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소방헬기 ‘까치’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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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소방헬기 ‘까치’를 아시나요”
  • 김범규 기자
  • 승인 2020.07.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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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헬리콥터 도입과 소방항공대 창설의 역사적 배경을 찾아 27일 공개했다.

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항공대는 서울특별시에 설치됐다. 1983년 4월에‘서울특별시 항공대 설치 조례’를 제정했지만 실제 소방헬기를 도입하여 운항하기 시작한 것은 1979년 12월부터다. 

소방헬기 활동사진 [제공=소방청]
소방헬기 활동사진 [제공=소방청]

서울시가 전용 소방헬기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아픈 사고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서울은 도시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고층건물이 크게 늘어났지만 소방력 확보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1971년 12월 25일 발생한 대연각호텔 화재로 163명이 사망했고 1974년 11월 3일 대왕코너 화재로 8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다. 

그때마다 고층빌딩 소방시설의 개선과 고가사다리차 도입과 같은 소방력 보강의 필요성이 주장됐지만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 소방차 구입에 차관을 도입해야 할 만큼 힘겨운 시절이었기 때문에 전용 소방헬기의 도입은 거론조차 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일요일이던 1979년 4월 22일 서울 충무로에 소재한 라이온스호텔에서 내부 개조 작업 중에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5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에 서울시는 사고 20일 뒤인 5월 10일 ‘대형화재예방종합대책’을 수립해 발표하면서 항공구조 대책도 내놓은 것.

서울 시내 31개 고층건물에 헬기착륙장을 설치하고 전용 헬기 2대를 도입하여 항공소방대를 창설하겠다고 당시 발표했다.

6월 한 달 동안 시내 전 관광호텔 종업원을 대상으로 소방훈련을 했고 7월에는 공군의 협조를 받아 소방대원들에게 공수훈련, 구조망 활용 인명구조훈련 및 인명구조 출동 비행훈련도 실시했다. 

12월초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 휴즈사 제작의 소방헬기 2대를 도입했다. 

기종은 당시 일반 국민들이 흔히 ‘잠자리 비행기’라고 부르던 민수용 ‘500MD’ 기종이었다. 한 대는 면허생산을 하는 대한항공에 발주해 1억 5000만 원의 예산으로 제작했고 나머지 한 대는 한국화재보험협회가 기증했다. 

이 헬기는 도입하면서 ‘까치 1호’와 ‘까치 2호’로 명명했다.

이후 항공방제 작업 중이던 한 대는 1996년 8월 31일 서울 성동구 군자동 장안빗물펌프장 앞 중랑천변에 추락해 반파되면서 폐기처분했다. 

나머지 한 대는 2005년 6월 30일까지 3091회의 출동을 통해 2983시간 45분간 비행하면서 942명의 인명을 구조하는 등 25년간 활약을 하다가 2005년 8월 4일 11시에 항공대원들의 거수 경례를 받으며 퇴역해 현재는 서울보라매시민안전체험관 야외에 전시돼 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소방의 모든 사건이나 유물 하나하나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역사를 통해서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유물과 이야기 발굴 사업을 계속하는 한편 국립소방박물관 설립 추진과 더불어 중요한 유물은 근대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는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 4대를 비롯해 시⋅도 소방본부 소속 26대 등 총 30대의 소방헬기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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