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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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다
  • 온라인뉴스팀 기자
  • 승인 2015.02.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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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국민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CCTV 노출 빈도는 성인 남성 걸음걸이를 기준으로 14.2m, 5.5초에 한 번 꼴로 찍히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등록되지 않은 사설 CCTV와 차량용 블랙박스까지 더하면 우리 국민의 대다수가 CCTV 카메라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빅 브라더’ 시대가 도래한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CCTV를 없애자!’고 제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미 너무나 광범위하게 구축된 채 우리 생활의 큰 부분을 감당하고 있는 데다 CCTV를 대체할 대안도 딱히 없으니까요. 인터넷 유해 콘텐츠가 걱정돼 인터넷 자체를 끊고 살 수 없는 세상이 된 것과 마찬가지다.

▲ CCTV의 순기능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해 CCTV의 가치 자체를 제고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CCTV로 모아진 정보가 남용되거나 오용되지 않도록 잘 막고 잘 감시를 하는 것은 기본. 또한 CCTV의 순기능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해 CCTV의 가치 자체를 제고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이를테면 쇼핑몰 안에 설치된 CCTV는 단순히 도난·절도를 감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쇼핑몰 운영에 도움이 되거나 소비자들의 쇼핑을 보다 편리하게 할 정보를 제공하는 소스가 될 수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비디오 애널리틱스 기업인 ‘프리즘 스카이랩스(Prism Skylabs)’의 설립자겸 CEO인 스티브 러셀은 “과거에는 어떤 상품을 얼마나 가져와서 팔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있어 담당자 개인의 ‘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지만 이제는 데이터 기반으로 보다 논리적이고 타당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소매업은 비즈니스 특성상 매장 종업원들이 고객을 직접 대면할 일이 잦은데 그 결과 종업원들은 눈으로 본 것을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직관이 크게 발달하게 된다”며 “만일 데이터를 통해 이런 직관을 검증하고 보완할 수 있다면 더욱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로 지도

프리즘 스카이랩스는 보안 카메라에 찍힌 영상과 소프트웨어를 접목해 사람들이 매장에 들어온 후 가장 먼저 가는 곳이 과연 어디인지 ‘경로 지도(path map)’와 ‘열 지도(heat map)’로 그려 보여준다.

고객이 한 상품 앞에서 얼마 동안 머무르는지 해당 상품을 몇 번 만지는지까지 파악이 가능한 것이다.

혹시 사생활 침해 우려는 없냐고? 영상을 분석하기 전 사람들 개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지우는’ 조치를 취한다고 하니 걱정 뚝. 또한 카메라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브랜드 콘셉트나 매장 분위기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므로 운영 측면에서도 편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녹화해서 소비자 행동이나 가게 운영 상황 분석하는 거? 좋아. 유용해. 근데 문제는 매일매일 몇십시간 분량으로 쏟아져나올 그걸 언제 일일이 다 들여다보고 공부하고 있냐는 거지!” 혹시 이런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 열 지도

물론 많은 인력을 투입한다면 녹화량이 많아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용투자 대비 비효율적인 건 불을 보듯 뻔한 데다 아무리 정확하게 확인을 한다 해도 ‘사람인지라’ 실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정교한 알고리즘이 영상에서 실질적 정보를 도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머신샵(MachineShop)은 보스톤과 덴버에 기반을 둔 차세대 미들웨어 전문업체로 앞서 예로 든 CCTV 분석처럼 기업이 실제 운영과 정보 시스템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 기업의 고객사인 ‘다이볼드(Diebold)’는 ATM 현금 인출기를 만드는 전자 보안 시스템 업체로 금융 고객들, 커머셜 고객들의 보안환경을 통합해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원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머신샵측에서는 비디오, 경보기, 카드리더기 등 다이볼드의 모든 기기의 복잡한 통신 정보를 추출한 후 이를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API)로 바꾸는 일을 수행했다.

▲ 시큐어스탯

이와 관련 다이볼드의 제레미 브레처 기술 및 전자 보안 담당 부사장은 자사의 시큐어스탯(SecureStat) 보안 관리 포털을 사례로 들어 “고객이 기기의 상태나 이벤트 히스토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실시간 날씨 안내 같은 외부 데이터까지 끌어와 서비스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전이 자주 발생하는 어떤 매장이 있다고 상정해봅자. 이 정전 정보를 만일 날씨 데이터와 통합해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떨까? 물론 서로 별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만일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면 그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를 얻고 그에 적절한 솔루션들을 찾아가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이 지역 날씨 정보를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전달해줌으로써 이전에는 없던 가치를 창출해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다이볼드의 ATM 속 현금을 보호하는데 영상 녹화 기술이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21세기에도 ATM기를 통째로 싣고 도망가는 구시대적 범죄가 왕왕 일어나기 때문에 범죄율이 높은 지역에 한해 ATM의 위치를 알려주는 ATM GPS 추적기를 사용한다는 것.

바야흐로 CCTV 전성시대다. 물론 프라이버시 침해나 정보 유출 같은 범죄에는 민감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옳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이 새로운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더 나은 삶을 선사할 수 있을 지’ 생산적으로 고민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자료제공: 시스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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