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벼 이기작 시대 열린다’…충남 농기원, 국내 최단 생육 ‘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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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벼 이기작 시대 열린다’…충남 농기원, 국내 최단 생육 ‘쌀’ 개발
  • 김범규 기자
  • 승인 2020.07.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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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벼 품종 중 생육 기간이 가장 짧고 유일하게 이기작에 성공한 ‘빠르미’보다 더 짧은 기간에 수확할 수 있는 쌀이 개발됐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한반도 벼 이기작 시대 개막’을 선포하며 ‘더빠르미(충남16호)’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빠르미는 도 농업기술원이 지난 2009년부터 국내·외 조생종 품종을 교배해 개발한 극조생종이다.

현장 시연회 모습 [제공=충남도]
현장 시연회 모습 [제공=충남도]

이앙부터 수확까지 걸린 기간이 70∼90일에 불과해 우리나라 벼 품종 중 가장 짧다. 빠르미 이전 품종 중 생장 기간이 가장 짧은 진부올벼보다 10일 이상, 충남 대표 품종인 삼광보다는 50일 이상 짧다.
 
벼 생육 기간 단축은 기후변화 시대 농업용수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어 자연재해 회피 재배 등의 효과를 올릴 수 있다.

벼는 생육 기간 중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작물로, 1g의 쌀을 생산하는데 250g의 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연간 수자원 이용량 333억 톤의 절반(160억 톤)이 농업용수로 사용되며, 이 중 80% 가량은 벼농사에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광벼와 비교했을 때 빠르미를 재배하면 짧은 생육기간 덕분에 농업용수 사용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비료 사용량도 10% 이상 줄일 수 있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올릴 수 있고 태풍·가뭄 등 자연재해를 피해 재배할 수 있다.
 
재배 기간 단축은 농약 사용량도 줄일 수 있고 시설하우스 내 재배 시 염류 제거 효과도 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은 7월에 햅쌀을 맛 볼 수 있다. 

빠르미 수확량은 지난해 이기작 첫 수확 때 10a 당 513㎏으로 진부올벼(10a 480㎏)보다 많았다.
 
이는 삼광벼(569㎏)보다는 다소 적으나 이기작 총 수확량은 983㎏으로 삼광벼를 압도한다. 일반적으로 벼를 늦게 이앙하면 생육 기간이 충분치 않아 이삭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빠르미 이기작은 타 작목 연계 재배로 논 이용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령 감자나 옥수수, 강낭콩 등을 3∼7월 재배한 후 빠르미를 심거나 4∼7월 빠르미를 재배한 후 들깨·감자·무·배추 등을 심어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도 농업기술원은 앞으로 도내 지역별 재배 시험을 거쳐 오는 2022년 품종 출원을 할 계획이다.
 
빠르미와 더빠르미를 개발한 도 농업기술원 윤여태 박사는 “기후변화와 농자재 가격 상승으로 농업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생육 기간을 크게 단축시킨 빠르미는 타 작목 연계 재배, 농자재 사용 감소 등으로 품종 보급 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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