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 이노베이션②] 호주는 P2P 전력거래, 덴마크는 태양에너지… 우리나라는?
상태바
[블록 이노베이션②] 호주는 P2P 전력거래, 덴마크는 태양에너지… 우리나라는?
  • 배유미 기자
  • 승인 2019.09.23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CTV뉴스=배유미 기자] 에너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블록체인이 대두되면서, 에너지 기술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속속 보이고 있다. P2P 에너지 거래, 데이터 공유 등의 시범사업과 연구를 거듭하면서, 에너지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서둘러 블록체인 서비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번에는 에너지 블록체인 기술 도입 예시와 국내 에너지 블록체인 도입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

■ 에너지 P2P 거래 - 호주 ‘Power Ledger’

파워 레저(Power Ledger)은 호주의 에너지 스타트업으로, 에너지 전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차세대 전력망 구축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초로 호주에 P2P 애너지 거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더리움 기반의 Power Ledger는 그리드 내의 주거, 상업 시설의 잉여에너지 교환 또는 마이크로그리드를 실현한다. 또한, 전력 거래, 전기차 충전, 탄소 거래 등의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있으며, 블록체인으로 개인 간 전력 판매를 허용하는 프로그램도 시험 중이다.

현재 Power Ledger에서는 POWR와 Sparkz 토큰을 발행해 P2P 전력거래 시스템을 운영한다. POWR은 파워레저 내에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위한 토큰으로, 2018년 후오비글로벌에 상장되었다. 이에 반해, Sparkz는 파워레저 네트워크에서만 사용 가능한 토큰이다.

Power Ledger는 지난 6월 태국 부동산 개발업체 산시리(Sansiri)와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 최초로 P2P 전력거래를 실현시켰으며, 8월 12일에는 오사카 시에서 발전차액지원제도 잉여 전력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의 합동 시범 운영을 했다.

■ 선불식 태양에너지 공급 - 덴마크 ‘M-PAYG’

덴마크에 있는 M-PAYG는 블록체인을 통해 선불식으로 태양에너지를 공급하는 업체이다. 주, 월단위로 휴대폰 소액결제를 한 후, 저렴한 가격으로 태양광발전으로 생산되는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시설을 설치하거나 운영하기 어려운 시골 지역이나 개발도상국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와 같은 경우, 대부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를 직접 생산해 살아가는 ‘오프그리드’ 방식을 통해 전력을 생산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프그리드 형태는 전력 생산 시 위험 요소가 존재하거나, 건강을 해치는 방식이거나, 비용이 많이 들어 대안이 필요했다.

그 대안으로 M-PAYG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상했다. 실제로 M-PAYG는덴마크 NGO단체인 댄처치에이드(DanChurchAid) 와 협력하여 우간다 비디비디(Bidibidi) 난민 캠프에서 솔루션을 테스트했고, 유사한 프로젝트를 탄자니아에서도 진행했다.

현재 M-PAYG는 에너지 공유 시슽템 상용화를 위해 M-PESA와 같은 전자지갑 개발 업체들과 협력 중이며, 이를 통하여 블록체인 기반의 납부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시도 중이다.

M-PAYG의 사례가 주목할 만한 이유는, 국내 농촌지역과 같이 전력 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지역에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복수의 전문가에 따르면, 당장 도입하기에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충분히 국내에도 활용해볼 수 있는 방안이다.

에너지 데이터 공유 - 오스트리아 ‘Grid Singularity’

그리드 싱귤러리티(Grid Singularity)는 오스트리아의 에너지 블록체인 기술 기업이다. 에너지 데이터를 분산원장에 기록한 후, 이를 토대로 에너지 소비패턴 분석, 수요 예측, 스마트그리드 경영 등에 이용한다.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에너지 사용 정보를 수집 및 저장하는 그리드 싱귤러리티는 기존의 전력거래소와 같은 에너지 시장 매개자(Intermediaries), 즉 중앙기관을 대체한다. 탈중앙화를 통해 발전사 및 소비자 간 에너지 거래 내역을 빠르고, 정확하게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리드 싱귤러리티는 IoT 기술을 접목시켜 일조량, 전력사용량 등 다양한 에너지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고, 에너지 수요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 데이터를 거래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그리드 싱귤러리티는 현재 데이터 수집을 위해 Vattenfall과 같은 에너지 P2P 업체 및 IT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협력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블록체인에 적용하기 위한 글로벌 오픈 소스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그렇다면, 국내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현재 국내 에너지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한국전력공사는 작년 말 ‘KEPCO 오픈 마이크로그리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소개하고, 시범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KT는 지난 3일부터 진행되었던 ‘2019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서 ‘5G기반 스마트에너지 산업단지’를 대중에게 선보였다. ‘KT GiGA Energy’에 블록체인을 통한 중개거래 데이터를 저장하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복수의 기업에서 에너지 블록체인 도입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관련된 기술 및 정책 연구가 진행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발표한 ‘8대 혁신성장 선도사업’에 에너지 블록체인을 포함시키고, 현재 국가 연구개발 사업으로 ‘스마트 계약을 활용한 학습 기반의 에너지 거래 블록체인 기술개발’이라는 제목으로 과제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그 예시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해외에서 확산되고 있는 P2P 기반 에너지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블록체인 사례들에 대한 상용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게다가 기술, 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국가 기관들도 “에너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에는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다음 편에서는 현재 우리나라가 에너지 블록체인 도입에 있어 가지고 있는 한계점과 상용화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