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동산 마이데이터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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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마이데이터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0.11.25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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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산업의 데이터 생태계 구축이 우선

[글=정석현 | 리얼티뱅크신사업전략부문 대표, 스마트도시블록체인포럼(SBF) 기술위원장]

 

커피 한잔 값으로 강남 빌딩에 투자한다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카사’가 드디어 11월 25일 첫 공모에 돌입한다. 예치금을 납부한 예비 투자자만 3만 명을 넘어서는 등 벌써부터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5천 원 단위로 주식처럼 디지털 수익증권(DABS: Digital Asset Backed Securities)을 사서 분기별로 건물 수익을 배당 받으며,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원할 때 쉽게 팔 수도 있게 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부동산 핀테크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카사코리아를 비롯하여 최근 부산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에서 실증사업자로 선정된 세종텔레콤의 부동산 수익증권(펀드)을 디지털 자산화하는 프로젝트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등 부동산금융의 디지털 혁신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은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카사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미국 전역에 1억 1천만 가구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질로우(Zillow)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택의 가치를 추정(Zestimate)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주택담보대출(Zillow HomeLoans), 직매입 서비스(Zillow Offers), 임대 서비스(Zillow Rental) 등 부동산 금융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부동산 금융에서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이 가능한 부분은 주택담보대출, 부동산PF 등 대출의 형태로 자금 이전이 이루어지는 간접 금융 시장과 부동산 투자 회사가 발행한 주식, 부동산집합투자기구가 발행한 수익증권(펀드), 유동화기구가 발행한 자산담보부채권 등 증권의 형태를 띠고 있는 직접 금융 시장 모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부동산 금융 자산 영역으로 확대되어 갈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소유권과 관련된 제도적, 기술적 인프라가 준비되면 부동산 자산 자체에 대한 토큰화 시도도 머지않아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마이데이터와 부동산 빅데이터

올 하반기 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역시 마이데이터 사업일 것이다. 데이터는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비대면 서비스 등 디지털 경제 시대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핵심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은행을 비롯하여 빅테크 기업, 핀테크 스타트업 등이 금융위의 인가를 받고 시장에 선착하기 위해 내년 초에는 더욱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부동산 산업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는 국민의 생활과 경제 활동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프롭테크(Proptech)와 같은 신산업 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데이터의 잠재적 활용 가치는 높지만, 부동산 관련 데이터는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으며 금융이나 의료 등의 데이터에 비해 활용 기반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실시간 정보 공유와 관리를 통해 정보의 갭 차이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개인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부동산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 유통,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기업 간 데이터 역시 쉽게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개요

부동산 데이터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중앙 집중화에 따른 비효율성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인 정보의 비대칭성과 폐쇄성을 개선하여 투명성 및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융합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고 선도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데이터 생태계는 인공지능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부동산의 현재 가치뿐만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추정해 볼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줄 것이며, 금융, 비금융 마이데이터 산업과 결합되어 부동산 금융, 건설, 임대, 공유, 교통, 안전 등 국민의 전반적인 생활에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게 될 것이다.

 

부동산 산업 영역에서의 데이터 활용

부동산 산업은 소유권과 관련된 영역, 부동산 금융, 건설, 거래 그리고 부동산 임대 및 관리 산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개별적인 산업 영역에서 발생되는 데이터 역시 그 활용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산업의 데이터 생태계
부동산 산업의 데이터 생태계

건설 산업의 경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성 예측 모델에 적용하거나, 재해 안전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건설 사업의 라이프 사이클을 통해 생산되는 도면과 보고서 등과 같은 비정형 대용량 자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단순 자료 보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수준이었으나, 빅데이터를 분석을 활용하면 업무 단계별 유사 공법, 유사 재료 등의 정보를 자동 추출해 신규 공사의 공사비 산정 등 비용 절감과 품질 향상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부동산 금융 역시 디지털 자산화에 따른 유동성 개선,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부동산 자산 가치 변동에 따른 금리 인하 요구, 추가 대출 등의 권리에 활용될 수 있다.

최근 정식 출시한 로니(Loany) 서비스의 경우, 고객의 신용 정보를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진단하고 이를 통해 금융 소비자들의 금리 인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추후 소비자들의 대출 데이터를 공유하고 유사한 조건의 데이터를 그룹화해 분석함으로써 금융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니(Loany) 앱 대출진단 소개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는 전자계약 등의 서비스가 부동산 거래에 대한 활용 가치가 높은 데이터 축적을 가능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체인 전문 기업인 블로코는 최근 인스트싸인(InstSign)이라는 전자계약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고 리얼티뱅크와의 제휴를 통해 부동산 관련 계약 검토 및 컨설팅 연계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온라인 비대면 환경에서 개인 간의 거래뿐만 아니라 기관 간 부동산 계약 검토를 받을 수 있으며, 계약서의 내용을 데이터로 만들어 정형화하고 블록체인에 저장해 위변조를 방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문서 전체를 이미지로 저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메타데이터를 축적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부동산 금융 서비스와 연계되어 대출 계약 시 개인의 신용 평가나 리스크 분석 및 대출 관리 업무 등에서 활용될 수도 있다.

부동산 산업 영역에서 발생되는 데이터의 종류와 유형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각 영역별로 활용 사례를 좀 더 탐색해 볼 계획이다.

 

부동산 데이터 산업의 전망

데이터는 더 이상 플랫폼사업자의 소유가 아닌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권리다. 정보의 주체인 개인이 보다 능동적으로 데이터 생산 및 통제 활동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마이데이터의 정착 과정에서 부동산과 관련된 데이터 공유, 축적, 활용 기반의 증가에 따라 정보의 비대칭성은 크게 개선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영향력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사업 초기에는 소비자들이 걱정하고 있는 보안 문제와 정보 유출, 그리고 악용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본인의 데이터가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느냐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초기에는 최소한의 금융 보안 요건을 충족하고 소비자 안전장치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따른 제도의 틀과 사업적 합의 문제도 점차 심화되리라 본다. 산업 육성과 소비자 보호 그리고 사회적 합의라는 이해관계 조정 측면에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피할 수 없는 미래이자, 21세기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결국 부동산 데이터 생태계 관점에서 부동산의 소유자, 이용자, 중개업자, 건설업자, 그리고 부동산 관련 공기업들이 함께 모여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공유하고 소통하고 함께 협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데이터 생태계이며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탈중앙화된 비즈니스 방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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