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CCTV가 지능범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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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CCTV가 지능범 잡는다”
  • CCTV뉴스
  • 승인 2009.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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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교 장윤식 교수
최근 CIS와 같은 미국 범죄수사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일반인들도 과학수사라는 용어가 낯설지 않게 됐다. 과학수사란 사안의 진상을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 현대적 시설, 장비, 기자재와 과학적 지식, 기술을 활용하는 수사 방법을 의미한다.

이중 때론 결정적 증거를 제공하기도 하며 과학수사에서 눈의 역할을 하는 CCTV가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궁금할 법도 하다. 경찰대학교에서 사이버범죄수사론과 과학수사론을 강의하고 하고 있는 장윤식 교수로부터 과학수사와 CCTV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를 가졌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초반에 영상분석분야에 뛰어들어 90년대 후반에 수사에 영상분석 사용이 본격화 되었다. CCTV에 찍힌 사람이 누군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을 키 또는 인상착의 등의 단서를 영상분석을 통해 용의자의 범위를 좁혀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CCTV 영상 화질이 떨어지는 경우 원본 소스를 다양하게 처리하여 원하는 결과값을 찾아내는 등의 기술은 최근 수 년 사이에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다."

이렇게 수사의 방향이 과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신종범죄, 첨단범죄와 같은 범죄의 질적 변화가 그 원인이다. 과학과 기술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범죄자들도 이를 모방하여 과거보다 훨씬 첨단화, 광역화, 조직화된 범죄를 발생시키고 있다 보니 이에 대처하기 위한 수사의 방향도 점점 더 디지털화, 과학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수사는 수사의 활용 측면을 높이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수사에서 단순히 감시카메라로 알고 있는 CCTV가 범죄 예방에 미치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 도시 전체에 CCTV 100대를 더 설치한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들까 라고 질문 한다면 이는 CCTV설치의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질문이다. 그러나 CCTV 설치 구역을 특정화한다면 양상은 달라진다"고 장 교수는 말한다.

계속해서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예를 들어 다른 아파트에는 없고, 오직 A라는 아파트에만 CCTV를 설치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A라는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 보다 범죄 발생 소지가 줄어들 것이다. 범죄자 입장에서 본다면 다른 아파트도 많은데 이런 뚜렷한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A아파트를 상대로 범인 자신의 위험을 가중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CCTV 설치만으로 범죄 감소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07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영상분석분야에서 감정처리 건수는 1999년 192건에서, 2005년 약 3000건, 그리고 2006년에는 약 9000건으로 전체 분석의뢰건수가 2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느 법과학 분야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증가 기록이라고 장 교수는 말한다. 이 증가 기록이 의미하는 것은 첫째, 범죄자들이 더 이상 전통적 증거(지문)를 남기지 않고 지능적 범죄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 CCTV보유 수량 자체가 그만큼 많이 증가했다는 것이며, 셋째, 영상분석처리를 통해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정보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CCTV증거 가치에 대한 수사관들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CCTV가 범죄예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CCTV가 과학수사에서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활용 증가세도 상당히 뚜렷할 정도"라고 장 교수는 강조했다.


CCTV 설치보다 관리가 중요 한편 장 교수는 CCTV 활용이 다양화되면서 문제시 되고 있는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보호의 문제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이는 사회적 어젠다가 될 정도로 계속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므로 그만큼 문제 해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문제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인데 그 가치기준에 있어서 부당한 것은 어떤 것이고 정당한 것은 어떤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어디에는 설치해도 되고 어디에는 설치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문제는 각각의 입장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CCTV와 인권침해라는 해묵은 문제는 풀리지 않는 문제라기보다 쉽게 풀리지 않을 논란으로 앞으로 오랫동안 갈등 요소로 남아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현재 CCTV 영상해석기술분야는 선진국에서 앞서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IT기술의 수준은 세계적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투자한다면 한층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과거의 CCTV가 그저 기록의 보존으로써 그 역할이 전부였다면 현재는 기록의 활용으로 사건해결의 고충을 덜어주는 도우미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과함은 부족함만 못한 법이다. 안전사회를 이유로 무작정 CCTV만 설치하고 보는 태도도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시민의 안전과 시민의 사생활 보호는 분명 구분해야 할 요소이다.

장 교수는 "CCTV 존재 자체가 시민안전사회를 만들 수 있다기보다 CCTV를 어떻게 설치하고 관리하는지 등의 세부적 부분이 함께 보완 될 때 CCTV 설치 가치는 높아진다"고 말한다. "그렇게 될 때 시민안전사회의 필요조건으로 CCTV는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장 교수의 충고는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성찰의 자세를 안겨준다.                               

<취재 김의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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