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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조치했더니 개인정보 ‘탈탈’…보안·감시 조화로운 ‘균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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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조치했더니 개인정보 ‘탈탈’…보안·감시 조화로운 ‘균형’ 필요
  • 김혜진 기자
  • 승인 2016.02.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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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사이버 범죄 ‘심각’…CCTV증설·사이버안전 관련 법 제정돼야

보안 조치 아닌 사생활 침해 ‘발생 가능성↑’…범죄 예방 조치로 ‘불안 해소’ 절실

최근 현실 또는 사이버 영역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를 막기 위한 보안조치가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보안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것. 보안과 감시의 영역이 각각 어디까지에 해당하는지,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는 한에서 지켜져야 할 보안에 대해 알아본다.

# 직장인 A씨(30)에겐 주위 CCTV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회사, 집골목, 찜질방 등 국내 설치된 CCTV가 무분별하게 해킹돼 한 외국 사이트에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한 이후부터다. 덕분에 자주 가던 목욕탕, 찜질방, 헬스장 등에도 출입을 멈췄다. 신경을 크게 쓰고 싶지 않지만 신체를 노출한 CCTV가 어디서 유포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탓이다.

# 대학생 B씨(24)는 최근 폰에서 카카오톡을 삭제하고 해외 SNS인 텔레그램을 설치했다. 카카오에서 수사기관의 감청을 허용하면서 자신의 대화 내용을 누군가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현실 또는 사이버 세상에서의 공격적인 위협이 날마다 증가하면서 이를 보안하기 위한 조치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나 수사기관에서의 데이터 접근이 대표적인 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현실 또는 사이버 세상에서 이뤄지는 각종 범죄의 행위자를 잡아내 처벌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CCTV 설치 및 수사기관의 데이터 접근 권한이 현실 또는 사이버에서의 거세진 위협으로 보다 강화되면서 사생활침해에 대한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특히 근래 발생한 어린이집 사고로 어린이집 내 CCTV 설치가 의무화되고, 파리테러사고로 대테러 방지를 위한 수사기관의 도감청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이를 실행 시 가장 사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될 이들이 ‘제 기능을 잃고 보안 아닌 감시’를 당할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문제는 CCTV 설치 또는 도감청 범위 확대와 관련해 분분한 의견들이 모두 틀리지 않다는 점이다.

각각의 의견에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한다. 위험한 사건·사고를 대비하거나 대응하기 위해 보안을 보다 강력히 해야 하는 것도 맞고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지켜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쪽에 손을 들어야 할까?

“당신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생활 속 위험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치안정책연구소의 치안전망 2016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9월까지 총 136만244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 발생한 범죄는 177만8966건으로 이전 대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 2의 생활공간이라고 불리는 사이버세상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현실보다 더욱 위험하다. 현실에서는 일반적으로 알기 어려운 개인정보들을 쉽게 유출당할 수 있기 때문.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따르면 2014년 사이버범죄 발생 건수는 총 11만109건, 2015년 사이버범죄는 총 14만4679건으로 약 31.4% 증가했다. 일상공간이나 사이버공간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 한국사회 미래 안전 위험과 이슈 <출처: 치안정책연구소, 치안전망2016>

특히 최근 인천 송도 어린이집사건, 파리테러사건, 북한의 국내 핵심시설 해킹사건 등 위협적인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내 안전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현실 또는 사이버상에서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조치들이 논의 및 마련되는 상황이다.

현실에서는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로 CCTV를 증설하고 있다. CCTV가 각종 범죄를 예방하거나 사건의 범인을 검거하는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

▲ 최근 9년간 전체 범죄발생 추이 <출처: 치안정책연구소, 치안전망2016>

국민안전처와 경찰청에서 어린이보호구역·도시공원 내 설치된 CCTV 4132개를 대상으로 설치전인 2014년 상반기와 설치 후인 2015년 상반기의 범죄 발생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강도는 14건에서 5건, 성범죄는 80건에서 61건, 폭력은 1171건에서 949건, 절도는 1207건에서 802건, 살인은 7건에서 3건으로 감소했다.

이는 CCTV 장소에서 범죄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 기피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범죄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생하기 쉽다는 것을 입증한다.

▲ 지자체 CCTV 현황 <출처: 치안정책연구소, 치안전망2016>

작년 1월 인천 송도 어린이집사건 이후 정부에서 어린이집의 CCTV 설치를 의무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천 송도 어린이집사건은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의 불안을 높인 대표적인 예로, 보육교사가 식사 도중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를 들어 4살배기 어린이를 폭행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전국민의 공분케 한 사건으로 보건복지부는 영유아보육법을 개정, 어린이집의 CCTV 설치를 의무화했다.

인천 송도 어린이집 사건 외에도 현실에서는 살인, 강도, 성폭력, 절도, 아동유괴 등 각종 강력범죄들이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관계자들은 범죄 예방 및 사건 해결을 돕기 위한 방책으로 CCTV의 증설을 필요로 하는 실정이다.

CCTV를 향한 일반인들의 관심도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CCTV의 방범 효과를 노려 가짜 CCTV를 설치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CCTV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여성을 노린 납치 및 강도 사건 탓에 주택이나 원룸 등에 혼자 사는 여성들 사이에서 가짜 CCTV를 통해 방범 효과를 노리는 현상이 인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버세상도 요주의다. 사이버세상에서는 안전을 위해 대테러 방지를 위한 수사기관의 도감청 범위 확대가 논의되고 있다. 11월에 발생한 IS의 파리테러사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국내 사이버공격 등으로 최근 테러의 위협이 더욱 크게 다가오며 국내 안전 불안감을 높인 탓이다.

