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블록체인기반 분산ID와 통합형 지갑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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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블록체인기반 분산ID와 통합형 지갑의 미래
  • 조중환 기자
  • 승인 2019.08.09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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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이 무엇일까?

▲ 한치선 심버스 칼럼리스트

‘지갑(紙匣): 돈 따위를 넣어 갖고 다닐 수 있게 한 가죽이나 쌈지를 이른다.’

지금의 암호화폐지갑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이 코인(토큰)으로 바뀌었고 ‘가죽 쌈지’가 컴퓨터나 휴대폰 속으로 쏙 들어가버린 것뿐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생긴 변화를 보면 그야말로 천지차이다. 세상이 몇 차례 뒤집어진 것처럼 지갑 속 역사도 천지개벽이 몇 차례 일어났다. 지갑의 변모는 화폐의 변화를 따를 수밖에 없는데, 화폐는 어디서 피어올라 어느 세상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커다란 돌 모양의 화폐 시절에는 이동이 불가능했기에 지갑이라는 개념도 없었다. 그러다가 특정 조개껍데기가 화폐로 약속되던 무렵에는 보따리에 담아서 운반했을 것이다. 구리나 은, 금으로 화폐가 이동했을 적에도 지갑은 탄생하지 않았다. 그 무렵 보물상자와 같은 동화 속 추억이 우리 의식 속에 아련히 남아있을 것이다.

고대에 화폐로 쓰였던 조개껍데기

세상은 점점 편리한 쪽으로 흘러간다. 화폐 또한 작고 가벼워지다가 이제는 마침내 유형과 무형의 경계선에 섰으며, 코인 토큰은 보이지 않는 장막을 넘어가버렸다. 그래서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그것을 가상화폐라 부르곤 했으나 사실상 가짜는 아니기에 암호화폐, 디지털 자산 등의 명칭들 사이에서 배회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과연 돈만 그럴까?

인간의 의식도 드러난 것 만을 인정하던 시대에서 점점 보이지 않는 무엇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문명 발전의 중요한 표식일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해진다는 것. 화폐가 눈앞에서 사라져가고 지갑 속에서도 사라져가듯, 이제 지갑도 무형의 세계에 한쪽 발을 내밀게 되었다. 그것은 발전인 동시에 끝없이 새로운 시대의 요구를 감내해야 한다.

3차원적 중량에서 벗어난 지갑은 이제 4차원적 이슈들을 직면하게 된다. 위험도 한 차원 수준 높아진 지금의 해킹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 빛이 더욱 밝아질수록 그만큼 그림자도 더욱 짙어지는 법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멀티기능이다. 세상은 한가지 기능에 안주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곤 한다. 지갑에는 입금과 인출 외에 어떤 기능이 더 필요한 것일까? 돈이나 코인이 있는 곳에 무엇이 있는 것이 가장 절실할까? 바로 시장이다. 지갑을 들고 장터를 향해 떠나기보다 장터가 지갑 안에 있다면 어떨까? 주택도 주변에 시장이나 마트가 있어야 그 집이 가치가 있듯이 지갑 속에 마켓을 품을 수 있다면 효율은 급상승한다.

이것은 지갑계의 산업혁명이라 할 만하다. 사용자도 매우 편리하겠지만 그 장터의 주인일 댑(dApp)에게 매우 좋은 기회일 것이다. 즉 마켓이 지갑에 내장되어 있다는 것은 모든 댑, 또는 파트너사의 버튼이 지갑 안에 박혀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 댑버튼 속에 홈페이지와 댑마켓이 이어져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마치 전화 용도로만 쓰이던 휴대전화가 쇼핑에도 쓰이게 된 변화와도 유사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카테고리 정렬이 필요하고 검색기능도 포함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메인넷 입장에서 어떤 이로움이 있을까?

메인넷이라는 것은 댑기업들을 품은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이 시장을 품고 있는 것은 너무나 막대한 유익함을 줄 것이다. 그래야 팔 사람(댑)도 살 사람(사용자)도 드나들어 붐비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거래가 일어나게 될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거래가 일어나면 수수료가 발생하고 결국은 사용자에게 시장을 제공하고 댑에게는 고객을 제공한 대가를 받아 플랫폼의 이익이 쌓여가게 된다. 그래서 댑이 활성화된 시장을 품은 메인넷은 투자자의 매력적인 대상으로 떠오르게 마련이다. 마치 소용돌이 바람들 사이에 있는 나뭇잎이 저절로 떠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존의 플랫폼들은 킬러댑이 생기기를 갈망해왔다. 가만히 앉아서 개스비만 챙기면서 말이다. 시장을 만들어 주고 댑과 고객을 연결해 줘야 스타트업이 킬러댑이 될 기회를 얻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다른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 중에서 굳이 내 쇼핑몰을 이용하려는 고객들은 누가 될 것인가?

