고, 투자 유치에도 성공한 씨프로는 이미 탄탄히 뿌리를 내린 해외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씨프로의 베트남 현지 공장 전경
씨프로의 베트남 현지 공장 전경

2017년에는 베트남 제2공장을 준공하면서 늘어난 주문량에 대응할 역량을 갖췄다. 2018년부터는 AI(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도입해 머신러닝으로 층수를 인식하는 엘리베이터 카메라를 개발했고, 매장 고객 분석 서비스인 ‘리테일트렌드’ 서비스도 시작했다.

특히, 최근의 성장세는 가히 눈부시다 할 만하다. 씨프로는 2018년 595억 원의 매출과 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이듬해인 2019년에는 853억 원의 연결 매출과 6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약 43%의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2020년에도 하반기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전년 대비 약 10%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영수 씨프로 대표이사 Q&A

이영수 씨프로 대표이사
이영수 씨프로 대표이사

Q.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지나갔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여파로 전반적인 기업 활동이 쉽지 않은 한 해였다. 씨프로 역시 사업 기반이 해외다 보니 영향을 받았을 것 같은데, 씨프로의 2020년 실적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2019년 성장세가 워낙 좋았고, 연초만 하더라도 그 기세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2020년에도 전년 대비 3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상반기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다행히 하반기 들어 숨통이 조금씩 트이다가 최근 두세 달 사이 밀렸던 주문이 몰아서 들어오고 있다.

특히 12월 주문량이 많은데, 최근 5년 사이 월 매출로는 최고치를 찍었다. 그래서 다행히 2020년에도 전년 대비 소폭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 중이다. 약 870억 원에서 900억 원 정도의 연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Q. 하반기 매출은 주로 어디에서 발생하고 있나?

미국 시장이다. 원래부터 미국은 DW 브랜드 론칭 때부터 주력 시장이었지만, 최근 그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중국산 보안 장비 제재로 인한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리의 매출 신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반기의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더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25년 동안 회사를 경영하면서 이번 코로나19 상황 같은 어려움도 많이 겪었을 텐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경영 노하우가 있다면?

특별히 경영 노하우라거나 철학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냥 지금까지 묵묵히, 어려울수록 인내하며 하던 일을 열심히 해 왔던 것들이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다만 어려운 시기에서도 필요한 부분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 2008년에 회사가 힘든 상황에서도 미국 회사에 지분 투자를 해 가며 협업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도 멈추지 않았다. 그냥 무식하게, 할 수 있는 것을 꿋꿋하게 해 왔던 것이 지금까지 회사를 키워 온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에서도 묵묵히 하던 일을 계속 하다 보니까 하반기에 되어서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씨프로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수많은 특허증서들
씨프로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수많은 특허증서들

 

Q. 2021년 영상보안 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하나?

그동안 계속 언급되어 왔던 딥러닝, AI, 에지 카메라가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본다. AI 카메라 이야기가 나온 것은 몇 년 됐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지능형 카메라들은 사실 오탐율이 높은 편이다. 진정한 AI 분석 기술이 접목된 카메라는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 시장에 풀릴 것이다. 이미 국내외 주요 기업들은 제품 개발을 끝내고 출시만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 이에 대한 시장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우리도 AI 기술 개발에는 많은 투자를 해 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엘리베이터 카메라와 리테일트렌드다. 엘리베이터 카메라의 경우 AI 영상 분석은 아니지만, 육축 센서를 활용한 딥러닝을 통해 엘리베이터가 머문 층을 자동으로 파악하는 기술을 탑재했다. 딥러닝 AI 기술을 탑재한 제품 중에서는 처음으로 제대로 팔린 제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리테일트렌드는 AI 카메라와 센서가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의 숫자와 성별, 나이대, 관심 영역, 매장 내 동선 등을 파악해 매장 운영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리테일트렌드의 경우 작년 상반기까지는 서비스 설치 채널이 300개 정도에 머물러 있었는데, 하반기에 빠르게 늘면서 11월에는 두 배 이상인 650채널까지 증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언택트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위한 분석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본다. 이 추세면 올해 1/4분기에 1천 채널을 달성하고 손익분기점도 넘을 것이라고 예상 중이다.

AI 기반의 매장 분석 솔루션 '리테일트렌드'
AI 기반의 매장 분석 솔루션 '리테일트렌드'

 

Q.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실적과 올해 전망이 모두 나쁘지 않다. 2021년 씨프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사업적으로는 지금까지 해 왔던 걸 꾸준히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매출 목표는 1천억 원 돌파다. 사실 이미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내년 매출 1천억 원 돌파는 확실하다고 예상하고 있고, 그 이상으로 얼마나 더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실질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또, 준비 중인 IPO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

 

 

씨프로를 이끌어 가는 핵심 멤버 3인에 물었다!

씨프로는 생산 기반은 모두 베트남 공장으로 이관하고, 국내에서는 경영 기획, 영업과 마케팅,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각각의 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들에게 씨프로의 강점을 들어봤다.

