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SS, 원자 수준 정밀측정기술개발로 차세대 신물질 '훈트금속' 원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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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S, 원자 수준 정밀측정기술개발로 차세대 신물질 '훈트금속' 원리 밝혀
  • 서혜지 기자
  • 승인 2020.10.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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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첨단측정장비연구소 문창연 책임연구원은 신물질로 주목받는 ‘훈트금속’에서 자성이 생기는 원리를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세계최초로 밝혔다. 고효율 송전선, 자기부상열차,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에 사용되는 초전도 현상의 상온 구현이나 새로운 작동원리의 디지털 소자 응용이 기대된다.

물질의 물리적 특성은 상호작용하는 전자들의 움직임에 의해 결정된다. 산업적으로 주로 응용되고 있는 반도체, 금속 물질은 전자 간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다. 모든 전자의 움직임을 일일이 고려하지 않고 서로 간의 평균적 영향만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물질 특성을 비교적 잘 예측할 수 있다.
 
반면, 훈트금속을 포함한 특정 물질들은 전자 간 거리가 매우 가까워 전자끼리 서로 강하게 상호작용하므로 평균에서 벗어나는 전자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이 같은 물질을 ‘강상관계 물질’이라 부른다. 강상관계 물질 중 하나인 훈트금속의 물성은 전자들의 스핀을 서로 같은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훈트 상호작용’에 의해 좌우된다.

훈트금속은 전기저항 없이 전류가 흐르는 초전도 현상을 나타내거나 외부 조건의 미세한 변화에도 물성이 크게 바뀌는 특성을 가진다. 이에 기존 반도체 소재를 뛰어넘는 응용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반도체, 금속 물질 등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자성은 일정한 크기의 전자스핀이 고정되어 나타난다. 반면, 훈트금속에서는 전자스핀이 시간에 따라 무작위로 방향을 바꾸는 스핀요동 현상이 나타난다. 스핀요동은 펨토 초(1000조 분의 1 초) 영역의 매우 짧은 시간대에서 일어나 실험적으로 관찰이 어렵다.
 
KRISS 첨단측정장비연구소 문창연 책임연구원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관찰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실험과 달리 물질의 구조나 상태를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관찰 영역의 시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다. 원자 수준의 정밀한 측정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KRISS에서 선도적 실험 목표를 설정하는 데 꼭 필요한 방법이다.

문창연 책임연구원은 전자 간 복잡한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모사할 수 있는 이론적 방법론을 적용, 훈트금속에서 자성이 생기는 원리를 밝혔다. 또한, 전자스핀의 방향이 바뀌는 빈도에 따라 자성의 크기가 크게 달라짐을 발견했다.
 
훈트금속인 셀레늄화 철(FeSe)이 덩어리(bulk) 상태일 때 자성이 나타나지 않지만 하나의 원자층으로 이루어진 상태에서는 강한 자성이 나타남을 예측하고, 전자스핀의 방향이 무작위로 바뀌는 스핀요동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밝혔다.

KRISS 문창연 책임연구원은 “훈트금속의 자성은 초전도성이나 전기전도도 등 다른 물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라며, “초전도 기술의 상온 구현이나 전도체-절연체 전이 현상을 이용한 새로운 전자소자 구현 등에 폭넓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계산 재료과학 분야의 유력 학술지인 네이처 파트너 저널 컴퓨테이셔널 머티리얼스(npj Computational Materials : IF: 9.341)에 10월 1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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