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플로우 “안정 장비 제조사 넘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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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플로우 “안정 장비 제조사 넘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이 목표”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2.11.09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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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이사 인터뷰

2020년 3월,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에서 본격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어가던 당시 본지는 한 스타트업의 사무실을 찾았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에서 2016년 11월 스핀오프로 독립한 링크플로우는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개발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본지가 사무실을 방문했던 당시 링크플로우는 막 4년차에 진입하며 이제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리려 할 시기였다.

그러나 사업의 성패는 운이 결정한다고 했던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대유행은 링크플로우에게 큰 시련을 안겨줬다. 그리고 다시 2년 하고도 반이 더 지난 현재. 수많은 기업들을 무너지게 만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링크플로우는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오랜만에 만난 김용국 대표는 2년 반 전보다 조금 피로해 보였지만, 그래도 이제서야 링크플로우가 위기를 벗어나 성장 궤도에 올랐다며 밝은 목소리로 반겼다.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이사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이사

 

Q.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반갑다. 스타트업들이 3년을 고비로 무너지는 모습을 많이 보아 왔는데, 링크플로우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살아 남았다. 그동안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기존의 계약 건이 취소되기도 했고, 영업 활동에도 많은 지장이 있으면서 2020년에는 실제로 회사가 휘청했다. 거의 확정되었던 대형 계약 건이 어그러지면서 준비했던 물량의 재고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고, 전년 대비 매출이 줄면서 어쩔 수 없이 구조 조정도 단행해야 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그냥 포기하고 주저앉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지고 있는 물량을 활용해 활로를 모색해야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수출 길은 사실상 막힌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웨어러블 카메라의 수요처를 발굴하는데 집중했다. 그렇게 찾아 낸 활로가 B2G 시장이었다.

언론에도 보도된 적이 있는데, 주민센터 등에서 악성 민원인에게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당하는 공무원이 늘면서 공공 기관과 지자체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응책 중 하나로 민원 업무 담당자에게 웨어러블 카메라를 착용시키는 방안이 도입됐다. 여기에 우리 제품이 공급되면서 매출 개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창업하고 3년째가 되는 2019년 매출이 12억 원 정도였는데,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7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약 14억 원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올해에는 매출 28억 원 정도로 전망하고 있는데, 코로나 이후 2년 연속 두 배의 매출 신장을 달성하고 있는 중이다."

 

Q. 안 그래도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눈에 익은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공공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었나?

"B2G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능과 성능을 충족한 것이 큰 것 같다. 물론, 민간 시장에서도 고객사가 원하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공공 시장에서는 이러한 조건들이 좀 더 깐깐한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법제도를 집행하는 쪽이다 보니 이런 부분들을 철저하게 따져 본다. 악성 민원 대응 웨어러블 카메라의 경우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성능 외에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식별화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야 했는데, 우리는 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직접 비식별화 솔루션을 개발해 제품에 탑재했다.

법적으로 인물을 촬영한 영상을 비식별화 처리 없이 전송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래서 카메라 단에서 비식별화 처리가 이루어진 후 서버로 영상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데, 이 작업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하드웨어 성능을 필요로 한다. 우리 제품의 경우 360도 촬영을 위해 퀄컴의 고성능 칩셋을 탑재하고 있는데, 비식별화 기능을 탑재하는데 충분한 성능을 보여 준다. 타사의 저가 제품들은 이 기능을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PB100G 제품을 실제 착용한 모습
PB100G 제품을 실제 착용한 모습

 

Q. 성능도 중요하겠지만, 가격적인 경쟁력도 중요하지 않나? 아무래도 고성능 칩셋은 가격대가 높을 것 같은데?

"실제로 우리의 넥스360(NEXX 360) 제품이나 공공 시장에 공급되는 PB100G 제품의 경우 가격 면에서는 경쟁 제품보다 높게 책정되어 있다. 제품에 탑재된 어쩔 수 없는 것이 퀄컴의 칩셋만 해도 10만 원이 넘는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타사의 제품들의 경우 1만 원 이하의 저가 칩셋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제품들은 공공 시장에서 요구하는 성능과 기능을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공공 시장의 경우 가격 경쟁력보다는 요구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제품을 우선적으로 도입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현재 공공 기관과 지자체 등에 약 70곳에서 1만 대 정도의 PB100G가 공급되었다."

