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우기 어렵지 않아요”...ETRI, 대화형 AI 튜터링 기술 개발
상태바
“한국어 배우기 어렵지 않아요”...ETRI, 대화형 AI 튜터링 기술 개발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9.30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르테크에 기술이전, 한국어 교육 앱 ‘코코아’ 출시

한글은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문자다. 하지만 한국어는 외국인들에게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미국 외교관의 외국어 교육 등급에 한국어가 가장 어려운 언어인 ‘카테고리 4’로 분류된 것이 그 방증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기술에 힘입어 외국인들이 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내 연구진이 AI와 대화하며, 언어를 손쉽게 익힐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준지도학습형 언어지능 원천기술 및 이에 기반한 외국인 지원용 한국어 튜터링 서비스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자유롭게 대화를 하면서 음성을 인식하고, 발음을 평가하는 대화형 교육 시스템 원천기술을 개발해 언어 학습 콘텐츠 개발 업체 다수에 기술을 이전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대화형 외국어 교육 시스템은 다양한 상황별 주제를 영어나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말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은 물론, 발음과 강세 표현까지 세부적 평가가 이뤄져 외국어를 혼자서도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르테크는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이전받아 올해 7월 한국어 교육 서비스 앱 ‘코코아(KOKOA)’를 출시했다.

교재형 학습 콘텐츠를 기반으로 챗봇과 함께 대화를 연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앱은 출시 2개월 만에 1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다운로드 받았을 만큼 높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교재는 생활 한국어 등으로 이뤄진 유·무료 초급자용 90개 단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르테크는 향후 캐릭터 콘텐츠와 단계별 학습자료를 추가해 더 재미있고 심도 깊는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할 앱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ETRI 연구진의 기술은 올해 3월 세종학당재단에서 출시한 AI 한국어 대화 연습 서비스 ‘세종학당 AI 선생님’ 앱에도 적용됐다. 이 앱 역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보급하기 위한 세종학당 설립 취지에 맞게 이르테크에서 개발했다.

당초 한국어 교사 지원이 부족한 남미 등 10여 개 국가의 한국어 학습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많은 관심에 힘입어 현재는 전 세계 사용자에게 무료로 공개 중이다.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 초급 수준 80개 주제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연내 초급용 주제 20여 개와 중급용 주제 80여 개를 추가해 다양한 대화 연습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ETRI 기술은 교육부의 AI 기반 초등학교 영어 말하기 학습 사업에도 적용돼 올해 3월부터 전국 초등학교 3~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공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대학 한국어학당에서 외국인 학생의 반편성을 위한 한국어 회화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본 기술을 시범 운영하여 한국어 교사들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윤근 ETRI 인공지능연구소장은 “다문화 가정, 외국인 노동자, 한류에 관심이 많은 해외 학습자들이 손쉽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AI 원천기술을 개발했다”며, “특히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비대면 수업, 한국어 교사 부족 등의 어려움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연구진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음성을 더 정확하게 인식하고, 적은 학습 데이터로도 다양한 주제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비원어민 음성인식 기술’과 ‘대화처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텍스트와 그림으로 된 학습자료를 AI와 함께 보고 읽으면서 대화하는 외국어 학습용 대화 기술도 개발하는 등 관련 기술의 보급 확대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