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재난 안전 훈련, 메타버스로 실감나게 체험한다
상태바
[이슈분석] 재난 안전 훈련, 메타버스로 실감나게 체험한다
  • 곽중희 기자
  • 승인 2022.12.27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난 훈련, 안전 관리, 안전 보건 교육 등에 메타버스 활용도 높아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안전 관리, 안전 보건 교육, 재난 훈련 등 산업-재난 안전 분야에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메타버스를 통한 안전 관리는 실제로 구현하기 힘든 재난이나 사고 상황을 가상 세계에 재현해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활용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발표한 ‘가상·증강 현실(XR) 등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교육·훈련 분야 용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이나 훈련은 위험도나 정밀도가 높을수록 비용 절감 효과가 크며 특히 현실에서 체험이 불가능한 훈련의 경우 메타버스의 활용성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재해, 메타버스로 예방한다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건설사 등 산업 재해가 잦은 기업들은 산재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메타버스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메타버스를 구축해 사내 안전 교육, 안전 경영 워크숍 등 단체 교육을 진행하는가 하면, 메타버스로 만든 건설 현장을 통해 실시간으로 안전 관리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작업을 지시하기도 한다.

DL건설은 지난 11월 메타버스를 활용한 안전 보건 교육용 가상 공간 ‘메타 에듀 센터(Meta Edu Center)를 개설했다. 메타 에듀 센터는 웨비나 홀과 그룹 토의실을 갖추고 있어 한 번에 최대 250명이 함께 모여 집체 교육과 상설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메타 에듀 센터에는 안전 의식 강화, 가설 구조물, 건설 장비, 산업 조건 등 다양한 주제의 교육과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돼 원하는 직원들은 언제나 안전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GS건설은 2021년부터 메타버스 솔루션 기업 멘타브이알과 함께 메타버스 기반 스마트 안전 보건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설업 관련 위험 작업 특별 교육, 건설 필수 안전 수칙, 사고 유형별 영상 등 다양한 안전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XR 솔루션 기업 버넥트는 산업 현장을 대상으로 안전 사고를 관리하는 산업용 XR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버넥트의 원격 현장 관리 XR 솔루션은 실시간 무선 영상과 증강 현실(AR)을 통해 원격으로 현장의 작업 지시, 안전 점검을 할 수 있게 돕는다.

버넥트 관계자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산업 안전 솔루션은 작업장의 현장감을 높여주고, 작업자와 관리자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 준다. 이를 통해 산업 재해로 인한 손실을 대응하고, 궁극적으로는 산업 재해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고객사들도 효과를 어느 정도 있다고 피드백을 주고 있다. 향후 개선점을 파악해서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노바테크는 가상 작업장을 구현해 산업 안전 교육에 적용하고 있다. 산업 안전 교육에 필요한 가상 현실(VR) 콘텐츠 40여 개를 개발하고 또한 한국원전해체기술협회, 카이스트,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과 함께 ‘원전 해체 가상 훈련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드론 데이터 솔루션 기업 엔젤스윙은 실제 산업 현장의 모든 지형지물, 구조물 등을 실제와 똑같이 구현해 측량, 공동 작업, 안전 관리 등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할 수 있는 ‘엔젤스윙 메타버스’를 구축했다.

작업자들은 엔젤스윙 메타버스 내에서 현장을 미리 체험함으로 작업 이해도를 높이고, 현장 관리자는 엔젤스윙 메타버스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작업 지시를 할 수 있다. 실감나는 작업 현황을 공유해 의사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안전 사고를 예방한다. 

 

소방-교통 안전 등 공공 분야에서도 활약

산업 분야 외에 또 메타버스의 활약이 기대되는 곳이 바로 소방, 치안, 교통 안전 등 공공 안전 분야다. 화재, 교통 사고 등은 현실에서 직접 체험하기 어렵기 때문에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면 비용을 최소화하고 시간, 장소의 제약 없이 교육·훈련 효과를 높일 수 있다.

2022년 8월 열린 ‘국제소방안전 박람회’에서는 메타버스로 구현한 가상 화재 현장에 소방관들이 출동하는 모습이 재현돼 주목을 끌었다. 이날 VR 장비를 착용한 소방관들은 가상 현실에서 열감수트, 소화기 등 소방 장비를 가지고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화재를 진압했다.

가상 화재 현장에는 실제 화재 현장에서 발생하는 ‘백드래프트(연소가스가 순간적으로 발화하는 현상)’, ‘플래시오버(축적된 다량의 가스가 순식간에 불에 휩싸이는 현상)’도 재현돼 현장감을 자아냈다.

당시 현장에서 구현된 기술은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XR 소방 훈련 시뮬레이션’과 ‘대공간 XR 워킹’ 기술이다. 스코넥의 소방 훈련 플랫폼은 훈련자가 원하는 다양한 상황을 제공하며 또한 훈련 종료 후 물 사용량, 화점 명중률 등을 분석함으로써 훈련 효과를 높여준다.

