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고성능 블록체인, 속도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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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성능 블록체인, 속도의 허와 실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0.10.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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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에 부합하는 속도의 중요성

[글=조영준 이사 | 미디움 COO]

미디움 조영준 이사
미디움 조영준 이사

고속도로 하이패스(Hi-Pass) 대기 시간이 10초가 넘어간다면, 아니 5초만 되어도 사람들은 더 이상 하이패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2017년 7월 기준으로 하이패스 이용률이 80%를 넘어갔으니, 하이패스 대기 시간의 증가는 고속도로 정산소 하이패스 라인에 그야말로 대란을 야기할 것이다.

고성능 블록체인을 연구 개발하는 미디움이 말하는 성능은 이러한 개념에서 출발한다. 상용화 가능 수준의 성능 구현을 위해 꾸준한 고성능 블록체인 연구가 지속되었고, 현재 14,000TPS 이상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미디움의 관점에서 광범위한 영역의 원활한 서비스에 요구되는 기본적인 ‘속도’는 상용 블록체인의 시작이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게 되는 기업형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에서 성능은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의 성능 고도화를 위한 노력은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더리움이 2.0 버전으로 5,000TPS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도 3~4,000TPS의 성능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클레이튼이 현업에서 4,000TPS 수준까지 성능을 개선했다. 상용 블록체인의 대중화 측면에서 클레이튼이 4,000TPS를 구현한 것은 의미 있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현업에 적용되었을 때 100TPS도 구현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른 속도를 뽑아 내기 위해서만 시행된 자체 성능 테스트의 단편적인 TPS가 주는 의미는 단순하다. 속도만을 위한 지표들은 단지 ‘빠르기 위한’ 성능으로 변질될 수 있으며, 업계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의 안정성과 정확성, 신뢰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국내외 여러 블록체인이 앞다투어 초고속 블록체인을 자청하고 있다. 적용된 합의 알고리즘도 다양하다. DPoS, PoW, PoS, POSW, 샤딩 등 여러 방식으로 블록체인 성능 개선 시도가 이어졌으나, 속도 향상만을 위한 합의 알고리즘 간소화나 여러 알고리즘을 단순 조합한 형태에 대한 지적도 많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아직도 블록체인 분야의 속도에 관한 갑론을박이 끝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30만 TPS를 주장했던 A 블록체인의 경우 위임지분증명(DPos) 방식으로 이를 구현했지만, 이 경우 탈중앙화가 되지 않아 보안에 취약할 수 있다. 대표자 선출에 따른 블록체인의 익명성을 저해할 위험도 있다. 또한 100만 TPS를 주장하는 B 블록체인의 경우, 샤딩 방식을 통해 성능을 향상했다고 하지만 Root Chain을 포함한 어느 샤드도 데이터를 기록하지 않아, 샤드가 다운되는 경우 복구가 불가능하며 이 방식은 해킹에 대한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더욱이 주의해야할 것은 이와 같이 높은 수치의 TPS를 주장하는 블록체인의 성능이 현업에 적용된 수치보다는 실험실, 혹은 내부 연구소에서 정해진 환경에서의 결과값과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개별 블록체인이 주장하는 성능이 현업에 적용되었을 때 어떤 성능을 구현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미디움이 약 2년 동안 연구 개발을 진행하며 하이퍼레저 패브릭의 병목 구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설정한 성능 개선 포인트는 약 100개다. 그 중 절반 이상이 해결되어 MDL(Medium Distributed Ledger)에 적용되었고 나머지 작업들도 현재 진행 중이다. MDL은 블록체인 데이터의 고속 처리에 특화된 블록체인 가속 장치로, 14,000TPS 이상의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하이퍼레저 패브릭과 100% 동일한 구조로 설계되어 기존의 SDK 호환성을 완벽하게 유지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최근 미디움은 초고속 블록체인 솔루션 MDL의 성능을 누구든지 확인하고 검증해볼 수 있는 성능 검증 도구 ‘MDL Test Lab’을 구축하여 공개한 바 있다. MDL Test Lab은 지금도 국내외 기업들의 신청과 참여가 가능하며 테스트는 무료로 진행된다.

이번 테스트랩에 참여한 업체들은 타타컨설팅(Tata Consulting Service), 인포시스(Infosys)를 비롯해 중국의 블록체인 전문기업 피어세이프(Peersafe)와 미국의 대표적 SI 기업 중 하나인 코그니전트(Cognizant)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IT 분야를 리딩하는 선도 기업들이다. 이들의 연매출은 대부분 10조 원이 넘는다.

이와 같은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MDL을 인정한 포인트는 ▲캐시를 이용한 성능 개선 ▲병렬 처리를 이용한 성능 개선 ▲선처리를 이용한 성능 개선 등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미디움은 다수의 작업이 존재하는 데이터 블록에 접근할 때 발생하는 중복 작업을 캐시에 저장, 호출하는 방식으로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비효율적인 작업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또한 작업 단위별 순차적 처리 방식으로 인해 불필요한 소요 시간이 발생하는 문제도 해결했다. 단일 작업을 병렬 처리 대상과 순차적 처리 대상으로 구분하여 수행함으로써 전체 작업의 흐름이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 과정에서 우선 처리가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 먼저 작업될 수 있도록 개선하여 또 한 번의 성능 향상이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CPU 코어 활용을 극대화하고 연산을 효율화하는 과정에서 하이퍼레저 패브릭의 성능이 기존 성능 대비 4배 이상 개선될 수 있었다.

미디움의 속도는 ‘정확히 과녁을 향하는 고성능’을 의미한다. 미디움은 블록체인의 기술적 속성을 훼손하지 않으며 안정성과 신속성을 겸비한 고성능 블록체인이야말로 상용 블록체인의 표준이 될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아무리 빠른 광속구를 던지는 투수라고 해도 제구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던지는 공이 포수의 글러브로 향할지, 타자의 머리로 향할지 알 수 없는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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