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집중화 해소해 줄 미래의 도시 모델, 스마트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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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집중화 해소해 줄 미래의 도시 모델, 스마트시티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1.11.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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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술 집약된 첨단 ICT 플랫폼

유럽연합 공동 연구 센터가 2020년 3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76%가 도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갈수록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새로 적용된 국제 도시 기준 표준안에 따르면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도시의 인구 밀집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도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기술과 인프라 구축은 전 세계 국가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러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도시 시스템에 적용한 모델이 ‘지능형도시’ 혹은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 왜 필요한가?

도시는 인류가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온갖 기술과 인프라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편의성을 찾아 도시로 모이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 도시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한계는 인구의 한계는 명확하다는 데 있다.

도시가 모여드는 인구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면 크나큰 위협을 맞이할 수 있다. 가령 주거 공간이 모자라면 노숙자가 늘게 되고, 식량 공급이 부족해지면 굶는 사람이 나올 수 있으며, 병원 시설이 부족하면 다쳐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독재 국가를 제외하면 도시로 모여드는 인구를 강제로 막을 수는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도시를 운영하는 정치인들과 이들에 협력하는 과학자 및 기술자들은 일반적인 도시의 수용 한계를 넘어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하고 효율적으로 도시를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 결과 첨단 기술로 무장한 미래형 도시 모델 스마트시티가 탄생한 것이다.

스마트시티는 외적으로 팽창의 한계를 갖고 있는 기존 도시 모델의 주요 시스템을 효율화함으로써 같은 면적 안에서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하고 도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도로를 정비하고 대중교통을 확충하는 동시에 원활한 교통관제를 제공함으로써 복잡한 도시 교통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며, 현대적인 동시에 환경 친화적인 주택 정책으로 시민의 편의성 향상과 더불어 에너지 절감과 환경 보호까지 동시에 추구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가파른 경제 성장과 함께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됐으며, 특히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모여 살 정도로 도시 밀집도가 심화되고 있어 스마트시티 구축을 통한 도시 운영 효율화 전략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시범 도시 2곳을 지정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 가상현실 등 기술 융합형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와 디지털트윈이 각광받으면서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새로운 전략 모델로 관심받고 있다.

 

 

스마트시티를 실현하는 첨단 기술 인프라

스마트시티는 기술적 관점에서 다양한 첨단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거대한 도시 플랫폼이기도 하다. 최근 수년 동안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활용된 기술들을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언급되는 빅데이터, AI, 네트워크가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분야별로 클라우드, 에너지 관리, 빌딩 관리, IoT, 보안 등의 무수히 많은 기술들이 집약돼 있다.

 

빅데이터

데이터 그리고 방대한 데이터의 집합체인 빅데이터는 미래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자원으로 꼽힌다. 이는 스마트도시 설계에서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에서는 하루에도 방대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수집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시 내를 운행하는 자동차의 대수, 시간대별 도로 혼잡도, 주차 시설 사용 이력, 시간대별 대중교통 이용량, 교통사고 발생 건수, 주요 교통사고 발생 지역 등 교통과 관련해서만도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단순히 수집해서 통계를 내는 걸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이유는 이를 바탕으로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 있다면 그 원인을 파악해 안전시설이나 차량 속도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교통이 혼잡한 지역은 우회로를 개발해 해소해 줄 수 있다.

우범 지대가 있다면 CCTV를 설치하거나 가로등을 설치함으로써 범죄 발생률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모든 조치들이 모두 방대하게 수집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스마트시티 구축에서도 빅데이터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AI

인공지능은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매우 명확한 기술로 꼽힌다. 현재의 AI는 사람처럼 자율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특정한 조건 하에서는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효율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령 도시 내에서 범죄가 발생해 CCTV에 촬영된 용의자를 추적할 경우, AI 기반의 영상 분석 기술은 사림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도시 전체에 촘촘히 깔려 있는 CCTV 영상들을 분석해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동일한 결과물들을 빠르게 제공해 줄 수 있다.

