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4단계 자율주행 시대 개막...운전대 없는 셔틀버스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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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4단계 자율주행 시대 개막...운전대 없는 셔틀버스 운행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6.0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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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전기차에 첨단 AI 적용, 국내 최초 임시 운행 허가 획득

국내 연구팀이 사람의 개입이 불필요한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 시대를 열어젖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9일 중소기업이 만든 전기차에 고성능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운전대가 없는 4단계 무인자율주행 셔틀버스를 개발, 연구원을 순환하는 시범운용에 나섰다고 밝혔다.

현재 상용화된 대다수 자율주행 기술은 차량에 운전대가 남아있거나 필요 시 운전자의 개입이 이뤄지는 2~3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ETRI는 운전석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를 구현할 기술을 개발하면서 자율주행 4단계 시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차의 이름은 '오토비(AutoVe)'다. 자율주행을 뜻하는(Autonomous Driving)에 이동체(Vehicle)를 합성한 명칭으로 운전자가 없는 진정한 자율주행 기술을 상징한다.

셔틀 서비스는 주차된 오토비를 모바일 기기로 호출하면서 시작된다. 다가온 오토비에 탑승한 뒤 목적지를 말하면 음성인식을 통해 해당 지점으로 알아서 이동한다. 탑승자는 운전에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어 이동 중 자유롭게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오토비는 ETRI 연구원 내에서 안전규정에 따라 25km의 제한 속도를 준수하며 이동하게 된다. 탑승 예약은 방문동 키오스크로 가능하며, QR코드로 오토비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운행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주요 연구동을 지나는 노선으로 이뤄진다.

비신호 교차로나 보행자 횡단보도, 정지 차량 등 매번 다르게 펼쳐지는 상황에도 안전하고 똑똑하게 운행한다.

연구진이 오토비에 적용한 고성능 AI 알고리즘은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에서 얻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여 환경과 주변 환경, 객체를 인식하고 스스로 주행 경로를 만들어낸다. 센서 정보를 원격지와 통신하며 처리하는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사용자 편의를 위해 ETRI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반 음성 대화 인터페이스 기술도 탑재했다. 탑승자는 오토비에게 AI 비서에게 말하듯 차를 호출하거나 탑승한 뒤 “목적지로 가자”, “정지”, “회피” 등 원하는 명령을 내려 쉽게 제어가 가능하다.

특히 오토비는 주변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이동한다. 연구진은 데이터 분배 인프라 기술을 활용해 여러 센서를 원내 곳곳에 설치해 오토비에게 사각지대, 공사 구간 등 실시간 안전 정보를 원격에서 전송한다. 자체 정보와 더불어 확장된 상황 인식으로 더욱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수행하는 셈이다.

또한 오토비 내부 창가에 설치한 투명 OLED 디스플레이에는 ETRI가 개발한 증강현실(AR)실감가이드 기술과 8K 가상현실(VR) 방송 기술을 탑재했다. 덕분에 탑승자는 실시간으로 차량 정보와 3차원 공간과 연동되는 콘텐츠를 받거나 8K급 고화질 360도 VR 방송을 즐기며 지루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5월부터 ETRI 분야별 자체 기술을 융합하는 연구를 통해 기능과 완성도를 더했으며 올해 2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획득했다. 외산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ETRI가 개발한 인공지능, 5G 통신, 미디어콘텐츠 등의 기술력을 종합해 4단계 자율주행 서비스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ETRI 최정단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장은 “ETRI의 ICT 기술을 융합해 국내 최초로 미래지향형 자율주행 내부순환 셔틀을 개발했다”며 “오토비가 ETRI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넘어 물류, 치안,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자율주행 기술을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위해 ETRI는 국내 도로 교통환경데이터 10만km를 구축하고 1400만 장의 학습용 데이터 200테라바이트(TB)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관련 데이터를 연구기관 및 관련기업과 공유하는 한편, 알고리즘 성능 향상과 안정화, 최적화 연구를 지속하며 국내 인공지능·자율주행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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