 

Q. 공공 시장 외에 안전 분야에서는 수요가 없나?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산업 현장에서 웨어러블 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부터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이 있긴 했는데, 실제 기대만큼의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주로 건설업체 쪽에서 문의가 많았는데, 현장의 특성상 고정된 위치에 CCTV를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웨어러블 카메라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주요 건설 업체들에는 우리 제품이 조금씩 들어가 있다.

현재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산업 재해 예방을 위한 시설 및 장비 구비를 위한 예산 편성 의무화와 ICT 기반 안전 장비를 구비하면 대표의 처벌을 가볍게 하는 등의 조항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이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우리와 같은 ICT 기반 안정 장비 기업들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다.

B2G 시장을 빗대어 생각해보면 처음 물꼬를 트는 것이 어려웠고, 한 번 선정이 되고 난 후에는 추가 도입 문의가 급증했는데, B2B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예상된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통해 산업 안전 부문에서의 수요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통해 산업 안전 부문에서의 수요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Q. 현재 상황을 들어보니 B2G 시장이 주력이고, B2B가 그 다음인 것 같다. 그런데 과거로 돌아가보면 처음 제품 개발할 때 목표 시장은 B2C였던 걸로 기억한다. 360도 웨어러블 액션캠 시장을 노렸었는데, B2C 시장은 다시 도전하지 않는 것인가?

지금까지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B2G, B2B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B2C 시장을 포기한 건 아니다. 올해 B2G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어느 정도 내실을 다질 수 있었고, 내년에는 다시 B2C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다만 B2C 시장이라고 해서 직접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아니다.

B2C 서비스 사업을 하는 사업자에게 우리 제품을 공급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다른 활동을 하면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B2C 사업에 대한 논의는 지금 하고 있지만 아직 협력사와 논의 중인 사안이 남아 있어 구제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는 점 양해 바란다.

 

Q. 이 외에도 또 준비 중인 사업 계획이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웨어러블 카메라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가 어디라고 생각하나? 바로 군부대와 경찰이다. 영화 같은 데에서 보면 경찰이나 군인들이 어깨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은 주별로 법이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경찰의 바디캠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경찰을 보호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언론에 종종 보도되는 경찰의 과잉 진압 등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것이 미국 보안 기업 액슨(Axon)이다.

액슨은 원래 테이저건을 생산하는 테이저 인터내셔널이었는데, 바디캠 브랜드인 액슨이 주력 사업이 되자 회사 이름을 액슨으로 변경했다. 액슨은 2021년 8억 6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절반 정도가 바디캠 분야에서 발생했다.

우리 역시 액슨처럼 군부대와 경찰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중이다. 경찰의 경우 경찰 자체 추산으로 약 5만 대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다만, 우리가 단독으로 들어가기에는 여러 모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관련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진입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링크플로우의 다음 목표 시장은 군경 장비 부문
링크플로우의 다음 목표 시장은 군경 장비 부문

 

Q.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이제 앞으로 계속 성장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올해가 마무리되고 있는데 내년을 앞두고 있는데, 링크플로우의 향후 사업 전략이 있다면 듣고 싶다.

지금은 거의 모든 사업 분야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업무 환경과 서비스 방식을 바꿔가고 있는데, 우리도 이에 맞춰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 시장을 장악한 액슨의 경우 수익 구조를 이미 구독형 모델로 정착시켰다. 바디캠 제품은 무료로 제공하고, 바디캠과 연동한 클라우드 사용료를 받는 방식을 채택했다. 우리 역시 장기적으로는 액슨처럼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직은 먼 길일 수도 있지만, 가야할 목표 자체는 명확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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