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전기차 화재 급증, 안전 기술 개발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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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전기차 화재 급증, 안전 기술 개발 가속
  • 곽중희 기자
  • 승인 2022.12.30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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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성장에 안전 위협도 증가, 대응 기술·소재 연구 활발

최근 국내에서 연이어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사고 우려가 커지면서 전기차의 안전을 위한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는 총 58건이다. 그중 2021년 이후 발생한 사고는 40건으로 전기차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 화재 사고의 경우, 내연기관차 화재와 다르게 짧은 시간에 큰 규모로 발생해 진압이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 더욱 위험하다. 실제로 2022년 12월 7일 경북 영주에서는 한 전기차 택시가 건물 외벽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배터리팩 손상으로 인한 열 폭주로 불길은 2시간 이상 지속됐고 현장에 있던 소방관들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전기차는 화재 외에도 침수 시 감전 사고, 무소음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 등 다양한 안전 위협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위험의 가장 큰 요인은 배터리에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로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하는데 이 배터리에는 무거운 차량을 움직이기 위해 고압의 전력이 들어간다.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로 구성돼 있고 두 극 사이에는 양 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이 있다. 만약 배터리에 문제가 생겨 이 분리막에 손상이 가해지면 두 극이 만나면서 과도한 전류가 흐르고 열이 발생해 화재가 일어난다.

문제는 이때 배터리에서 일어나는 열 폭주 현상이다. 배터리는 수많은 배터리 셀을 결합해 만들어진다. 하나의 셀에 불이 붙으면 옆 셀로 번지고, 그 번짐이 계속되면 화재가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이 현상을 막을 수 있어야 전기차의 화재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한 소재·기술 개발 활발 

전기차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 사고가 늘어나자,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력 대구 본부는 최근 ESS(Energy Storage System) 배터리 열 폭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ESS 배터리 열화 진단·냉각 시스템’을 개발했다.

ESS 배터리 열화 진단·냉각 시스템은 리튬이온전지의 열 폭주 전 발열 반응에 의한 Off-GAS(가스 방출) 및 열화 시의 온도 상승 패턴 등 배터리의 열화 특성을 산포 분석 기법을 통해 진단해 운전 중 열화 배터리를 검출하고 적기에 교체하도록 돕는다. 또한 열화가 급속히 이뤄지는 배터리에는 친환경 GAS(NOVEC 1230: 친환경 청정소화약제의 일종)를 분사해 열 폭주로 인한 화재를 진압한다.

모빌리티 안전 솔루션 스타트업 미래큐러스는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전기 자동차 화재 안전 시스템(EVFS System)’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배터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3단계에 걸친 쇼크업 쇼바를 통해 완화해 충돌·손상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한다.

또한 충천·주행 중에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와 연계해 과열을 방지한다. 열 폭주로 인한 화재 발생 시에도 팽창질석으로 불씨를 조기에 진압한다. 만약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는 제어기를 통해 유독 가스를 배출하고 탑승자 경고 방송, 비상 배터리를 통한 문 개방과 안전벨트 해체, 자동 소방서 신고 등 모든 안전 대책을 수행한다.

아우디도 전기차의 안전을 위한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아우디는 2022년 10월 배터리 온도 감지 기반의 전기차 화재 예방 및 진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화재 예방 시스템은 전기차 배터리의 각 셀 온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비정상적으로 급격한 온도 변화를 보이는 셀을 탐지하면 해당 셀의 전원만 차단시킨다. 또한 화재 진압 시스템은 배터리 셀 사이에 설치된 통로를 통해 배터리 팩 손상 등으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화제를 분사해 화재 사고에 대응한다.

일부 기업은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독자적인 기술을 통해 열로 인한 변형을 방지하는 난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리페닐렌 옥사이드(PPO)계, 나일론 수지인 폴리아미드(PA)계,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계의 다양한 소재군을 가진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 내열성이 높다. 전기차 내 배터리 팩 커버에 사용할 시 일반 난연 플라스틱에 비해 긴 시간 열을 차단한다.

LG화학에 따르면, 이 소재는 자체 실험에서 1000도에서 400초 이상 열 폭주를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양산 체계를 구축한 후 2023년 말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의 배터리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크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특히 최근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를 대응하기 위한 소재와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LG화학은 배터리의 열 폭주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배터리 내 단열재로 쓰일 수 있는 에어로젤과 배터리 커버에서 열을 차단하는 새로운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독일 기업 헨켈은 최근 난연성 에폭시 기반 화재 보호용 코팅제를 개발했다. 배터리 팩 커버로 쓰이는 이 소재는 화재에 노출돼도 연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수성 무기물 형태로 만들어졌다. 열 폭주로 인한 발화에도 배터리 팩의 성분이 화재의 확산을 막거나 지연시킴으로 안전성을 높여준다.

 

너무 조용한 전기차, 안전을 위한 소리 연구도 지속

전기차의 무소음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가상 음향 발생기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전기차의 적은 소음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 예방을 위해 지난 2019년 7월 1일부터 생산되는 4개 이상의 바퀴가 달린 모든 개인·상업용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신차에 어쿠스틱 차량 경보 시스템 장착을 의무화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 7월부터 저소음 자동차에 배기음 발생 장치가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기업들이 가상 음향 발생기를 개발해 전기차에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는 전면 그릴을 음향 진동판으로 활용한 외부 음향 발생기(AVAS)와 내부 가상 배기음(ASD)를 개발해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적용했다.

닛산은 자사 전기차에 시속 30㎞ 미만에서는 주파수(600㎐~2.5㎐)의 소음이 발생하는 VSP(Vehicle Sound for Pedestrians) 기능을 장착했으며, GM은 64㎞ 미만에서 발생하는 수동 버튼식 음향 발생기를 장착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전기차의 외부 음향 발생기가 안전을 넘어 해당 브랜드의 개성을 나타내는 장치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만큼 중요한 충전소, 안전 시스템 구축 

한편,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설의 사고 예방을 위한 시스템도 하나 둘 구축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에서 화재·감전 등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사고, 대형 주차장 화재, 주변 주거 단지 위협 등 대규모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

2022년 2~4월 전기안전공사가 전기자동차 충전 설비 4279개소에 대한 특별 점검을 한 결과, 전체의 6.0%에 해당하는 충전소가 안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판정 원인은 누전 차단 미설치, 감전 사고 방지 시설 미비, 방호 장비 미비 등이었다.

이에 전기안전공사는 관련 부처와 함께 전기차 충전소 안전 관리의 미비점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제도 개선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2년 10월 18일 테슬라 등 전기차 제조사, 전기차 충전 시설 제조사, 관련 협회, 국가기술표준원 등 관련 기업·기관과 함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소의 안전 관리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세하글로벌시스템은 최근 유비티, 대륜엔지니어링과 협력해 전기 자동차 충전소 화재 예방을 위한 ‘다기능 무감전 시스템(감전 119)’을 제주도에 있는 일부 전기차 충전소에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폭우, 폭풍, 번개 등 위험한 상황에서 사용자가 누설 전류로 인한 감전과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게 설계됐다.

한국전기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전기차의 안전 사고가 늘면서 전기차 관련 기업들도 배터리 폭주 등 안전 사고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다만 안전 기술도 각 기업의 자산이기 때문에 바로 기술을 내보이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기술 개발 동향과 함께 UN 등 국내외 안전 기준을 토대로 전기차의 핵심 부품들에 대한 안전 기준을 만들어 적용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와 함께 전기차 핵심 부품인 전기모터와 수소연료전지 성능 평가 및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 R&D 용역도 수행하고 있다.

KATRI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전기차의 안전을 위한 기술 연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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