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 전동차 내 CCTV 사생활 침해 가능성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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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하철 전동차 내 CCTV 사생활 침해 가능성 인정
  • 이광재 기자
  • 승인 2013.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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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이 '서울지하철 객실 내 CCTV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서울지하철 객실 내 CCTV가 설치 목적인 범죄 예방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데다 시민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다며 2호선과 7호선의 운영관리에 대한 개선대책을 권고했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성희롱 등 범죄·화재예방, 교통약자와 무질서 행위 예방 등의 목적으로 2012년 6월부터 2호선 356량 712대, 7호선 526량 1052대 등 총 882량 1764대의 CCTV를 전동차 내 설치해 운영해 오고 있다.

시민인권보호관 조사결과 성범죄 발생의 62.8%가 주로 출·퇴근시간에 일어나고 있지만 이 시간대는 사람이 붐벼 전동차 앞 뒤 천장에 설치된 CCTV로는 승객의 머리 윗 부분만 확인할 수 있어 범죄 예방 효과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5월 기준 경찰청의 지하철 내 성범죄 발생 현황에 의하면 전체 416건 중 절반 이상인 220건이 출·퇴근시간 대 발생하고 있다. 시민인권보호관이 동 시간대 CCTV 표출되는 영상을 조사한 결과 승객의 머리 윗 부분만 보일 뿐 범죄행위가 발생하는 상황을 알아내기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또 지하철 내 범죄 발생 경우 객실 내 CCTV를 설치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노선에서 매년 발생률이 감소해 왔으며 이는 CCTV 설치 이후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전동차 객실 내 CCTV가 범죄 예방 효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철 내 범죄 발생을 호선별로 보면 2012년 6월에 CCTV를 설치한 2호선의 경우 2010년 1148건, 2011년 805건, 2012년 427건으로, 7호선의 경우 2010년 78건, 2011년 140건, 2012년 131건으로 각각 나타나 이미 설치 이전부터 범죄 발생률이 줄어들어 왔던 것을 알 수 있다.

또 객실 내 CCTV를 설치하지 않은 1호선의 경우도 2010년 527건, 2011년 467건, 2012년 276건으로, 8호선의 경우 2010년 11건, 2011년 27건, 2012년 17건으로 나타나 CCTV 설치 여부와 무관하게 줄어 왔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동차에 설치된 CCTV는 평시에도 기관사가 전동차 운전실에서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임의조작이 가능하고 승차 위치에 따라 승객의 얼굴 식별이 가능하며 특히 여름철에는 승객의 신체와 속옷 등이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시민의 초상권, 사생활의 비밀유지 및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침해 받을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민인권보호관은 현재 전동차에 CCTV를 설치 운영 중인 2, 7호선의 관리자와 기관사 등에 대한 인권교육 및 임의조작 방지대책, 그리고 승객들에게 CCTV 설치·운영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안내 방송을 할 것을 권고했다.

또 각종 범죄수사 목적과 분실물 확인 등을 위해 수사기관이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영상자료의 경우도 개인정보보호법 규정에 의거 수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제3자에게도 관련 법령 및 요청 목적 등을 명확하게 해 최소범위 내에서 자료 제공을 하도록 권고했다.

사건을 조사한 노승현 보호관은 "CCTV 설치의 이유로 제시한 근거들이 부실하고 행정 목적 달성도 불확실한 것이 조사 결과 확인됐다"며 "불특정 대다수 시민들의 인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CCTV 설치는 시민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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