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암호화폐의 활로, 토큰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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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암호화폐의 활로, 토큰이코노미
  • 조중환 기자
  • 승인 2019.06.04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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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치선 심버스 칼럼니스트

어떤 목표나 사업이 간판을 거는 것은 쉬우나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블록체인이라는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는 경제계에 초연결시대로 가는 하이웨이를 개통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신작로 위를 기운차게 달리던 수많은 차량들, 즉 암호화폐들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다가 서고, 사고가 터지고, 때론 차주가 음주운전이나 난폭운전을 하다가 잡혀가고, 심지어 증발하는 사건들이 생기곤 했다.

많은 암호화폐가 로드맵을 지키지 못했고, 상장 초기 차트에 격렬한 경련의 흔적을 남기고 기나긴 가사상태만을 보여줌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넘어선 배신감을 안겨주고 먼지처럼 부서져버리는 장면을 우리는 자주 보아왔다. 그것은 단지 오너들의 도덕성 문제일까?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지속적 성장이라는 과제는 단지 도덕성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어찌 보면 블록체인의 세계는 위대한 아이디어들이 뛰고 나는 춘추전국경제시대를 만들며 수많은 천재들이 출몰하는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장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고 그 자체로 엄청난 변화의 기운을 몰고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왜 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요절과 단명을 면치 못하고 있을까? 무엇이 그들의 아킬레스건일까?

젊은 천재들이 뛰어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갖가지 프로젝트를 만들었으나 그들이 융합시키기 어려웠던 최고의 난제는 바로 경제원리의 공백이라고 본다. 블록체인, 암호화폐의 생태계가 건강하게 장수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바로 이코노미가 관건이다.

 

■ 블록체인 생태계의 장수조건, 토큰 이코노미

암호화폐에 있어서의 이코노미, 즉 토큰이코노미란 어떤 것일까?

우선,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네트워크 생태계를 살아 움직이도록 하는 기여를 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여란 블록체인 내 거래행위를 말한다. 가치 있는 기여행위가 상호 합의된 경우 블록체인에 새겨지게 된다.(On-chain data)

어떻게 거래를 자발적으로 유발할 수 있을까? 입금하고, 송금하고, 받고, 사고, 파는 행위가 유발되어야 생태계에 혈액이 생생하게 돌 것인데 그 행위를 유발시키는 동인(動因)은 무엇일까?

구조설계 속에 참여인센티브, 즉 합당한 보상-리워드가 녹아 있어야 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블록체인 플랫폼에서는 보상의 룰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보상 자체에 대해 적극적으로 유념하지 않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적절한 보상의 룰을 만드는 것 자체가 매우 난해한 일이기 때문이다. 1% 더 주면 회사가 망하고 1% 덜 주면 인센티브가 약해진다. 마치 최저임금이 얼마가 적절한가의 문제와 유사하다. 재미있는 것은 고객에게 현금으로 주지 못한 보상을 토큰으로 줄 수 있는 게 토큰이코노미의 특징이다.

각 참여자에게서 숨겨진 가치(hidden value)를 발굴하고 이를 기여도로 환산해 토큰으로 배분하는 일련의 과정, 생태계 활성화 기여도에 따라 리워드를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관점이며 유인합치성(incentive compatibility)을 가져야 한다. 토큰이코노미가 정밀하게 장착하려면 타인의 선택에 관계없이 거래나 기여행위가 자신에게 최선의 선택이 되도록 만드는 구조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 블록체인 기술∙∙∙ 이제는 빠르고 쉬운 매커니즘이 필요할 때

자신의 진실된 행동이 최선이 되도록 한다면 얼마나 이상적인가? 그러한 원리를 계시원리(revelation Principle)라고도 한다. 그런 행위에는 다양한 조건이 있다.

▲미래의 상황조건(오라클)

▲다른 참여자의 동의/서명

▲다른 거래 또는 계약과의 연계

이더리움 등에서는 이러한 조건들을 처리하기가 어려운데, 미래거래(예약거래)를 처리하고 Off-chain 합의를 처리하는 기능을 일일이 프로그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스마트컨트랙트가 가진 맹점이다. 스마트컨트랙트는 이더리움 속에 깃든 혁신적인 기술이기는 하나, 복잡하고 어려워서 소상공인들이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블록체인기술이라 할 지라도 빠르면서 쉬워야 한다. 즉, 스마트컨트랙트를 넘어서는 메커니즘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동네 식당도 블록체인을 쓸 수 있고 카페, 수퍼마켓도 토크나이즈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어야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의 꽃이 만개하는 것이 아닐까?

필자는 수많은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의 안착과 불시착과 공중폭발까지도 대비해 관찰해오면서 그 점을 더욱 통감하고 있다. 그리고 심버스라는 메인넷 플랫폼을 만드는 초기과정에서부터 최적화된 보상의 룰과 메커니즘에 대한 고민을 지켜봐 왔다.

심버스는 dApp을 컨설팅 할 때에도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토큰이코노미를 가장 강조해왔다. 물론 애초에 없는 이코노미를 블록체인이 마술처럼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그 씨앗을 품고 있는 프로젝트라면 토큰이코노미를 통해 훨씬 빠른 안착과 성장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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