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블록체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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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블록체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을 것
  • 조중환 기자
  • 승인 2018.09.0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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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완 KISA 인터넷

기반본부 본부장

빅데이터, 클라우드에 이어 블록체인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2018년 세계 IT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1년까지 글로벌 2000대 기업의 최소 25%가 블록체인 기술을 디지털 신뢰의 기반으로 활용할 것으로 내다 봤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사회 모든 측면에서 디지털 기술의 적용과 관련된 변화를 의미한다. IDC는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제품,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을 활용함으로써 고객과 시장의 파괴적인 변화에 적응하거나 이를 추진하는 지속적인 프로세스’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기업에서 디지털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와 내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자체적으로 서버나 운영환경을 구축하지 않고 서비스로 제공하는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소셜미디어와 다양한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는 ICT 기업은 선도적으로 디지털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지만, 일반기업에서는 디지털 전문 인력과 ICT에 대한 지식의 부족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전환이 어렵고 한계가 있다. 하지만,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들은 이미 이미 디지털 역량과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기존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Airbnb)나 우버(Uber)와 같이 최신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웹이나 모바일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수준에서부터, GE, 지멘스(Siemens)와 같이 다양한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가상세계와 물리적인 세계를 연결하는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s) 구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들이 존재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블록체인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기업에게는 피할 수 없는 도전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국내외 기업들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시도되면서 블록체인의 활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혁신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범용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이자, 혁신을 촉진하는 ‘인에이블러 기술(Enabler Technology)’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즉 블록체인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는 혁신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물론 블록체인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기술이 융ㆍ복합되어야 한다.

블록체인이 갖는 기술적 가치를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블록체인은 ‘확산성’을 가진다. 블록체인의 적용 분야는 금융업과 제조·유통업, 민간부문과 공공부문 등 영역의 제한이 없어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블록체인 기술 활용의 변화 추세(이미지제공=KISA)

둘째, 블록체인 기술은 ‘개선성’을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본적으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기본구조는 동일하지만, 성능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이 계속되고 있으며 사용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셋째, 블록체인 기술은 혁신 촉진자로서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를 만들어낸다. 블록체인은 각 산업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과 결합해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에 활용된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에너지, 제조, 물류, 유통, 헬스케어, 미디어, 공공서비스, 정부행정 서비스,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의 인프라로서 새로운 시장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 블록체인의 다양한 활용 분야 (이미지제공=KISA)

여기서는 국내에 시도된 민간분야의 블록체인 시범사업을 중심으로 블록체인의 활용 분야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교보생명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금 자동지급 서비스를 진행했다. 기존에는 보험금을 수령하려면 진료 후 병원비를 수납하고 각종 증빙서류를 발급받아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보험사를 방문해 청구서류를 제출하고, 보험사는 심사를 진행한 뒤 지급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하지만 블록체인 자동지급 서비스는 고객이 병원비를 지급함과 동시에 병원에서 바로 청구에 필요한 서류가 보험사로 전송되고 보험사가 해당 고객에게 보험금을 자동으로 송금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진료 후 병원 증빙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청구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경우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사기 예방에도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보험사와 병원, 환자간의 정보 공유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경우, 환자 의료기록을 보호하면서 의료비 산출과 청구과정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전기차(EV) 충전소 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기존 EV 충전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충전 인프라 관리 운영, 보안 강화를 위해 블록체인을 충전소 운영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서비스다. 한국전력의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기반 구축계획에 따르면, 사용자 인증, 충전소 데이터 관리, 충전 서비스 대외 업무처리, 충전 이용고객 지원서비스 등 전분야에 걸쳐 블록체인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충전소와 충전기, 충전인프라 정보, 충전회원 등록자 정보, 충전사업자별 요금 정보를 분산원장으로 관리하고, 충전관련 거래 데이터의 공유ㆍ분석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삼성SDS를 중심으로 해양수산부, 관세청, 현대상선,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등이 모인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에서는 사물인터넷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물류서비스로 화주, 포워더, 선사, 은행, 보험, 세관, 항만청, 터미널 운영사 등 해운물류 사업의 참가자들에게 오류 가능성을 줄이고,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이해관계자간 화물의 위치나 상태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기 때문에 운송구간별 업체별도의 시스템을 통해 확인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생산 단계에서부터 가공, 보관, 운송 이력이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관리되므로 유통과정에서 원산지 조작, 제조 및 유통기한병경, 허위광고가 불가능하다. 또한 선하증권, 신용장 등 각종 문서가 디지털로 유통됨으로써 서류작업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공부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국내 공공분야 사례로는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 시범사업’이 대표적으로 농식품부, 관세청, 외교부, 선관위, 해수부, 국토부 6개 중앙정부기관이 선정돼 5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농식품부: 축산물이력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농장의 사육단계의 생육정보부터 도축ㆍ판매에 이르기까지 전단계의 정보가 블록체인으로 공유된다. 이를 통해 축산물 문제발생시 현재 최대 6일까지도 걸리는 추적시간을 10분내로 단축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는 먹거리 안심을 생산자는 신뢰를 보장할 수 있게 된다.