미래 도시의 주요 교통 인프라가 될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에도 AI 기술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스마트시티 플랫폼에서 AI의 역할로 범죄 예방, 헬스케어 지원, 빠른 이동 환경 구축, 에너지 효율화, 시설물 장애 및 파손 예방 등을 꼽기도 했다.

 

네트워크

네트워크는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카메라와 센서들이 사용되는데 이러한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서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네트워크다. 현재 구축되어 있거나 향후 추진하는 많은 인프라들이 네트워크의 지원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최근 전국적으로 KT 망이 장애를 일으키면서 약 40분 동안 유선 인터넷은 물론이고 모바일 데이터 통신까지 먹통이 되는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이때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모든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매장에서는 카드 결제를 할 수 없었으며, KT망을 이용하는 스마트폰은 계좌이체가 불가능했고, 배달 기사들은 주문 접수와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없어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처럼 잠시 동안 네트워크가 끊기는 것만으로 우리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불편을 겪는다.

네트워크 기술은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지탱하는 혈관이자 신경망으로써 어쩌면 그 어떤 기술보다도 우선순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는 자율주행차들은 5G 기술이 도입되기 전까지 제대로 구현할 수 없었다.

기존의 네트워크 기술로는 시간 지연 없이 즉각적으로 교통 정보를 교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속으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의 경우 매우 짧은 시간의 연결만 단절돼도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지연 없는 네트워크 기술이 필수로 꼽힌다.

 

클라우드

최근의 기술 도입 트렌드는 프로그램 직접 구매 방식이 아닌 서비스 구독 방식이다. 서비스형으로 제공되는 솔루션은 구축 편의성을 올려주고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모든 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형 솔루션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클라우드 기술이다. 스마트시티에서 사용되는 많은 솔루션들도 마찬가지로, 직접 구매하거나 설치할 필요 없이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기술은 도시의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과거에는 도시에서 운영되는 수많은 CCTV의 데이터를 보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커다란 저장 용량을 가진 서버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직접 분석함으로써 영상 데이터를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도시에 설치된 수많은 IoT 센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들 역시 별도의 저장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없이 에지와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에너지 관리

미래형 도시 모델 구축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에너지 절감이다. 에너지 소비는 지구의 환경 문제와도 직결되어 최근에는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에너지를 절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도시를 가득 메우고 있는 빌딩들은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만큼 도시의 에너지 효율 극대화와 에너지 소비 절감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에너지는 전기뿐 아니라 수도, 가스, 석탄, 석유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스마트시티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 모델을 구축하고 에너지 소비가 높은 시간대와 낮은 시간대, 지역별 에너지 소비 비율, 생산 및 소비되는 에너지의 종류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에너지 수급 방식을 기획하고 저전력 설비를 구축하는 등 도시 전체의 에너지 소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안전한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보안 대책

지금까지 나열한 내용 외에도 스마트시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필요하며 이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스마트시티는 모든 인프라가 플랫폼 형태로 제공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비용이 요구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잠시 인터넷이 끊기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스마트시티 인프라가 사용할 수 없게 되며, 분야에 따라서는 이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방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겠지만, 어떠한 시스템이든 완벽한 방어는 사실상 어렵다. 1차적으로는 최선의 보안과 안전 대책을 준비하되 문제 발생 시 빠른 복구를 위한 대책도 함께 구비해야 한다.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할 경우 오프라인 환경에 대한 보안 위협은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CCTV 영상 저장장치가 온프레미스 서버로 관리될 경우 외부에서의 침입자에 의해 훼손되거나 도난당할 수 있지만 CCTV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운영하면 이러한 물리적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네트워크 보안에 더욱 신경 쓰고, 망분리 기술 등을 통해 외부에서의 내부 망 침투를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또, 스마트시티 플랫폼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의 데이터가 유통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를 더욱 강화해야 하며, 만약 수집된 개인정보가 유출되더라도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사전에 보안 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최소한의 보안 대책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스마트시티는 과거 유비쿼터스시티처럼 장밋빛 청사진만 보여주다 흐지부지 도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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