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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③] 코인레일, 보상 책임엔 나 몰라라… 피해자는 운다

조중환 기자l승인2018.09.27 14:17:03l수정2018.09.2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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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뉴스=조중환 기자] #코인레일 피해자 직장인 A씨는 여느 때와 같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곧 있을 신혼의 단꿈을 꾸며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신혼집 구하랴 예식장이며 예물까지… 돈 들어 갈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 샐러리맨의 월급으로는 결혼 자금을 넉넉히 모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A씨는 믿는 구석이 있는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믿는 구석’ 큰 욕심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는 후배녀석이 요즘 목돈을 만들 수 있는 ‘트렌드’라며 믿을 만한 코인 하나를 소개해줘서 투자를 시작했던 것이다. 후배 녀석 말대로 목돈은 아니었지만 5개월만에 10% 정도 수익을 보았다. “10%가 어딘가?” 은행에 비하면 꽤 좋은 수익률이었다.

이제 결혼 날짜도 얼마 남지 않았고, 전부터 봐놨던 신혼집을 계약해야 할 때가 왔다. “요즘 바빠서 거래소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네” 생각해 보니 그제 확인해 보고 이틀만이었다.

그런데 거래소 메인 화면이 이상했다. “시스템 점검중?” 그때 까지만 해도 그냥 별일 아니겠거니 했다. “좀 있다 확인해 보지 뭐” 얼마 뒤 거래소에 접속한 A씨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해킹공격시도로 인한 시스템 점검중’ 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해킹을 당했다는 얘기 같았기 때문이다.

“고객센터로 전화해 보자!” 신호만 갈 뿐 통화가 안 됐다.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은 다급해 졌다. “그런데 해킹 당한지 이틀이나 됐는데 왜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거야?”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상담원이 연결됐다. 하지만 대답은 겨우 “임원들이 회의 중이고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서 저도 잘 모르니 기다려 달라”는 말뿐이었다.

“협의 중 이라니까 잘 되겠지? 기다려 보자. 그런데 언제까지? 결혼은… 어쩌지?” 

피해자 A씨는 그 해킹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매일매일 괴로움의 날들을 보냈다. 참을 만큼 참아 봤지만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몇 일 동안 거래소에 전화를 해봐도 여전히 돌아오는 것은 “협의 중 이니 기다려 달라”는 말뿐이었다.

이 내용은 코인레일 해킹 피해자인 A씨의 실제 사례다. 현재 피해자 A씨는 결국 해킹피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결혼을 미뤄둔 상황이다.

코인레일 사건 애스톤 피해자 모임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애스톤 피해자는 A씨 이외에도 국내에만 300~500명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0일 해킹사건 발생 이후 과연 코인레일은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대응을 했을까? 현재 단체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코인레일 사건 애스톤(ATX) 피해자 모임 대표 B씨(이하, ‘B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세히 들어봤다.

 

■ 모럴헤저드에 빠진 코인레일

“답답한 정도가 아니라 이 따위 행동을 하면서 어떻게 계속 거래소 사업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부가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자본금 20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본인들이 책임지지도 못할 금액을 중개한다면 해킹에 대한 보험이라도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 농락당한 기분이다”

“많이 답답했을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B대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 동안 쌓아 놓은 불만의 보따리를 한꺼번에 풀어 놓았다.

B대표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피해를 입은 당사자로써 뼈저리게 느낀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번째는 코인레일의 야누스적인 행동이었다. B대표는 “처음 해킹을 당했다고 했을 때 도난 당한 코인을 동결하고 애스톤에서 보상안을 내놓는 등 사태 수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왠만하면 해결될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하지만 해결은 고사하고 애스톤에서 보상안을 철회한다는 발표가 들려왔다. 그 순간 코인레일과 애스톤에게 속은 것 같아 화가 치밀었고, 몇 일 후 애스톤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물었다. 애스톤은 B대표에게 자료를 보여줬다. 다름아닌 코인레일측에서 협의를 하지 않으려고 피했던 것을 증명해 주는 자료들이었다. 모든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B대표는 그 동안 적극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속인 코인레일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두번째는 거래소의 모럴해저드를 지적했다. B대표는 “코인레일은 거래수수료를 받는 업체다. 거래수수료를 받는 거래소는, 거래가 안전하게 성사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만약 거래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이 거래 수수료를 받는 이유”라며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약관을 보면 거래소의 책임에 대한 부분은 면피로 돼 있고, 돈은 받아 챙기면서 안전은 보장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B대표에 따르면 애스톤 코인이 해킹 당했다면 동일한 코인을 복구해 주는 것이 당연한것인데 그에 대한 것은 언급도 없이 코인레일이 발행한 ‘레일코인’을 가져가던지 아니면 영업이익이 나면 보상해 줄 테니 언제가 될지 기약도 없이 무조건 기다리라고만 했다고 말한다.