실상 IS의 파리테러사건은 현실적 피해가 크지만 IS 세력의 확대, 테러의 사회화 조장 수단, 테러 행위 논의 등이 주로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사이버세상에서도 크게 거론되는 중이다.

여기에 작년 10월 북한에서 국내 국회의원 및 보좌관 PC를 해킹하고 청와대 및 외교안보부처의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는 대테러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바로 테러방지를 위한 법 개정이다. 국내에서는 사이버테러방지법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현재 테러방지를 위한 법 개정 사안은 매우 중요시 다뤄지고 있다. 이미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각국에서 논의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가장 먼저 반테러법을 통과시켜 올해 1월 이를 시행해 정부에서 원할 때 암호화된 통신 및 메시지를 복호화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영국에서도 필요에 따라 사용자끼리 주고받은 메시지를 수사기관에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수사권 강화 법안을 작년 11월에 발의했다.

“당신의 안전지킴이, 믿을 수 있나요?”

문제는 안전을 위해 마련된 조치가 반대의 역할을 해냄으로써 되려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CCTV 및 사이버상에서의 조치에 대한 보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생활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 작년에 발생한 롯데 자이언츠의 CCTV 사찰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작년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호텔 CCTV를 통해 선수들의 귀가시간, 동행자 등 사생활을 감시해 야구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가져왔다.

▲ 우리나라 국민들은 법적으로 개인의 정보를 보호받을 권리를 지니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롯데 구단은 2015년 시즌 개막 이후 4월 초부터 6월 초까지 호텔의 협조를 받아 호텔 복도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선수들의 출입 상황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

CCTV 영상이 손쉽게 온라인 사이트로 유출되고 있다는 점도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제정된 어린이집 CCTV가 온라인사이트에 그대로 유출된 사건이 발생, 법 제정 이전부터 우려됐던 부분인 만큼 거센 논란이 일었다.

사이버세상도 개인정보보호와 무관치 않다. 특히 최근 정부에서 발의한 사이버테러방지법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법안이 수사기관의 도감청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

사이버테러방지법에 의하면 국가정보원은 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업체의 데이터에 접근 가능하며,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국내 모든 통신사는 의무적으로 수사기관의 요청에 대비해 의무적으로 감청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즉 국가정보원에서 침해 사고 조사부터 예방하기 위한 활동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이 법안의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각종 포털과 SNS는 합법적으로 실시간 감시당할 뿐 아니라 요구를 받았을 시 개인정보 사찰도 불가피하다.

▲ 러시아에서 익명의 개발자에 의해 개설된 홈페이지에 국내 CCTV를 통한 실시간 영상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출처: 인세캠 홈페이지>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발생할지도 모르는 감시된 삶을 응당 허용해야만 하는 것일까? 현재 사생활 보호와 관련된 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4년에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정보문화 실태조사를 한 결과 온라인을 이용하는 이들의 64.8%가 표현의 자유나 알 권리보다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을 정도다.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하면 각 개개인은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해 정보를 제공받고 동의 여부 및 범위를 선택·결정할 수 있으며 정정·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등의 권리를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국내에 거주하는 한 20대 여성은 “솔직히 개인정보가 보호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미 여기저기 유출됐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거의 포기 단계에 가깝다”며 “그러나 현재의 생활까지 노출될 생각은 없다. CCTV 또는 카카오톡을 통해 사생활마저 노출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자체가 상당히 불쾌하다”고 전했다.

결론

범죄 대응을 위한 안전과 개인의 생활을 위한 보호 중 무엇을 더 중시해야하는지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을 위하는 이들은 사회 안팎으로 점점 지능화되는 범죄들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명확한 자료를 필요로 하는 실정이며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테러리스트나 범죄자의 과도한 인권보호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개인의 보호를 위하는 이들은 단순한 개인 정보를 넘어 사생활 침해와 함께 악용될 소지까지 다분한 일임을 감안할 때 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사이버세상에서 논란의 중심이 된 사이버테러방지법의 경우, 반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 휴대폰 감청과 함께 작년 7월 이탈리아 해킹팀 자료 유출로 인한 국가정보원의 스마트폰 해킹의혹까지 더해진 만큼 국민들의 불신이 높기 때문.

그러나 조금씩이라고 서로의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는 것이 사태를 살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두 가지 모두를 조화해 가장 최상의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

ADT캡스 측은 “CCTV는 범죄 예방을 위한 꼭 필요한 장치로서 사회적으로 꼭 필요하다는데 이견은 없다”며 “다만 순기능은 살리고 사생활 침해나 영상 유출 등에 대한 역기능 부분을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대로된 관리는 물론 설치나 사용, 영상제공 등에 대한 지침 및 가이드라인을 보다 명확히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이버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하더라도 범죄예방을 위해 감청을 허용해야 한다”며 “다만 현재 국민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불안이 극심하고 특히 이번 감청 건과 관련해 국정원에 권한을 주는 것을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국정원이 아닌 새로운 조직에 권한을 부여해 불안을 덜어내는 한편 범죄를 예방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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