한빛소프트는 XR 장비인 ‘홀로렌즈’를 활용한 소방 훈련 콘텐츠를 개발했다. 이 콘텐츠에서는 반경 3m 정도의 공간만 확보되면 언제 어디서든 반복 훈련이 가능하다. 가이드 메시지를 따라 가상 조작을 통해 장비를 사용한다. 또한 소방 훈련 결과와 참가자의 반응은 데이터로 기록된다. 한빛소프트는 향후 기술을 고도화해 더 실감나고 정교한 소방 훈련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통 안전 수업도 등장했다. 도로교통공단은 교통 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 11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약 160명의 어린이와 함께 ‘메타스쿨 교통 안전 실증 수업’을 진행했다. 메타스쿨 교통 안전은 XR 교육 콘텐츠 기업 스튜디오 코인이 개발한 플랫폼으로 실제 광주광역시의 도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메타버스 교통 안전 플랫폼을 통해 어린이들은 보행 안전 교육, 통학 버스 안전 교육, 자전거·킥보드 안전 교육 등을 모두 받을 수 있다. 교통 안전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교통 안전 교육이 아니라 등하굣길을 그대로 구성한 가상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높은 교육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치안 활동에도 메타버스가 활용되고 있다. 경남경찰청 외사과는 지난 8월 전국 경찰청 중 처음으로 메타버스 경찰서를 구현했다. 경남경찰청은 네이버 제페토에 가상 경찰청을 구성해 외국인 치안 소식, 범죄 예방 가이드 등 필요한 정보를 가상 경찰청에 게시했다.

가상 경찰청에서는 경찰 아바타들의 회의가 진행되며, 또한 경찰관 아바타와 상담도 할 수 있다. 향후 경남경찰청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워크숍을 진행하고, 또한 범죄 피해 여성 상담 창구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치안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김성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박사는 “재난 안전 분야에서 메타버스는 어린이 안전 교육 등 교육·훈련 분야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게임과 비슷해 재난 안전 분야에 흥미와 관심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재난 안전 분야에서 메타버스 관련 실증 사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추후 메타버스 기술의 수준이 더 높아지면 디지털 트윈과 같이 실증 사업도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ICT 기업, 메타버스 들고 44조 재난 안전 시장 진출

안전 분야에서 메타버스 기술이 각광받자 ICT 기업들의 재난 안전 시장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1년 재난 안전 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재난 안전 시장은 43조 7319억 원 규모(6만 4141개 사업체)이며 앞으로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ICT 기업들은 5G, 메타버스 등을 기반으로 재난 안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KT는 최근 VR로 사고를 체험하는 안전체험교육관을 신설했다. KT 서비스 북부가 만든 안전체험교육관은 산업 현장 내 작업별 유해·위헙 요소와 유사 상황을 직원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안전 교육을 위한 VR 체험 공간에서는 넘어짐 사고, 운전 사고 등을 체험할 수 있으며, 이 외에도 밀폐공간, 철탑, 등주, 난간대 등 넘어짐 등 작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15개의 특화 시설도 마련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 10월 중대 재해 예방 및 근로자 안전 보건 강화를 위한 산업 안전 메타버스 솔루션 3종을 출시했다. 이 솔루션은 AR을 기반으로 산업 현장의 작업 과정을 관리하는 기술로, 관리자와 작업자는 각자가 가진 스마트글래스, 스마트폰, 태블릿PC를 통해 현장 작업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ICT 전문가들은 카카오 먹통 사태로 데이터센터 등 ICT 인프라에 대한 재난 대응이 강화되면서 동시에 ICT 기업의 재난 안전 분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향후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가진 ICT 기업의 재난 안전 시장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기업들 외에 ICT 전문 연구 기관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재난 안전 기술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화재 현장을 유사하게 재현한 가상 현실에서 소방 훈련을 할 수 있는 ‘실감 소방 훈련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실감 소방 훈련 시뮬레이터에서는 실제 소방 장치를 이용해 소방 훈련 상황을 유사하게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대전시의 한 소방 기관은 2021년부터 ETRI의 VR 기술에 대한 리빙랩을 운영하고 있다. ETRI는 향후 화학 사고 대응 훈련 시뮬레이션 등 메타버스를 활용한 재난 안전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할 계획이다.

양웅연 ETRI VR·AR콘텐츠연구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2017년 개발을 시작해 최근까지 계속해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메타버스 기반의 ‘실감 소방 훈련 시뮬레이터’는 현재 실증 사업을 마쳤으며, 실제 소방관 분들에게도 현장감이 좋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향후 메타버스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수 있는 초실감형 기술, 상호 작용 기술, 디지털 휴먼 기술 등 신기술이 개발되면 의료, 국방, 소방, 경찰 등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