▲ 농식품부는 축산물이력 시스템에 블록체인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지제공=KISA)

관세청: 최근 해외직구를 통한 개인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데, 관세청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통관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직구 대행 사이트를 통한 주문, 선적, 통관, 배송의 전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 실시간으로 수입신고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허위신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통관시간 단축과 물류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관세청은 해외직구 등 개인통관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통관시간과 물류비용 절감을 얻고자 한다 (이미지제공=KISA)

외교부: 우리 국민이 외국 정부나 기관에 제출하는 문서의 공증을 외교부로부터 받는데, 지금까지 외국기관이 공증사실을 확인하려면 수일이 소요됐다. 이 시범사업은 블록체인에 외교부 인증서를 저장해 제출기관이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 국민들의 민원처리 시간도 단축된다. 특히 이 시범사업은 일본(동경), 미국(LA)에 거주하는 재외교민에게도 서비스된다.

▲ 외교부는 외국 정부나 기관에 제출하는 문서의 공증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미지제공=KISA)

선관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전자투표 서비스(K-Voting)는 현재 아파트, 학교, 각종 단체의 선거에 활용되고 있으며 사용자는 약 460만 명이라고 한다. 온라인 투표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면 선거 후보자, 참관인 등 이해관계자가 직접 투ㆍ개표 과정 및 결과를 검증가능하기 때문에 투료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 선관위는 온라인 전자투표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투표에 신뢰성 향상의 꾀하고 있다 (이미지제공=KISA)

해수부: 선박에 실린 화물을 다른 선박으로 옮기는 것을 환적이라고 하는데 컨테이너를 환적할 때 선사, 운송사, 터미널 간 유통되는 다수의 반출입증(문서)이 지금까지는 10%만이 전자문서로 되어있었다. 블록체인 시스템을 활용하면, 전자문서화 비율을 90%까지 높여 정보들의 동시공유가 가능하고, 물량 확인 시간을 줄일 수 있다.

▲ 해수부는 환적시의 문서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고 전자문서화 비율을 높여 효율성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지제공=KISA)

국토부: 부동산 담보대출 요청 시 지금까지는 서류 제출을 위해 주민센터, 국세청 등 여러 관계기관을 방문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 플랫폼’을 활용하면, 민원인은 한 곳만 방문하면 된다. 또 이런 발급하는 과정에 필요한 발급비용과 종이문서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국토부는 여러 관계 기관과 공동으로 부동산 거래에 필요한 문서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민원인의 편의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얻고자 한다 (이미지제공=KISA)

블록체인의 도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활용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의 형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기업이나 조직 입장에서는 익명성보다는 주체별 식별이 가능해야하고 처리속도가 빠른 형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익명성이 보장되고 누구나 참여 가능해 확장성이 높은 퍼블릭 블로체인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아직 기존의 서비스에 도입하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수불가결한 기술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성을 두고 갑론을박 중이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블록체인 기술은 중앙집중형 서비스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이용자의 정보주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정보생성ㆍ유통ㆍ폐기에 이르는 전과정을 투명하게 추적ㆍ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고 승자와 패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글: 주용완 KISA 인터넷기반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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