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위장수사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철퇴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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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위장수사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철퇴 가한다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9.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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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 시행

이제는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그루밍도 처벌 대상이 된다. 또한 경찰관의 위장수사가 법적으로 허용돼 디지털 성범죄 예방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유인·권유하는 그루밍 행위를 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일부개정법률이 지난 24일 정식 시행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시행 법률은 텔레그램 ‘엔(n)번방’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에 담긴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입법 조치 목적으로, 지난 3월 23일 공포된 바 있다.

개정법률 시행에 따라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그루밍’ 행위가 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된다.

또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를 사전에 효과적으로 적발·예방할 수 있도록 경찰이 신분을 비공개하거나 위장해 수사할 수 있는 위장수사 특례도 마련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위장수사를 통해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자에게 접근해 범죄와 관련된 증거와 자료 등을 수집할 수 있으며(신분비공개수사) △범죄 혐의점이 충분히 있는 경우 중 수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득이한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신분을 위장해 수사(신분위장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법원 허가를 통해 신분위장을 위한 문서와 도화, 전자기록 등을 작성·변경·행사할 수 있으며, 위장신분을 이용한 계약·거래와 함께 성착취물의 소지·판매·광고까지 할 수 있다.

개정법률 공포 후 6개월의 경과 기간에 경찰청은 여성가족부·법무부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법률에서 위임한 사안과 위장수사에 필요한 사항을 시행령에 마련했다. 시행령에서는 △신분비공개수사의 세부 방법과 승인 절차 △신분비공개수사 시 국가경찰위원회와 국회에 보고해야 하는 사항 등의 통제 방안을 규정한다.

특히 위장수사 시 사법경찰관리가 준수해야 할 사항으로 본래 범의(犯意)를 가지지 않은 자에게 범의를 유발하지 않도록 하며, 피해 아동·청소년에 대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함 등을 명시했다.

아울러 경찰청은 위장수사의 남용을 막고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절차와 서식을 경찰청 훈령에 반영하는 한편, 해외수사기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참고해 위장수사 승인·허가절차, 국내외 수사사례 등을 담은 ‘위장수사 지침서’를 제작했다.

그리고 시도경찰청에 근무 중인 수사관을 중심으로 위장수사관 40명을 선발해 심리검사 후 경찰수사연수원에서 1주일 간 전문교육을 실시했다. 원격화상교육 강의를 한 미 국토안보수사국(HSI) 본부소속 위장수사담당관은 “HSI에서는 범인 검거도 중요하지만 위장수사의 최우선적인 목적을 피해자 구조·보호에 두고 있다”며 피해자 구조·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박사방’ 수사에 참여한 한 수사관은 교육 후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서 위장수사는 중요 단서 확보를 위해 필요한 수사기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적극적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경찰청은 선발된 위장수사관과 전국 사이버·여청수사관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위장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 점검단’ 등을 운영해 위장수사 시행에 따른 문제점과 보완 사항을 점검하고 지속해서 위장수사관 인력을 늘려갈 방침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위장수사를 통해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경찰활동의 토대가 마련되고, 이를 뒷받침할 민·형사상 면책규정이 도입됐다”며 “위장수사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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