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 많은 CCTV, 말까지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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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 많은 CCTV, 말까지 하네
  • CCTV뉴스
  • 승인 2009.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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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계양구청 최익선 전기팀장
기존 CCTV 비해 비용은 줄이고 성능은 올리고 CCTV 스피커 통해 관제센터에서 경고 방송 가능

인천시 계양구청의 최익선 전기팀장은 공무원답지 않은 화려한 발명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잠시 그의 이력을 보자. '고장 점검 및 방범 기능을 동시에 갖는 보안등'을 비롯한 특허 3건, 'GPS칩셋 및 안정기 일체형 보안등 점멸회로'를 비롯한 실용신안 4건, 그리고 보안등 표찰과 보안등 기구 등 디자인 관련 9건이 모두 그의 머릿속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특이한 점은 모두 보안등과 관련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보안등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한 그의 발명 이력은 현재 그를 '전국구 스타'로 거듭나게 하는 초석이 됐다.

계양구는 관할 행정구역의 70% 이상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대부분 논이나 밭으로 이뤄져 있다. 문제는 보안등이 설치된 근처에서 자라는 농작물의 경우 주광색의 나트륨등 때문에 야간에도 빛에 노출돼 성장에 장애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민원이 계속되자 최 팀장은 보안등으로써의 성능과 효율이 높으면서도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무전극램프로 보안등을 교체했다.
 
전국구 스타가 되는 출발점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보안등을 무전극램프로 교체한 뒤에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었다. 보안등이 제구실을 하려면 밤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봐야 했다. 그래서 전등의 온/오프를 확인할 수 있는 감시카메라를 장착하게 됐다.

보안등에 감시카메라까지 달게 되자 좀 더 기능의 확대를 고민한 최 팀장은 기존의 CCTV가 갖는 불편과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통합형 CCTV의 발명에 이르게 됐고 이는 그를 TV출연과 강연 섭외, 대통령 표창까지 수상하는 등 '공무원 스타'로 등극시켰다.

최 팀장의 발명으로 세상에 나온 통합형 CCTV의 장점은 무엇보다 비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데 있다. 기존 CCTV를 새로 설치하기 위해서는 CCTV를 매달 기둥과 전원 연결을 위한 지중화 공사, 통행에 불편을 주는 컨트롤 박스 등 비용과 편리성 면에서 보완 대책이 필요했다.

그러나 통합형 CCTV는 도로 상의 전봇대를 이용한 설치와 백색광의 무전극램프로 인해 야간 시 색의 왜곡없는 선명한 영상확보가 가능하며 컨트롤 박스도 모듈화 되어 내장돼 있어 신규 설치나 이전 설치 시 그 비용과 편리성이 한결 뛰어나다. 최 팀장에 의하면 기존 CCTV의 설치비용이 약 1500만원 정도 드는데 비해 통합형 CCTV는 500만원 정도로 1/3 수준에 불과하고 점차 그 비용도 낮아질 것이라 한다.

더군다나 제품의 효율성과 이전 설치에 따른 추가비용, 도시 미관을 고려한다면 전체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가히 혁신적이라 할 만하다.

통합형 CCTV의 장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부착된 카메라는 360도 회전이 가능해 시선이 고정된 CCTV에 비해 감시 범위가 넓고, 하나의 통합형 CCTV에 2개씩 구성된 비상벨은 긴급한 구조 요청 시 카메라의 방향을 비상벨이 울린 쪽으로 향하게끔 했다. 또한 관제센터에서 보내는 운영자의 경고방송과 위급 시 카메라 주변 상황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스피커와 마이크가 부착돼 있어 다양한 환경에서 유효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했다.

통합형 CCTV는 도로 상의 전봇대를 이용한 설치와 백색광의 무전극램프로 인해 야간 시 색의 왜곡없는 선명한 영상확보가 가능하며 컨트롤 박스도 모듈화 되어 내장돼 있어 신규 설치나 이전 설치 시 그 비용과 편리성이 한결 뛰어나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CCTV 관제센터 갖춰

그러나 이런 모든 기능들이 반드시 순기능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고 최 팀장은 말한다. 가령 카메라의 배율과 선명도가 높아 주택가에 설치된 CCTV의 경우 창문을 통해 내부 모습을 볼 수 있어 사생활침해 우려가 높다. 개당 두 개씩 설치된 비상벨은 이론상 더 많이 설치할 수 있지만 장난삼아 누른 벨로 인해 '양치기 소년'효과를 불러올 수가 있으며 심할 경우 경찰 업무에 부하가 생길 수도 있다(현재 계양구청은 비상벨이 울리면 즉시 경찰이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마이크의 경우 개인 간의 대화 청취도 가능해 역시 사생활 침해 요소를 안고 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계양구청은 시스템 상에서 일차적인 필터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구축된 계양구청의 CCTV 통합관제센터는 관내 설치된 180개의 통합형 CCTV를 실시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은 말했다시피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인권 침해 요소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두고 있다. 먼저 창문을 통해 내부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 계양구청은 각 CCTV가 감시하는 범위 내에서 해당 창문이 보여지는 화면 일부를 '프라이버시 존'이라는 기능을 설정해 뿌옇게 보이게 만들었다.

CCTV가 회전하며 여기저기를 비춘다 해도 프라이버시 존으로 설정된 창문 위치는 언제든 뿌옇게 보이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요소를 줄였다는 것이 최 팀장의 설명이다. 비상벨의 경우 경찰 측과의 협의 하에 CCTV를 기준으로 좌우에 하나씩 설치하는 것으로 그 목적을 최대한 살리면서 부작용은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스피커는 평소에는 꺼 두되 관제센터 운영자의 판단 하에 위급하다고 판단되면 동작시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긴급 요청에 대처할 수 있게끔 조치를 취했다고 최 팀장은 말했다.

현재 계양구청은 올해 100대의 통합형 CCTV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관내의 시민안전을 높이고 교통흐름에 대한 실시간 파악과 원활한 조치 등 전반적인 현장업무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통합형 CCTV의 설치 목적"이라고 최 팀장은 말한다.

특허법에 의하면 공무원의 직무상 발명은 국가나 해당 지자체에 귀속되도록 규정하고 있어 계양구에서는 이를 A업체와 공동 실용신안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그 대가로 A업체는 통합형 CCTV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의 3%를 계양구에 건네주기로 했다. 이는 계양구청 입장에서 세외 소득으로 인정돼 최 팀장은 재작년 '인천광역시 세외수입혁신 최우수상'을 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공공업무와 특정 업체 간의 이익이 결부되는 것에 민감한 최 팀장으로서는 마냥 반가운 노릇만은 아니다. 특허법에 발 묶인 탓에 지속적인 통합형 CCTV의 개발 의지는 곧 해당 업체의 이익으로 직결되는 탓에 곧바로 꺾이고 만다는 게 그가 토로하는 불편한 심정이다.

그러나 '공무원은 공무원다워야 한다'는 그의 자부심은 CCTV에 대한 애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비록 구청과 A업체에 양도된 실용신안 탓에 마음껏 개발방향을 잡거나 타 업체와의 제조·생산 접촉이 힘들어졌지만 그가 향하는 발걸음은 시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CCTV로 향하고 있다. 오죽하면 그의 전자메일 주소가 cctv일까.
 

<취재 강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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