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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재난대응 시스템 재점검 통해 新 재난유형 대비해야…

“안전관리와 재난대비는 다른 개념, 사회복구와 안정화에 대한 고민필요”
김동헌 | 재난안전원 원장
김영민 기자l승인2018.03.13 08:52:44l수정2018.03.1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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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뉴스=김영민 기자] 지난해 발생한 지진의 여파가 가시지도 않은 지난 2월 11일 새벽 5시 3분경 포항에서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긴급재난문자의 전송이 7분 여 가량 늦어져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행정안전부에 의하면 긴급재난문자 발송지연은 기상청 지진 통보시스템과 행안부의 CBS(Cell Broadcasting System)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방화벽 차단의 문제가 있었고 상황실 모니터링 요원이 이를 수동으로 전환 발송하는 과정에서 7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른 새벽시간 발생한 상황에서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스템 문제로 인한 긴급재난문자 발송지연을 단순히 치부할 문제는 아니다. 만약 시스템 운영체계 오작동으로 사회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면 이는 재난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재난안전원 김동헌 원장, 사진제공 : 재난안전원

2월 11일 오전 5시 3분경 포항에서 발생한 여진으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분 여 늦어진 긴급재난문자로 정부는 다시금 구설수에 올랐다. 여진 발생 당시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는 긴급재난문자에 앞서 지진이 발생한 것 같다는 글들이 올라왔으며, 긴급재난문자가 지연된 것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특히 경주, 포항에서 연이어 발생한 지진으로 이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큰 지진이 발생하면 대피할 겨를도 없을 것”, “건물이 흔들리면 옷가지 등을 챙겨서 잠시 피하지만 잠잠해지면 다시 집으로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난안전원 김동헌 원장은 “해당지역 시민들의 반응이 최근의 크고 작은 재난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오는 일종의 트라우마로 볼 수 있다”며 “안전의식이 높아진 것은 맞지만 작은 일도 확대해석할 수 있고, 정작 대피가 필요한 상황에서 포기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재난에 대비하는 것은 조금의 부족함도 있을 수 없지만 침소봉대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긴급재난문자는 철저한 시스템 관리로 오작동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2009년 북한에서 황강댐을 무단 방류했을 당시, 임진강 주변 야영객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보사이렌이 제대로 관리되고 작동됐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긴급재난문자 역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난행정체계 마련은 국가재난대응능력 강화

사회가 첨단화 되면서 재난의 양상 또한 복잡해지고 대형화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과거의 대응방식으로는 미래 재난 양상에 더 이상 대응이 힘들고 피해복구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일반행정체계와 분리된 재난행정체계를 마련해 시스템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재난은 일반행정체계와 같이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마련해 집행, 결과를 정리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불확성과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플랜을 세우는 것은 물론 세부선택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 1995년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해 4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이를 기준으로 한 지진 대응체계를 만들었으며 건축물 내진개수촉진법을 재정했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은 예상하지 못한 규모로 발생했으며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재난안전대응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김 원장은 “일반적인 재난유형별 계획과 시나리오를 작성해서 그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일반행정체계에서 나올 수 있는 발상이고 이는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며 “특히 안전한국훈련에서는 계획서와 매뉴얼, 훈련체계, 훈련내용 등의 평가에 비중을 두고 있는데 그 평가로 과연 재난대응역량이 그 만큼 강화됐는지, 안전해졌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국내 재난대응체계에 대해 강하게 지적했다.

 

사회적 비용 고려한 지원책 마련해야

재난행정체계 마련과 함께, 민간 자율적으로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참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특히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지원방안은 민간의 자율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안이다.

김 원장은 “2013년 내진설계 의무화 규정이 마련됐고 지난 1월 말 안전관리 강화 방안이 발표됐지만 민간에 대해 강제할 수는 없다”며 “범국가적인 재난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민간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시대, 시스템 오작동도 재난으로 봐야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변화하는 사회시스템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인재와 재해를 재난으로 얘기했다면, 이제는 IT 환경에 의해 제어되는 시스템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 원장은 “재난이라고 하면 사람에 부주의나 실수에 의해 발생하거나 자연현상에 의해 발생하는 대형화재, 지진, 홍수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재난은 사람에 의해 통제될 수 없는 것을 말한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모든 사회 시스템이 IT환경 하에 놓이면서 해킹이나 악성바이러스, 스턱스넷(Stuxnet) 등에 의해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이 마비될 수도 있고 사회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재난의 범주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의하면 4차 산업 시대에 들어서 앞으로는 모든 시스템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제어할 수 있는 운영체계가 마련될 것이고 여기서 발생하는 운영체계의 오작동은 인적, 물적 피해를 모두 야기할 수 있다. 때문에 운영체계의 기반이 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관한 안전관리를 관할하는 ‘소프트웨어 안전-분과위원회’의 설치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원장은 “해외에서는 발전소 등의 시스템이 악성코드에 감염돼 가동이 중단된 사례가 있었고 몇 년 전에는 고위공직자가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가 소프트웨어 오작동으로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기술의 발전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데 반해 행정체계나 안전관리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원장 주장대로 재난의 양상이 바뀌고 있는 지금의 재난대응체계를 재점검해 국내 현실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내진설계 의무화, 불연성 외장재 사용 등과 같은 안전성 향상이 아닌 사회 시스템 복구와 사회혼란 안정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난안전원#김동헌#안전한국훈련#지진#재난

김영민 기자  ymkim@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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