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5년간 30조 투자해 사업중심축 ‘탄소’→‘그린’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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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5년간 30조 투자해 사업중심축 ‘탄소’→‘그린’ 이동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7.0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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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적 탈·저탄소 전략수립…2050년 이전 전 사업 넷 제로 달성

SK이노베이션이 향후 5년 동안 30조 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기존 탄소 중심에서 그린 중심으로 사업의 중심축을 완전히 이동한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를 열고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고의 정유·화학 기업으로 성장해 온 SK이노베이션이 창립 60년을 한해 앞둔 시점에서 김준 총괄사장, 김종훈 이사회 의장 등 전 경영진과 국내외 시장·언론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혁신적 정체성 변화를 천명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는 지난 2017년 혁신 방향 제시, 2019년 혁신 실행 전략 발표에 이은 세번째 행사로, 이번에는 혁신 완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글로벌 친환경 산업 핵심인 배터리 사업 ‘1테라와트 +α’ 수주 역량에 기반해 그린 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삼아 미래 전략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준 총괄사장 등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이날 밝힌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은 한마디로 ‘Carbon to Green’, 즉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년 경영방침을 통해 회사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 밝힌 바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스토리데이를 통해 그 구체적 완성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핵심 전략은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제로인 '넷 제로(Net Zero)' 조기 달성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 +α’ 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1테라와트 이상을 수주한 곳은 글로벌 상위 두 개사 정도로 알려져 있었는데, SK의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α’의 규모라고 밝힘에 따라 3개사로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SK 배터리 사업 목표는 글로벌 톱3에서 글로벌 톱을 향할 수 있게 됐다.

1테라와트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던 지난 2017년 5월 당시의 60GWh 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으로 한화로 환산하면 130조 원 이상이다. 또한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될 경우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 배터리 사업 지동섭 대표는 “내년 말에는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수주와 매출이라는 양대 영역에서 글로벌 톱3가 실현된다.

SK이노베이션의 생산 규모도 크게 늘어 난다. 지동섭 대표는 “현재 40GWh 수준에서 오는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EBITDA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 원, 2025년 2.5조 원까지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 LiBS(리튬이온전지분리막) 사업 자회사의 상장 성공을 계기로, 현 14억㎡인 LiBS 생산 규모를 오는 2023년 21억㎡로 키운 뒤 전기차 산업의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2025년에는 현재의 3배인 40억㎡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김준 총괄사장은 “올해 기준 3000억 원 수준인 분리막 사업의 EBITDA를 2025년 1.4조 원까지 키워 이 사업에서만 ‘조원 단위 EBITDA’ 시대를 만들어 그린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육성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은 그동안 축적된 정유공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수산화 리튬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이를 활용하면 최초 리튬 채굴시 발생하는 탄소를 40~70%까지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해 오는 2024년 국내외에서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이 사업에서만 약 3000억 원의 EBITDA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 로봇 등으로 배터리 적용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 사업도 개발해 집중 육성키로 했다.

이날 김준 총괄사장은 또 “그린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라며,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 유전’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탄생한 원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이른 바 리사이클 기반 화학 사업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할 방침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자체 개발한 기술과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으로 확보한 역량을 기반으로 오는 2027년 기준 ▲국내외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인 연간 250만 톤 이상 재활용 ▲사용량 저감 및 재활용 가능 친환경 제품 비중 100% 달성 등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 사장은 “2025년 그린 사업으로만 EBITDA 기준 6000억 원 이상을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으로 전체 1.1조 원 중 절반을 넘겨 기존 사업을 앞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석유 사업은 원유정제, 트레이딩 및 석유개발(E&P) 영역 등에서 탄소발생 최소화를 중심으로 운영 체질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전 사업장을 탈·저 탄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운영최적화,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수송용 연료 생산을 감축하는 대신 석유화학 제품 생산 증대, 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방식들을 동시에 추진해 갈 방침이다.

그리고 석유사업이 보유한 주유소와 고객들을 ‘그린 플랫폼’ 개념으로 전환해 친환경 전기와 수소를 생산·판매하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과 친환경차 대상 구독 모델 도입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설명회에서 온실가스 ‘넷 제로’를 2050년 이전에 달성한다는 목표도 공표했다. 넷 제로 로드맵은 세 가지 측면에서 차별화된 탈 탄소 전략으로 ▲ 첫째, 아시아 기업 최초로 스코프(Scope) 1,2,3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 감축 목표의 구체적 제시 ▲ 둘째, 파리기후협약의 1.5도 온도상승 시나리오보다 빠르게 감축해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적으로 2050년 이전에 넷 제로 달성, 특히 배터리, LiBS 사업은 2035년 조기 달성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지막 ▲넷째는 단순한 석유화학사업의 매각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 친환경 투자를 통한 넷 제로 달성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친환경 중심 공정개선, 저탄소 제품 전환 및 탄소 포집 등 감축 기술 개발을 강력히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한 딥 체인지와 혁신을 이제는 완성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시점인 만큼 ESG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사회,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할 것”이라며,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지난 5년간 투자액의 2배가 넘는 총 30조 원을 집중 투자해 현재 30% 수준인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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