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더 빠르고 저렴한 ‘금속 3D 프린팅’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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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 더 빠르고 저렴한 ‘금속 3D 프린팅’ 기술 개발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4.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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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공법 대비 속도 2배나 빨라...도입비용도 상용 3D프린터 10% 불과
용접토치가 부착된 로봇팔이 금속 와이어를 이용해 금형 틀을 적층하고 있다. [사진=생기원]

금속 3D 프린팅은 부품 대다수가 금속인 제조업체에게 공정혁신을 이끌 핵심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3D 프린팅을 활용하면 복잡한 형상의 금형이라도 높은 정밀도로 맞춤제작이 가능해 시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제품 라이프사이클 비용의 상당부분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선박, 항공기 등 중대형 수송기기 부품처럼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경우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이 같은 금속 3D 프린팅 분야에 최신 용접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중대형 부품이나 다이캐스팅 금형을 더욱 신속하고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PBF(Powder Bed Fusion)’ 방식의 3D 프린팅은 고출력 레이저 장비와 값비싼 분말 재료로 오랜 시간 한 층씩 적층해야 해 금형이 커질수록 제조단가는 높아지고 생산성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대형 금속 3D 프린터는 대당 가격이 10억 원 이상의 고가여서 중소기업들이 도입해 운용하기에는 재정적으로 많은 부담이 있다.

생기원 첨단정형공정연구그룹 지창욱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푸시풀(Push-Pull) 방식의 최신 용접기법으로 금속 와이어를 빠르게 적층하는 ‘와이어 아크(Wire+Arc) 3D 적층 제조방식’을 고안하고 관련 공정을 최적화하는데 성공했다.

와이어 아크 3D 적층 시스템으로 제작한 2m 크기의 대형 선박 프로펠러 [사진=생기원]

이 방식은 3D 프린팅의 또 다른 방식인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와 유사하지만 레이저 대신 고온의 전기불꽃(아크, Arc)’을 열원(熱源)으로 사용하고 금속 분말이 아닌 와이어를 녹여 적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구팀은 용접기와 로봇, 적층 경로 설정 소프트웨어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와이어 소재, 가스유량, 작업온도 등 각종 공정 변수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쌓아 3D 프린팅에 적합하도록 최적화했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은 제작할 부품·제품의 캐드(CAD) 도면을 시스템에 입력하면 경로설정 소프트웨어가 최적 적층 경로를 설정, 로봇팔에 부착된 용접토치가 그 경로를 따라 와이어를 녹이며 적층하는 자동화 방식이다.

부품 제작 속도가 기존 주조공법보다 2배 이상 빠르고, 특히 다이캐스팅 금형 제작의 경우 CNC 가공법과 비교해 제조단가는 약 20%, 소재 손실율은 80%나 낮다. 장비 구축비용도 대형 3D프린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적층 과정에서 이종 소재를 접합하는 용접기법인 ‘클래딩(Cladding)’을 적용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금형의 냉각속도, 내마모성 등을 향상시켜 금형 수명증진과 제품의 치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통상 2개월 가량 소요되는 2m 크기의 대형 선박 프로펠러를 단 3주 만에 제작해냈다. 강도, 내구성과 같은 물적 특성의 우수성도 인정받아 ‘선급 인증’까지 받았다.

지창욱 박사는 “자동화 용접시스템과 캐드 도면만 있으면 중소 제조업체들도 손쉽게 도입 가능한 고속·저가 3D 프린팅 기술”이라며, “향후 철, 알루미늄에 더해 경량화에 유리한 마그네슘 합금으로 적용 소재를 확대해 항공부품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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