왼쪽부터 홍정식 경영기획본부 이사(CFO), 김영대 영업전략본부 상무, 권순호 부설연구소 H/W팀장
왼쪽부터 홍정식 경영기획본부 이사(CFO), 김영대 영업전략본부 상무, 권순호 부설연구소 H/W팀장

 

Q. 씨프로에서 일한 지는 얼마나 됐나? 또 어떤 계기로 씨프로에서 일하게 됐는지도 궁금하다.

홍정식 경영기획본부 이사(이하 홍): 2003년에 입사했으니까 이제 17년이 넘었다. 씨프로 입사 전 다녔던 회사들은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였는데, 닷컴버블을 거치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기반이 신기루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제조업에 관심을 두게 됐는데, 영상보안 업계의 전망이 좋아 보였다. 그래서 당시 한창 성장하고 있던 씨프로에 입사하게 됐다. 입사한 이후 어려운 시기도 겪고,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뛰다 보니까 어느 새 17년이나 지났다.

김영대 영업전략본부 상무(이하 김): 난 1년밖에 안 됐다. 여기 오기 전에는 삼성테크윈 시절부터 보안 업계에서 근무했고, 삼성테크윈이 한화테크윈이 된 이후 퇴임했다. 그러다가 씨프로와 인연이 되어 보안 업계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이전 직장에 있을 때의 오랜 영업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대표님께서도 제 의견을 받아들여 브랜드 영업 강화와 지역별 거래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권순호 부설연구소 H/W팀장(이하 권): 2000년 1월에 입사했으니 만으로 20년을 채웠다. 입사 당시에는 어떤 비전이 있었던 건 아니었고, 전자과라는 대학교 전공을 살린 선택이었다. 그런데 다니다 보니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그리고 IP 카메라로 발전되어 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앞으로도 비전이 있다고 생각해 계속 머물게 됐다. 또, 대표님도 엔지니어 출신이시다 보니, 연구 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적극적인 투자도 해주기 때문에 업무 환경도 좋은 편이다. 특히 제품 개발에 실패를 하더라도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좋다.

 

Q. 2020년은 모든 이슈가 코로나19에 묻힌 감이 있는데, 실무자 입장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홍: 여러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매출 면에서 선방은 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물류 부분이다.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비용도 상승한 데다 선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 기관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보통 금융 기관을 찾는 기업은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융권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잘 안 해 주려고 한다. 금융권이 너무 보수적으로만 접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 미국에서는 자회사가 열심히 영업을 잘 하고 있고, 하반기 매출도 좋아서 다행이었다. 다만, 아시아나 유럽 지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고, 특히 유럽은 봉쇄령까지 내리면서 영업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원래 올해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자체 브랜드 영업을 강화할 시기였는데 원하는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만나지 못한다고 해서 가만히 손 놓고 있으면 거래처가 우리를 잊는다. 그래서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신제품 자료 등을 보내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권: 개발을 진행하려면 부품이 필요한데, 이러한 부품들이 대부분 국내산이 아닌 외국 제품이다. 코로나19로 물류가 막히니까 이러한 제품들을 제때 수급하지 못해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건 코로나19로 인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SoC 수급에도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다. 원래 영상보안 장비를 만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 하이실리콘의 SoC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이실리콘이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그 수요가 전부 암바렐라에 몰렸다. 우리 회사는 2013년부터 암바렐라 SoC를 사용했지만, 물량이 워낙 몰리다 보니까 우리 역시 SoC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Q. 2021년 각 부서의 목표와 바라는 점이 있다면?

홍: 경영전략본부의 목표는 역시 회사가 커지는 것이다. 매출 목표 1천억 원을 달성하고, IPO도 성공해서 회사가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새해 목표다. 내부적으로는 성장에 걸맞은 조직 정비도 필요할 것 같고,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사업들도 재추진할 계획이다.

김: 영업 쪽에서는 지난해에 못한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의 브랜드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또, 그동안 국내에서는 몇몇 특수 제품을 제외하고는 사업 추진 자체가 거의 없었는데, 새해에는 조달 시장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권: 지난해에는 아무래도 개발 투자가 위축된 측면이 있었다. 하반기에 사정이 좀 나아졌으니 새해에는 개발 투자가 많이 이뤄지길 바란다. 개발에 돈을 원 없이 써보고 싶다. 여건이 갖춰진다면 AI 카메라 성능을 끌어올려 정말 똑똑한 카메라를 만드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반

흔히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은 인재라는 말을 많이 한다. 회사의 사업 전략을 결정하는 것도 사람이고, 결정된 전략을 실행하는 것도 사람이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인재를 소중히 여기고 대우해 주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많은 인재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기 위해 이직을 선택한다. 이러한 현상은 중소기업일수록 더 흔하게 발생한다.

그래서 씨프로 같은 중소기업에서 17년, 20년을 함께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씨프로는 회사가 휘청일 만큼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회사를 떠나지 않고, 함께 위기를 극복하며 씨프로를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탄탄한 기반이 있기 때문에 씨프로의 전망은 더욱 밝다 할 수 있다.

현재 영상보안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영상보안 장치들이 수집하는 어마어마한 영상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자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영상보안 장치가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는 AI 개발 같은 기술 분야부터 산업 전반, 공공 분야의 서비스 개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미 탄탄한 기반과 기술력을 갖춘 씨프로의 2021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씨프로는 IPO를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 씨프로의 IPO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국내 영상보안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세계 시장에서 더 큰 날개를 펼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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