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트렌드] “사람 대신 안전하게” 재난 대응에 비상하는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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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트렌드] “사람 대신 안전하게” 재난 대응에 비상하는 드론
  • 곽중희 기자
  • 승인 2022.09.05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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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예방부터 사고 조사-복원까지 나선다

지난 8월 14일 경남 통영에서 등산을 하던 한 60대 남성(A)이 실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4시간 넘게 수색 작업을 펼쳤지만 사람 키보다 훨씬 큰 수풀에 막혀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일몰이 다가오자 경찰은 다른 대책을 찾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수색 드론(무인항공기)을 투입했다. 드론은 투입 1시간 만에 A씨를 정확히 찾아냈다.

이처럼 드론은 수색·구조, 산불 예방, 사고 조사 등 재난 안전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홍수, 산불, 지진 등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드론의 능력은 극대화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드론 시장의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재난 대응에 해당하는 산업용 드론 시장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산불 감지, 안전 사고 모니터링 등 재난 예방 보안관이 된 드론

드론은 위협을 미리 감지하고, 사고 유발 요인을 잡아내는 등 재난을 예방하는 보안관 역할을 한다.

지난 6월, 원주시는 KT와 함께 불씨를 초기에 발견해 산불을 예방하는 AI드론을 개발했다.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한 산불 예방용 감시 드론이 기존에 개발돼 있었지만, 사람이 직접 조종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AI 드론은 자동 비행과 실시간 탐지, 배터리 교체까지 모두 직접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화재와 관련된 모든 현상을 포착한다. 사실상 산불 감지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다만 아직까지 초속 10m이상의 강풍에서는 비행에 무리가 있다는 것은 한계점이다.

드론은 안전 사고 모니터링에도 활용된다. 제주시는 2021년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의 일환으로 수소 드론을 활용한 해수욕장 이용객 안전 사고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통해 해수욕장 공중을 비행하며 발생할 수 있는 물놀이 사고를 탐지했다. 또한 해파리 출몰 등 이상 징후 포착, 경고 안내 방송, 구명튜브 투하 기능까지 갖췄다. 제주시는 향후 다른 해수욕장에서도 안전 관리에 드론을 활용할 계획이다.

AI스타트업 OZO(오조)는 최근 AI기반의 화재 조기 감지 솔루션이 탑재된 드론을 선보였다. 오조의 솔루션은 국내에 있는 다양한 지형, 도심 데이터를 학습해 재난 상황 시 각 지형과 지역에 맞는 대응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자체들은 드론 기술을 갖춘 전문 기업과 함께 재난 대응에 필요한 드론의 안전 운행 기술 확보에 나섰다. 산림청은 지난 8월 드론 전문 기업 파블로항공과 함께 드론 관제 시스템에 대한 협력을 맺었다. 드론 관제 시스템은 여러 드론을 한 번에 통제할 수 있는 관제 기술이다.

유윤열 한국드론기술개발협회 대표는 “재난 안전 분야에서 드론의 전망은 매우 밝다. 특히 화재 감지와 소화 작업에서 드론은 그 어떤 매개체보다 뛰어난 임무 수행 능력을 지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용화된 드론 기술로 자연 재해를 100% 예방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구름을 생성하는 대류권 권역에 습도와 대기압을 조절하는 등 재난으로 인한 피해의 규모를 최소화하는 단계까지 기술 수준이 도달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영화에서나 봤던, 드론을 통해 자연 현상을 어느 정도 제어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재난 사고 조사, 현장 구조-복원까지 나서는 드론

재난 예방을 넘어 재난 사고 조사, 현장 복원 등 재난 대응 분야에서도 드론의 활용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집중 호우로 인한 침수 지역, 방사능 위험 지대 등 안전 위협으로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현장을 파악하고 사고를 조사하는데 드론이 적극 투입되고 있다.

청양군은 지난 8월 중부 지방에서 발생한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 현장에 드론을 투입했다. 드론이 침수 지역을 비행하며 피해 상황을 중계하면 거기에 맞는 맞춤형 복구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국내의 전자 기기 스타트업 태경전자는 2022년 무인이동체 산업엑스포에서 서치라이트를 구비한 드론을 선보였다. 드론에 고성능 서치라이트를 탑재해 야간 구조 상황에서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해당 드론은 야간 구조 현장에서 장기간 빛을 비추고, 직접 구조를 돕는 등 구조 상황에 활용될 수 있다.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는 드론이 산림 복원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호주의 스타트업인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스는 산불과 벌목으로 파괴된 산림을 살리기 위해 AI가 탑재된 드론을 통해 하루 약 4만 개 이상의 모종을 심는다. 드론은 식물 종-토양 샘플 지도 제작부터 씨드볼 제작, 투하 등 산림 복원 전 과정에 관여한다. 에어 시드 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드론을 통한 산림 복원은 사람이 수행하는 복원보다 약 25배 이상 빠르며 80% 이상 저렴하다.

 

드론이 재난 안전 분야에 널리 사용되면서 도시 안전 전체에 드론을 활용하는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고양시는 올해 ‘2022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고양특례시 컨소시엄은 12억 5000만 원을 지원 받아 지역의 안전 점검 및 환경 관리에 드론을 적극 활용한다.

구체적인 분야는 ▲실내외 시설물 노후화 점검 ▲발전소 주변 대기 측정 실증 ▲열섬 지도 제작 ▲열 수송관 안전 점검 ▲하천 환경 모니터링 등이다. 현재 고양시는 지역 내 시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대형 조형물과 시설물 점검에 드론을 투입하고 있다.

김성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박사는 “드론은 주목받는 신기술로 안전이 위협 받는 재난 상황에서 꼭 필요하다. 그래서 관련 예산도 매년 늘고 있다. 실제로 내년부터 드론을 통한 재난 대응에 대한 R&D연구 사업이 계획돼 있다. 신속성, 대체 불가능성 등으로 재난 대응 분야에 있어 드론은 앞으로 필수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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