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증권형 토큰 발행 플랫폼에 대한 이해
상태바
[컬럼] 증권형 토큰 발행 플랫폼에 대한 이해
  • 조중환 기자
  • 승인 2019.04.15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석현 GRBF기술위원장
/ REAP PAY CTO

2018년 수많은 기업들이 밋업과 컨퍼런스 행사를 개최하고 프라이빗 세일과 ICO를 진행하며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었다. 2017년에 비하면 자금조달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었고 조달 규모도 상당히 축소됐지만 여전히 이더리움과 같은 소위 2세대 암호화폐 플랫폼은 많은 스타트업들에게 손쉽게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손쉽게 토큰을 발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으로 대상으로 악용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투자자들은 이더리움의 토큰 발행 기능을 이용해 누구나 손쉽게 토큰을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고, 업계 전문가들은 사업성과 관계 없이 손쉽게 발행되는 암호화폐들에 대한 위험성을 꾸준히 경고하고 있다.

최근 한 방송사의 보도를 통해, 단 20분 만에 실제 매매가 가능한 코인을 손쉽게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일부 누리꾼들은 재미로 만든 S토큰, L토큰 등을 만들어 이와 같은 토큰 발행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기도 했다. 이 토큰들도 그럴듯한 백서와 공식 텔레그램, 그리고 스마트 컨트랙트 주소를 갖추고 있고 실제 매매도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 암호화폐 기반의 플랫폼에서 발행된 대부분의 토큰은 어떤 법적 권리나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 증권형 토큰은 어떻게 다른가?

증권형 토큰은 규제를 따르는 증권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개인간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기존 암호화폐와는 다르게 토큰의 소유와 이전에 대한 검열이나 제한이 가능해야 한다.

이런 소유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실명확인(KYC, Know Your Customer)와 자금세탁방지(AML, Anti-Money Laundering)을 통한 법적 자격 증명을 거쳐야 하며, 발행인은 토큰 소유에 대한 법적 지위를 확인하기 위한 법률 문서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KYC/AML이란 증권형 토큰을 거래하기 위한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로서 ERC20에서는 기본적으로 KYC/AML이 지원되지 않는다. 따라서 KYC/AML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형식의 표준이 등장하게 됐고, 폴리매스(Polymath)의 STO20과 스웜(Swarm)의 SRC20 등의 표준이 대표적이다.

▲ 대표적인 증권형 토큰 표준

이같은 증권형 토큰의 표준에서는 화이트리스트 등록 여부를 검증하며,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되지 않은 지갑 주소로는 토큰을 전송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팅(White Listing)이란 주식을 거래하고자 할 때 거래소에서 본인인증하는 절차와 투자경력과 보유자산 등의 법적 자격 증명을 거쳐서 적격투자자로 등록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폴리매스의 ST20 표준에서는 토큰을 전송하기 전에 VerifyTransfer를 통해 화이트리스트에 이름이 있는 지 확인하는 절차를 수행한다.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돼 있지 않으면 토큰은 전송되지 않는다.

▲ 폴리매스

폴리매스는 증권형 토큰을 생성하고, 판매할 수 있는 법적 과정을 단순화한 플랫폼으로서 ST20이라는 독자적인 표준을 제공하고 있다.

ST20을 통해 토큰을 전송하기 위해서는 토큰을 받는 측에서 이더리움 주소와 적격투자자 인증의 두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토큰을 발행하기 위해서 토큰 특성과 배당, 그리고 법적 세부사항을 기재한다. 이렇게 등록된 토큰은 바로 거래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며, 법무 대리인(Legal Delegates)을 선택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 후, 토큰 구입자가 KYC Provider의 인증을 마친 후 비로소 전송해 주는 단계를 거칠 수 있게 된다.

이 때 거래는 지불 결제 수단으로 폴리(POLY)라는 토큰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폴리(POLY)는 폴리매스에 발행하는 일종의 유틸리티 토큰이다.

▲ 폴리매스의 에코시스템
▲ 시큐리타이즈

시큐리타이즈(Securitize)는 자산유동화 토큰을 위한 토큰 발행 플랫폼이다. DS 프로토콜 내에 전세계 규제 준수(Regulatory compliance)를 탑재하고 있으며, 토큰 발행인에 대한 대시보드 제공 등의 다양한 편의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펀드를 토큰화해 운영하고 있는 스파이스(SPiCE)와 블록체인 캐피탈(Blockchain Capital)이 시큐리타이즈 플랫폼을 이용하여 토큰을 발행했으며, 복권 사업의 수익을 배당하기 위한 로터리닷컴(Lottery.com) 프로젝트의 중요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시큐리타이즈는 토큰 발행부터 토큰의 권리 행사에 청산에 이르는 전 과정의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고 유동성(Liquidity)을 제공한다.

 

▲ 세계는 이미 STO 표준 전쟁

STO 플랫폼은 현실세계의 규제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암호화폐 시장에 국한된 시장을 거대한 현실세계의 자산 규모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다.

따라서 증권형 토큰을 발행하고 거래하기 위한 표준, 증권형 토큰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플랫폼, 그리고 증권형 토큰을 취급하는 거래소는 앞으로 더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70년대 비디오테이프 시장에서는 극심한 표준화 전쟁이 있었다. 소니의 베타맥스 방식의 표준이 JVC 연합의 VHS보다 앞선 기술로 평가받았지만 소비자들은 렌탈 서비스에 적합한 VHS를 선호했고, 결국 비디오테이프 표준 전쟁의 최종 승자는 VHS가 됐다.

2019년 현재, 많은 진취적인 기업들이 증권화 토큰의 표준화 선점을 위해 국경을 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누가 승리할 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소니와 JVC의 비디오테이프 표준 전쟁에서 알 수 있듯이, 증권형 토큰의 표준도 누가 먼저 투자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실생활의 사례를 먼저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폴리매스의 홈페이지에 보면 “Trillions of Dollars Are Coming to the Blockchain” 문구가 유독 눈에 띈다. STO를 통해 바야흐로 수 천조 원 단위의 차원이 다른 규모의 거대한 시장이 블록체인 세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