B대표는 “수용하기 힘든 불공정한 두 가지 조건만 제시한 채로 자신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불공정한 처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은 거래소의 제도적인 문제점을 꼬집었다. 정부에서 거래소를 허가할 때 자기 자본율, 해킹에 대한 보안문제, 사고 대책 시나리오 등 일정의 기준의 자격요건을 갖춘 업체를 선별해 허가를 해야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보안대책도 없는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무책임하게 허가를 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 수용하기 힘든 보상 안(案) 내놓고 팔짱 끼고 있는 코인레일

지난 6월 10일 총 400억원 규모의 코인을 해킹 당한 코인레일은 7월 15일 서비스를 재오픈하며, ‘자체 피해 복구 방안’을 공지 했다.

▲ 지난 7월 15일 서비스 재 오픈과 함께 코인레일이 발표한 자체피해복구 방안 캡쳐

하지만 코인레일 사건 애스톤 피해자 모임에 확인한 결과 코인레일측은 ‘피해 복구 방안’을 해당 사이트 ‘공지란’에 일방적으로 올려만 놨을 뿐,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하는 등 피해 보상에 대한 적극적인 행동은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B대표는 “코인레일 측의 무책임한 행동은 생각할수록 괘씸하다. 처음엔 오해 한 부분도 있었지만 애스톤도 우리와 같은 피해자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물론 피해자들을 위한 소송비용까지 지원해 줬다”며, 애스톤 팀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 진짜 해킹? 커져가는 의혹들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마운트곡스 사건을 포함해 지금까지 발생한 거래소 해킹사건 사례를 보면 거래소 내부자의 실수나, 내부 임직원의 소행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KISA 사이버침해대응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킹이 발생하고 한 달여간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조사결과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넘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B대표는 이에 대해 “나름대로 전문가를 통해 알아봤더니 내부자의 도움이나 소행이 아니고는 외부에서 해커가 들어와 털어갈 상황은 아니라고 들었다”며, “경찰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조사결과는 언제 알 수 있는지 파악할 길이 없어 답답한 노릇”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어 그는 ”사실 애스톤 팀에서 요청한 것을 코인레일에서 협조만 해주면 되는데 캥기는 것이 없다면 이를 안 해줄 이유가 없다”며 코인레일의 대응이 석연치 않음을 주장했다.

자격미달 거래소가 아무 제재 없이 계속 이렇게 성행한다면 앞으로도 이런 유사한 사건들이 생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사건 수습에 있어, 있으나 마나 한 보상 안을 내세우며 배짱 튕기기 식의 태도로 일관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머지 않아 직간접적으로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B대표는 마지막으로 “예전 묻지마 벤처투자처럼 현재 블록체인 암호화폐 시장에도 ICO한다면 무조건 투자하고 각종 ‘찌라시’들로 인해 상승이 조장되는 등 비슷한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고, 이 과도기가 지나면 기술력을 가진 양질의 서비스들은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일말의 기대감을 보여줬다.

이에 덧붙여 그는 “앞으로 정부는 기준을 갖고 이 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암호화폐를 건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과 마인드를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제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코인레일 사건 애스톤 피해자 모임’은 단체소송을 진행할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 본지는 코인레일 해킹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의 추가적인 제보를 기다립니다.

 

#블록체인#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레일#해킹#애스톤

조중환 기자  illssimm@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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