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속도 저하는 ‘사과’, 배터리 교체비용은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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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속도 저하는 ‘사과’, 배터리 교체비용은 ‘할인’?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7.12.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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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소송, 아이폰X 매출 목표 하향조정… 시총 하루만에 23조 원 증발

[CCTV뉴스=정환용 기자] 애플이 아이폰의 속도 저하 문제에 대해 몇 가지의 해명과 함께, “우리는 아이폰에 대해 여러분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알고 있다. 사과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PCmag’은 이것이 12월 중순에 불거진 아이폰의 강제 속도제한 이슈에 따른 애플의 대응이며, 요지는 아이폰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소모에 따른 오류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내용이다.

속도 저하 문제가 되는 아이폰은 아이폰6, 아이폰6S, 아이폰SE, 아이폰7 등 4종이다. 용량을 제외하고 플러스 모델을 포함해 총 7개의 아이폰이 이슈의 대상이다. 지난주 배터리의 소모에 따라 iOS의 동작이 느려지고, 이것이 소프트웨어에 포함돼 있는 강제성 설정이란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해당 이슈가 발발한 지 며칠이 지난 12월 28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공식 성명의 내용은 이렇다. “우리는 절대 애플 제품의 수명을 의도적으로 단축시키거나 사용자 환경을 저하시켜 고객이 새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지 않았다. 우리는 고개들이 가능한 오랫동안 아이폰을 사용하기를 원했다.” 애플은 프로세서 스로틀링으로 인해 불특정의 아이폰이 완벽하게 작동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설계였다고 말했다. 배터리의 수명이 다해 적정 에너지 요구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아이폰이 작동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 대책으로 애플이 선택한 것은 기기의 컴퓨팅 성능을 낮추는 것이었고, iOS 업데이트를 통해 도입된 이 기능은 CPU, GPU를 포함한 특정 시스템의 구성 요소를 의도적으로 조정한다.

애플은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배터리 교환 비용을 79달러에서 29달러로  50달러 할인해 주는 정책을 내놓았다. 이 정책은 오는 2018년 1월 말부터 아이폰 6 이상의 모델 사용자 중 보증기간이 만료된 제품에 적용된다. 또한, 내년 초 iOS 업데이트 정책에 아이폰의 배터리 상태와 그 상태가 프로세서의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볼 수 있게 하는 항목을 추가하겠다고 언급했다.

애플이 12월 28일에 공식홈페이지에 성명을 게재했다. 국내 홈페이지에도 국문으로 번역된 성명문을 볼 수 있지만, 홈페이지에서 검색어 '배터리'로 검색해 나온 결과들 중 문서번호 'HT208387'을 찾아야 볼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사 제품에 대한 성명문을 보기 어렵게 해놓은 것조차, 이번 사태에선 곱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원성은 이것으로 잦아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내에서 대규모 집단 소송이 시작됐으며, 국내에서도 3만여 명의 사용자들이 집단소송에 참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소송을 통한 보상 수준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고객을 상대하는 기업의 미흡한 대처가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을 볼 때 소송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이슈 외에도 아이폰X의 2018년 1/4분기 판매 목표를 1000만 대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애플의 주가는 하루만에 2.54%가 급락해 시가총액 약 24조 원이 증발했다. 열흘 만에 30조 원이 넘게 줄어든 것이다.

한편 벤치마크 프로그램 ‘긱벤치’(GeekBench)의 개발자는 PCmag과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다른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에서는 제조사가 유도한 속도 저하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아직 철저하게 모든 모바일 기기를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삼성 갤럭시S6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에서 비슷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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