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치안 현황과 향후 과제
상태바
스마트 치안 현황과 향후 과제
  • 신동훈 기자
  • 승인 2017.01.11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연수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

치안환경 변화

2016년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가장 큰 사회적 불안요인은 ‘범죄발생(29.7%)’으로 2년 전보다 10.2% 증가했다. 또 5년 후 우리 사회의 안전 상태에 대해서는 38.5%의 사람이 ‘위험해 질 것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스마트 치안 현황과 향후 과제 : 류연수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

이러한 범죄로부터의 안전에 대한 국민 욕구를 반영하듯 112 신고건수도 지난 5년간 50% 이상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반해 우리 생활의 범죄예방을 담당하는 지역경찰 1인당 담당인구는 2011년 1222명에서 2015년 1175명으로 단 47명이 감소하는데 그치고 있어 급증하고 있는 치안수요를 대처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면서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욕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범죄행위가 고도화, 지능화되는 추세이며 신종범죄도 등장하고 있어 치안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종래에는 이러한 치안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팀 구성과 같은 인력중심의 경찰 활동 전략을 구사했으나 한정된 경찰 자원으로 인해 기존의 경찰 활동 전략을 더 이상 활용하기 어렵게 돼 현재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경찰 활동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 우리 사회 가장 주된 불안 요인
▲ 5년 후 사회 안전상태 변화

스마트 치안 패러다임

2009년 미국 경찰은 경기불황으로 인해 예산이 대폭 삭감돼 인력채용, 장비구입 등이 중단됐다. 미국 경찰은 한정된 자원과 늘어난 치안수요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국 법무부내 사법보조국(Bureau of Justice Assistance, BJA)이 법무부로부터 기금을 조성 받아 SPI(SMART Policing Initiative)라는 경찰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SPI는 범죄를 유발하는 문제들과 공공의 안전에 대한 새롭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고 범죄다발지역(hot-spot)을 중점으로 증거에 입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1240만달러가 33개 지역경찰서에 제공돼 36개의 SPI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2012년 5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2012 ‘유로피언 폴리스 치프(European Police Chiefs)’ 컨벤션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던 주제는 ‘어떻게 하면 한정된 자원으로 보다 효과적인 경찰활동을 전개할 것인가’였다. 

▲ 최근 5년간 지역경찰 관련지표 현황

유로존의 경제위기로 인해 인적?물적 자원은 한정된 데 반해 사회불안과 기술발전과 더불어 위험요소의 증가에 따른 범죄발생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찰의 한정된 자원과 늘어난 치안수요간 공백을 메우는 전략으로써 스마트 치안(SMART Policing)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스마트 치안은 전략적 관리(Strategically Managed), 분석 및 연구(Analysis and Research-driven), 기술(Technology-based)을 핵심 요소로 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찰이 갖는 기존 가용자원(인력, 장비, 예산 등)을 집중시켜 경찰 활동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즉, 치안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 문제점을 탐색·발굴, 정밀하고 과학적으로 분석·진단해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고 치안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수집·축적·분석해 취약요소를 찾아내 경찰력을 선택과 집중에 따라 활용, 효과를 극대화 하는 전략적 치안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스마트치안은 전략적 관리기법, 분석 및 연구, 그리고 기술 등 3개의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스마트 치안은 기존 경찰 활동 전략과 과학기술을 접목시켜 업무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경찰 활동 전략은 기존에 운영해 오던 많은 경찰 활동 전략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문제 중심 경찰활동(Problem-oriented policing, POP)은 문제인지, 분석, 대응, 평가를 통한 신속한 문제 대응을 목표로 하며 스마트 치안 기반을 구축한다. 

지역사회 경찰활동(Community policing, COP)은 1980년대 이후 가장 두드러지게 채택된 경찰활동으로 지역사회와의 공조는 스마트 치안의 필수 요소다. 깨진 유리창 경찰활동(Broken window, BW)은 지역 사회의 문제를 파악하고 제거함으로써 기존의 문제 해결이나 새로운 문제의 발생을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정보위주의 경찰활동(Intelligence-led policing, ILP)은 중앙 통합센터를 통해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첩보·정보를 기반으로 계획과 방향을 제시한다. 정보를 바탕으로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한다. 컴스탯(CompStat)은 정보기술, 활동전략, 경영의 책임성을 기반으로 경찰활동을 안내하는 목표 지향적 전략이다.  