우선 코인 토큰의 투자자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어느 특정 댑코인 보유자일 것이다. 그는 지갑 속에서 다른 댑들을 보게 되고 아마도 분명히 이것 저것 눌러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보유 토큰으로 살 수 있는 수많은 제품을 보게 된다. 이것을 유저의 공유라고 한다. 유저의 공유는 필연적으로 마켓의 공유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댑마켓들이 서로 유익함을 얻게 된다. 이것은 제로섬게임이 아니라 상생의 게임인 것이다. 그래서 메인넷+지갑(마켓이 포함된)이라는 쌍두마차는 기존의 조랑말이 끄는 수레와는 성장의 사이즈와 속도가 다를 것이 분명하다.

 

암호화폐지갑의 지향점

코인 토큰 마켓의 핵심에는 암호화폐거래소가 있다. 그게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리는 플랫폼 중의 플랫폼이다.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릴지 몰라도 결국 암호화폐지갑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품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거래소는 개인 간 장외거래와 기존 마켓캡의 거래소 두 가지를 다 장착하고 있어야 완벽하다.

이렇게 메인넷이 지갑 속에 거래소를 갖고 있다면 어떤 변화를 불러올 것인가? 그것은 생태계의 커다란 격변을 부르게 될 것이다. 물론 그것은 매우 긍정적인 측면으로의 혁명이다. 기존 거래소들의 비정상적 상장피 요구라던가, 이런 저런 이유로 스타트업에게 빨대를 꼽고 돈과 토큰을 빨아먹는 그런 일들이 종식될 것이다. 즉, 거대한 갑(甲)들이 유명무실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지갑 속에서 탈중앙화가 시작된다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탈중앙화의 정수는 다름 아닌 분산 아이디(DID)다. 분산아이디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신분증이다. 사용자 스스로가 자신의 정보를 관리 보호 사용할 수 있는 신원증명체계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 자체가 신뢰의 또 다른 이름인 만큼 블록체인을 통한 신원인증은 온라인 거래에 있었던 수많은 절차의 복잡함과 불편함을 대폭 간소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가 그 쪽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정부도 그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그 분산ID는 소비자주권을 회복하는 큰 발걸음이 될 것이며 미래 거래의 초석이 될 것이 분명하다. 지갑 속에서 모든 댑이나 거래소 가입 등에 분산 ID가 쓰이게 된다면 이건 용의 눈동자를 그리는 일이 될 것이다. 메인넷, 지갑, 거래소, 분산ID까지, 이 사두마차의 결합을 우리는 조만간 볼 수 있을 것인가?

 

선단 기업을 꿈꾸며

불편함은 아이디어를 부르게 되고 그 아이디어들은 사람들의 유사한 의지들과 결합하여 구체적 설계가 시작되고 마침내 실현되기 시작한다. 현재 국내 삼성 갤럭시 폰에서 암호화폐지갑이 만들어져서 큰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그 지갑을 사용할 수 있는 나라는 매우 제한적이며 마켓과 거래소 장착까지는 언감생심이라고 본다. 삼성같은 공룡기업은 세계적으로 폰을 팔아야 하는게 주 목적인데 그런 댑버튼, 댑마켓, 거래소, 장외거래 등을 장착하기엔 후폭풍 혹은 리스크가 크다. 더구나 정부의 눈치도 보아야 한다. 그래서 최근 암호화폐지갑 홍보는 사실상 희미해진 것으로 보인다. 여타의 대기업이 만든다는 암호화폐지갑도 그 범주를 벗어나기 힘든 면이 있다.

국내 메인넷 프로젝트인 심버스에서 준비 중인 암호화폐지갑이 그런 통합형 설계로 만들어지고 있긴 하다. 대단히 고무적인 사실이지만 심버스는 아직 정식 메인넷이 론칭된 회사가 아니며 지갑도 아직 완성단계를 출시하지 않았다. 또한 연내 메인넷 론칭, 그리고 통합형 지갑이 출시되어 유저들의 수많은 리뷰와 호평 그리고 혹평까지도 감내해야 할 도전이 남아있다. 구체적인 평가는 그 뒤로 유보되지만 글로벌 블록체인 암호화폐 생태계를 바르고 크게 이끌어갈 그런 선단 기업이 한국에서 나오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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