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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누구에게나 평등할 수 있을까

[르포] ‘21세기 컴퓨팅 컨피런스 2016’을 가다 김양균 기자l승인2016.11.07 12:23:17l수정2016.11.0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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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 ‘9년만의 한국 개최’…

지난 3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21세기 컴퓨팅 컨피런스 2016’ 얘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 및 주관한 자리, MS가 선뵌 인공지능(AI) 기술은 실로 대단했다. 컨퍼런스가 진행된 연세대 대강당 2층에서 내려다본 소회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경외’가 적당할 것이다. 진보된 기술에의 동경과 두려움의 혼재. 다만, 동경의 그것에 더 무게가 실려 있음은 부정하지 못하겠다. 저만치 앞서 있는 세계적인 기술 기업에의 두려움은 필드의 시선일지 모른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열리는 최대 AI 컨퍼런스는 ‘21세기 컴퓨팅 컨퍼런스’와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아시아 연례 교수회의 2016’으로 구성됐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를 총괄하고 있는 피터 리 부사장의 기조연설이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그는 AI가 모두를 위한 기술이며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AI 기술 민주화’가 곧 MS의 지향점이라고도 했다. AI 민주화는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여러 번 회자됐다.

피터 리 부사장은 미국 이민자다. 오하이오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컨퍼런스가 개최된 연세대는 그의 양친이 졸업한 대학이었다. 남다른 감회를 젖었노라 말하는 그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가득해 보였다.

리 부사장은 기술 연구가 강조되는 최근의 분위기도 거론했다. 연구 드라이브가 거세진다는 것은 ‘파괴적 혁신’의 결과물을 내놓으라는 압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연구소의 책임자로 적잖이 부담도 될 터, 그는 ‘행복하다’는 말로 이러한 예상을 상쇄했다.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리 부사장은 상냥했으며 비교적 성실한 답변을 전하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취재진에게 허락된 질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술

‘MS가 추구하는 인공지능 기술 분야는 무엇이고 코타나 한국어 지원은 언제 가능한가’.

첫 질문이었다. 리 부사장은 코타나 부분부터 말하고 싶어 했다. “구체적인 시점은 밝힐 수 없다. 머지않아 이뤄질 것이다.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예상 가능할 것이다. 한중일은 우리의 중요한 시장이다.”

다소 원론적인 대답이었다. 취재진들 사이에서 실망한 눈치가 역력했다. 대답이 이어졌다.

“인공지능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사람이 기계와 함께 일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 집중돼 있다. 개발 툴을 지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완성된 코타나를 제공하기보단 소프트웨어 개발 툴을 지원해 개발자들이 뛰어난 성능의 제품을 개발토록 하는 것. AI를 MS Office 등 우리의 기존 서비스에 적용·통합하는 작업도 마찬가지다. 상상해보라. 우린 어린 여학생의 숙제를 도와 더 나은 결과물을 학교에 제출할 수 있길 바란다. ‘AI의 민주화를 원한다’는 것은 결국 AI의 잠재된 힘을 모두와 공유하는 것이다.”

다른 기자가 손을 들었다. “인공지능이 노동력을 대신하면 남는 시간에 뭘 해야 하나요?” 모인 이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리 부사장도 웃는다. 그는 곧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웃음은 가볍고 대답은 무겁다. 리 부사장은 인공지능 기술의 윤리 문제를 MS가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설명하려 애썼다.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도 덩달아 높아진다.

“예컨대 MS워드에 더 많은 인공지능을 추가한다면 문장의 구조와 문법까지 수정할 수 있다. 윤리적인 측면에서 기술은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갖는다. 우리는 AI가 일상생활에서 어떤 방법으로 활용되는지를 연구하는 ‘AI 100년 연구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있다. ‘파트너십온AI’에서는 어떻게 인공지능을 윤리적으로 개발할 것인지가 논의될 것이다. 노동의 관점에서 자동화가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우려, 그리고 자동화의 가속화에 따라 사람들이 어떻게 대응해야하느냐가 우리의 연구 주제다.”

‘사람과 사회에 이익을 주는 AI 파트너십(이하 파트너십온AI)’의 목표가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있자, 피터 리 부사장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파트너십온AI는 지난 8월29일 구글·MS·아마존·IBM·페이스북이 결성한 비영리단체다. 단체는 설립 목적으로 ‘인류와 사회에 도움을 주는 AI 기술’을 들었었다. “첫 목표는 바로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하는 것.” 대답이 흥미롭다.

“컨소시엄의 구성원들은 파트너이자 경쟁사다. 민감한 부분이 있다. 주력해 발전시키려는 기술에 대해 각사의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컨소시엄 구성 기업 간의 의견 조율이 녹록치 않음은 예상할 수 있으나 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말은 계속됐다.

“AI 기술이 인류에 유익하게 사용돼야 한다는 목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각사의 이해관계와 공동의 목표에 대한 표현 방식에 합의하는 것이 선결돼야할 과제다. AI 기술을 가진 핵심 기업이 기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여기서 핵심 기업은 MS를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기업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설립 당시부터 소수 멤버로 시작되길 원했었노라고 리 부사장은 말했다. 선명한 색깔과 지향점을 소수의 핵심 기업이 정해놓고 확장시킨다는 의미였다. “소수의 멤버로 시작하길 원해 현재와 같이 구성됐다. 목적과 규제, 규율을 적립하기 위해서다. 향후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길 바란다.” 더 많은 기업 중에 한국 기업도 포함될 수 있다는 친절한 인사를 끝으로 부사장은 자리를 떴다.

때로는 현장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 본질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MS가 지향한다는 AI의 민주화는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김양균 기자  thekim@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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