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STO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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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STO 프로젝트
  • 조중환 기자
  • 승인 2019.05.03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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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현 GRBF기술위원장
   / REAPCHAIN CTO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유틸리티 토큰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을 무렵, 일부 진취적인 기업들은 조금은 다른 길, 즉 STO(Security Token Offerings)라는 방식으로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 규모나 횟수는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이나 페이먼트 토큰(Payment Token)을 발행하는 전통적인 ICO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 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개척해 온 길은 2019년 STO를 진행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에게 참조할 만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번 연재에서는 이러한 STO 프로젝트들의 대표적인 사례를 간략히 살펴 보도록 한다. 현재 이런 STO 프로젝트로는 펀드, 주식, 부동산 등의 분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각 분야별 주요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 펀드: 블록체인캐피탈(BCAP), 스파이스(SPiCE), 무비코인스마트펀드(MSF) 등

• 주식: 시아펀드(SiaFunds), 로터리닷컴(Lottery.com) 등

• 부동산: 슬라이스(Slice), 스위스리얼코인(SwissRealCoin) 등

 

펀드형 STO 프로젝트

2013년 가을에 설립된 블록체인캐피탈(Blockchain Capital, 이하 ‘BCAP’)은 초기에는 주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생태계에 집중 투자했으며, 최근 3년간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 들과 함께 리플, 서클 등 42개의 유망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했다.

BCAP은 2017년 토큰을 발행해 10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집했으며, 2018년에는 1억 5000만 달러의 펀드를 추가로 모집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Exchange Commission, SEC)의 증권 규제 중 레귤레이션 D(Regulation D) 506c 조항을 따르고 있으며 BCAP은 벤처캐피탈이 토큰을 발행한 최초 사례다.

스파이스(SPiCE)는 2017년 하반기에 시작된 벤처캐피탈이며, BCAP과 동일하게 펀드를 토큰화했다. 스파이스는 BCAP과는 달리 처음부터 토큰 발행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2018년 1억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

증권형토큰발행 플랫폼인 시큐리타이즈(Securitze)를 비롯해 부동산을 토큰화하기 위한 플랫폼 슬라이스(Slice),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사가(SAGA) 등 주로 증권형 토큰 프로젝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투자자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또는 법정화폐로 투자하고, 스파이스 토큰(Digital securities)을 받는다. 토큰 보유자는 이 토큰으로 거래할 수 있으며, 투자 포트폴리오별로 수익이 실현될 때마다 투자자는 펀드에 실현된 수익 비율만큼 매각해 수익을 배당 받을 수 있다.

투자 목표 대상은 28개, 펀드의 운용기간은 7년이며 3.5년에는 신규 투자, 나머지 3.5년은 후속 투자나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사용된다. 주로 이스라엘과 영국에 펀드의 80%가 투자되고 나머지 지역에 20%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주식형 STO 프로젝트

시아(Sia)는 탈중앙화된 데이터 임대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시아(Sia)의 토큰 구조는 시아펀드(Siafunds)와 시아코인(Siacoin)이라는 두가지 구조로 구성돼 있다.

시아코인은 데이터 임대 시에 사용되는 일종의 유틸리티 토큰이며, 시아펀드(Siafunds)는 서비스 공급자가 사용하는 증권형 토큰이다. 기업과 공급자 사이에 거래가 발생할 경우 시아플랫폼에 3.9%의 수수료를 지불하며, 이 수익이 시아펀드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되는 형태다.

로터리닷컴(lottery.com)은 로또 추첨 결과를 제공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서비스 사업자이며, 복권 서비스의 투명성과 글로벌화, 그리고 비용 감소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자 한다.

특히 자선 기금 조성을 위한 목적으로 모바일 앱 게임 플랫폼을 제공하고, STO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이 게임 플랫폼 운영에서 발생되는 수익을 배당하는 방식이다.

 

부동산형 STO 프로젝트

부동산은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지만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대부분의 부동산 투자는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슬라이스(Slice)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투자자들이 부동산을 조각(Slice)으로 나눠 소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렌탈로 실현된 수익을 정기적으로 배당받을 수 있으며, 토큰화(Asset Token)돼 있기 때문에 필요시 언제든 투자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다.

최소 투자금은 1만 달러이며 적격투자자만이 참여할 수 있고, 투자자는 리스크에 따른 투자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슬라이스는 뱅커(Bancor) 프로토콜과 스텔라 퍼블릭 체인을 이용해 탈중앙화된 거래소를 제공하고 있다.

스위스리얼코인은 스위스 상업용 부동산과 연결되는 SRC(Swiss Real Coin)를 발행했다. 라이선스를 취득한 거래소를 통해 SRC 토큰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슬라이스와 마찬가지로 언제든 토큰을 유동화할 수 있다.

MIA(Management and Investment Assistant)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산에 대한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블록체인으로 자산관리를 자동화한다.

 

엔터테인먼트형 STO 프로젝트

무비코인은 할리우드 2.0을 표방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블록체인 기반의 핀테크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2017년 11월에 설립됐다. 이 프로젝트는 컨텐츠에 대한 파이낸싱과 제작, 유통에 대한 전반적인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BANKEX와의 제휴를 통해 자산증명(Proof Of Asset Protocol, POAP)이라는 프로토콜을 채택하고 있다. 2018년 우선 영화 산업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으며 2019년 하반기 플랫폼 오픈 예정이다.

특징적인 부분으로는 무비코인토큰(Moviecoin Token)이라는 페이먼트 토큰(Payment Token)과 함께 증권형 토큰인 무비코인스마트토큰(Moviecoin Smart Fund, MSF)을 별도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MSF를 이용해 영화 제작에 투자할 수 있으며, 2020년 상반기에는 이 펀드를 이용해 제작된 영화가 배급될 예정이다.

▲ 무비코인 에코시스템

앞으로 국내에서도 이같은 하이브리드 형태의 토큰 발행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같은 선택적인 토큰 모델을 통해, 수익 배당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STO 방식의 토큰을 제공하고, 전통적인 ICO 참여자들에게는 유틸리티 토큰이나 페이먼트 토큰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갈라파고스가 될 것인가

2019년 3월 PwC(PricewaterhouseCoopers)에서 발행한 STO 리포트를 살펴보면, STO는 근본적으로 ICO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배당이나 주식과 같은 권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다 성숙된 형태로 규제를 준수하고 있으며, 투자자에 대한 낮은 진입장벽과 같은 ICO의 특징과 전통적인 VC 또는 사모 펀드의 특징을 결합한 형태라고 요약하고 있다.

▲ 글로벌 STO 현황 (자료: PWC 4th ICO/STO Report)

또한 자산의 토큰화 뿐만 아니라 금이나 오일과 같은 원자재로부터 음원과 같은 무형자산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블록체인이 갖고 있는 장점과 기존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금융 영역에서의 핀테크, 부동산 영역에서의 프롭테크 뿐만 아니라 음원, 영화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일부 STO 프로젝트의 투자설명서(Prospectus)를 살펴보면, 한국인은 투자 참여가 원천적으로 제한돼 있다. 스타트업 기업이 STO를 진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투자자로서 참여하는 것마저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많은 업계 전문가들이 다양한 형태의 세미나와 밋업 등의 행사를 통해 STO에 대한 법적 이슈와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국내에서 STO를 진행할 수 있는 뚜렷한 대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이라고 무조건 위험하고 가지 말아야 한다고 고집한다면, 결국 글로벌 시대의 무한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도전을 준비하는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 그리고 '한번도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하는 개척자(Pathfinder) 들에게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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