스마트 치안 사례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시에서는 최근 범죄율이 2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선 경찰관의 수를 늘리지 않고도 사건해결율이 2005년 30%에서 2007년 45%로 증가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특정한 공간과 시간에 발생하는 범죄발생 확률에 근거해 비즈니스정보, 예측분석, 데이터마이닝, GIS정보를 융합해 경찰관을 배치했다. 경찰서의 911과 기록 관리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입수해 데이터를 요약하고 범죄보고서, 지도와 사진으로 배포했다. 시간, 날씨, 공공행사와 같은 여러 변수를 결합하여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에 근거한 범죄발생 다발지역(hot-spot)을 보고서에 표시했다. 

이 데이터에 근거해 경찰관을 배치하고 순찰경로를 결정했다. 범죄보고서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데이터베이스에 추가하고 경찰서와 순찰차에서 이용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시의 살인사건 해결율이 1999년 75%에서 2005년 95%로 증가했다. 런던시는 ‘철의 포위망(Ring of Steel)’이라는 CCTV 카메라와 도로차단기로 구성된 통합시스템을 도로에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범죄활동을 감시하고 감지하고 추적하며 도시주위에 감시와 보호구역을 설정한다. 카메라는 도시 진·출입 추적뿐만 아니라 차량번호판 자동 인식기능도 보유하고 있다. 

‘철의 포위망’은 2005년 런던지하철 폭탄사건 용의자의 신원 확인에도 활용됐다. 런던시는 ‘지능형 보행자 감시 시스템(Intelligent Pedestrian Surveillance System)’도 있어서 400만대 이상의 카메라가 거리, 지하철, 공공장소에 설치돼 자살시도, 의심 물체 및 행인감시, 도시범죄 예방 등에 활용되고 있다.

▲ 영국 런던시는 ‘철의 포위망(Ring of Steel)’이라는 CCTV와 도로차단기로 구성된 통합시스템을 도로에 설치했다.

스마트 치안 국내 현황과 과제

2016년 8월 경찰청에서 새로운 경찰 치안정책으로 스마트치안을 제시했으며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서는 2016년 11월2일 ‘스마트(SMART) 치안,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국내 스마트치안은 아직 초기단계이며 한국형 스마트치안 모델은 문제제기, 현안판단, 내·외적 자원 확보,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을 둔 활동전략과 개선, 데이터 분석, 분석도구 및 새로운 기술사용에 대한 고려, 활동전략의 전개, 전략평가의 순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스마트치안 관련 경찰활동으로 셉티드(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CPTED)와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GeoPros)을 들 수 있다. 셉티드는 환경설계를 통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건축, 디자인 기법을 말한다. 
공공장소에서의 범죄에 대한 자연적 감시가 이루어지도록 공적인 장소임을 표시해 경각심을 일깨우며 유해한 환경을 제거하는 등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다차원적 공간통계분석 기법을 경찰의 각종 범죄수사데이터(KICS, SCAS 등)에 접목, 범죄위험지역 분석, 우선 수사대상 추출, 연쇄범죄자 거주지 예측 및 주 활동 영역 분석 등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매일의 범죄를 예측하여 순찰 루트 및 주요 수사 활동 지역 선정에 활용된다.   

한국 경찰도 해외 경찰과 같이 한정된 자원으로 치안수요의 증가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국형 스마트 치안의 개발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선결 과제가 있다.  

첫째, 미국의 SMART Policing 프로그램(SPI)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스마트치안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경찰 활동전략과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치안 문제를 해결하는 지원 사업의 수행이 필요하다.

둘째, 데이터 중심의 치안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지금까지 경찰 데이터는 교통국, 생활안전국, 수사국 등에서 따로 관리됐다. 장기적으로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필수적이다. 스마트치안은 치안문제를 경찰활동과 과학기술의 협업으로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므로 좋은 연구개발 파트너를 발굴해 장기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 참고문헌
- ‘스마트(SMART) 치안 어떻게 할 것인가?’,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학술세미나(2016.11.2) 발표자료
- 치안환경 변화에 따른 경찰활동의 모색 ? SMART Policing의 활용사례 및 적용방안, 경찰학논총, 제8권 제2호(2013)
- 범죄예방의 새로운 패러다임 ‘참여치안’, 치안정책리뷰, 2016년 6월 제51호
- www.smartpolicinginitiativ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