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형충 회장 "기술사법 개정안은 전문가에 의한 공공 안전 확보 위한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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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형충 회장 "기술사법 개정안은 전문가에 의한 공공 안전 확보 위한 법률"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1.02.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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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 백형충 회장 인터뷰

지난해 말, 과거 수차례 논의됐던 ‘기술사법 개정안’이 다시 발의되면서 직접적인 이해 관계에 있는 기술사와 소프트웨어(SW) 업계가 다시 한번 부딪히고 있다. SW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 언론을 통해 해당 개정안이 SW 업계의 현실을 외면한 법안이라며, SW 분야를 제외하는 조항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지에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한 교차 검증을 위해 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 백형충 회장을 만나 이번 기술사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백형충 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 회장
백형충 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 회장


Q. 먼저, 논란이 되고 있는 ‘기술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6670, 2020.12.17.)’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최근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공공 안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해 김영식 의원(등 10인의 국회의원)은 기술사 직무에 대한 법적 실효성 제고를 통한 공공 안전 강화를 위해 ‘기술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고 현재 국회에서 법안 심사가 진행 중이다.


Q. 기술사법 개정안 취지와 핵심은 무엇인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종류 및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사업 발주 시 설계에 대한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 기술사를 참여시켜 최종 서명·날인하게 함으로써 공공의 안전 확보를 위한 기술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 본 개정안의 핵심이다. 또한, 해당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을 경우 벌칙을 부과해 기술사 직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 공공 시설물의 안전 예방을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Q. 왜 기술사에게 이러한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는 것인가?

공공의 안전과 관련된 대형 사업은 국가가 인정한 최고 기술자인 기술사가 수행하는 것이 마땅하고, 기술사의 책무이기도 하다. 미국 등 선진국은 PE(Professional Engineer, 기술사)라는 면허 제도를 통해 모든 공공 기술 문서의 서명권을 부여하고 기술 전문가가 엔지니어링을 주도하도록 보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라 기술사를 최고 기술자로 배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지니어링 전문가로 육성하고 실질적인 책임과 역할을 부여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 이에 공공 안전 관련 분야에 국가에서 인정한 전문가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Q. 일부에서는 기술사 자격 보유자가 소수에 불과해 다수의 기술 인력이 경제 활동을 하는데 제약을 초래할 수 있고, 기술사 신규 채용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현재, 엔지니어링 분야의 대형 공공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업체는 이미 기술사를 보유하고 있고, 70%를 기술사가 책임자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어 이러한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 이번 개정안에서 대상으로 하는 사업 범위를 보면 사람의 생명과 밀접한 공공 안전 관련 사업의 설계에 국한되며, 기술사의 설계 참여 범위와 규모는 법률 개정 후 시행령에서 정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므로 현재 시점에서 막연히 경제 활동을 제약하고 부담을 초래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개정안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으로 이는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 시작 자체를 방해하는 것이다.


Q. 이번 기술사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 중에는 기술사의 지위나 기득권을 위한 것으로 학력 및 경력자를 인정하는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공공 안전은 학력이나 경력 인정 추세보다 중요한 사항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사업에 기술사를 의무적으로 사업에 참여시켜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기술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나, 공공 엔지니어링 역량 고도화를 통한 안전 확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일정 부분 기술사들의 헌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합리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설계 및 프로젝트 관리에서 기술 전문가의 배치와 책임성 부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 분야에 ‘국가기술자격법’이 검증해 배출한 최고 기술 전문가인 기술사를 활용하는 것이 올바른 대안이 될 것이다.


Q. 이번 개정안에 대한 SW 분야의 전반적인 의견은 어떤가?

SW 산업계 일부에서는 기술사에게 서명날인권을 부여하는 사업에서 SW 사업은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실제 발의된 기술사법 개정안은 공공의 안전 확보를 위한 것으로 일정 규모 이상(시행령에서 설계비 3억 원 이상으로 한정될 것으로 예상됨)의 공공 프로젝트에만 적용되므로 민간 사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물론, SW 기술자의 연구와 설계를 제한하는 규정은 어디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현재 공공 분야의 정보화 사업 추진 시 SW 개발 및 구축 사업은 설계(요구 사항 분석 및 설계), 개발(구현), 시험(평가)의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 타 분야 엔지니어링 사업과 달리 설계 업무는 별도의 엔지니어링 사업으로 발주되는 사례는 없고 SW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발주되고 있다. 최근 SW 산업 구조 선진화를 위해 요구 사항, 설계, 구현, 시험 공정을 분할(주로 분석/설계 업무를 개발 공정과 분리하여 별도의 사업으로 발주)하는 시범 사업이 발주된 바 있으나 아직 제도화는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SW를 포함한 정보 기술 활용이 모든 분야에서 증대되는 상황에서 SW 관련 사업을 제외한다면 설계 오류로 인한 심각한 사고 발생을 방지할 수 없을 것이다. 가령, 인간 생명과 직결되는 자율주행, 스마트대중교통뿐 아니라 개인정보에 대한 노출이 우려되는 스마트홈 기술, 나아가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과 같은 미래형 산업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SW 분야 역시 제도화 과정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Q. 마지막으로, 기술사 직무의 역할과 책임 강화에 따른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공계 분야에 끼칠 영향에 대한 의견을 들려달라.

엔지니어링 산업은 기본 설계, 프로젝트 관리 중심의 고부가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하는 저가 수주 경쟁 산업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 중심으로 관점을 바꾸어 기술 인력의 위상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고부가가치 산업 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기술 및 공공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함으로써, 우수한 인력의 이공계 진출 확대가 이루어지고, 기술 발전 및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국가 시스템 구축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술사를 활용하는 것은 장래 이공계 청년들에게 ‘기술 전문가로 성장’의 동기부여가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이공계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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