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KT, 동자동 쪽방촌에 IT로 희망의 씨앗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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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KT, 동자동 쪽방촌에 IT로 희망의 씨앗 심다
  • 온라인 뉴스팀
  • 승인 2014.06.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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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 개관… IT 활용 일자리·문화 나누고 자활 지원 공간으로 조성

“직장생활 중 당한 불의의 사고 이후 쪽방촌에 들어오게 된 저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와 인터넷 교육을 받고 제게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고 이제 동자희망나눔센터에서 저와 같은 쪽방촌 주민들이 새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강동근(61세)씨에게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생겼다.

성인 한 명이 겨우 몸을 누울 수 있는 3.3㎡~6.6㎡ 남짓한 작은 쪽방 1300여개가 다닥다닥 모여 있는 서울의 가장 큰 쪽방촌, 용산구 동자동에 쪽방촌 주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지하 1층~지상 2층 300㎡규모 복합문화공간이 문을 연다.

서울시와 KT는 24일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서 ‘동자희망나눔센터’ 개소식을 열고 민·관 나눔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창조경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 날 행사에는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실장, 황창규 KT회장,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장관, 김주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동자동 쪽방 주민 등 약 100여명이 참석해 동자희망나눔센터의 개소를 축하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개소식 기념사를 통해 “앞으로 동자희망나눔센터가 쪽방촌 주민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나눔, 행복, 희망’을 키워나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정보격차해소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자희망나눔센터는 IT카페, IPTV룸과 같은 문화공간과 샤워실, 세탁실 등의 주민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ICT 복합문화공간이다. 식료품이나 생필품 등의 물질적 지원을 넘어 쪽방촌 주민들이 IT를 통해 일자리를 찾고 문화를 향유하며 나아가 자활을 꿈꾸는 공간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동안 쪽방촌 주민에 대한 지원이 식료품이나 생필품 등 물질 위주였다면 여가·문화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간 지원은 전국 최초다. 이는 특히 KT가 5억원의 설치비와 향후 5년간 기본 운영비(연간 1억~2억원)를 지원하고 서울시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회복지 영역의 민관협력 모델로서도 주목된다.

▲ 24일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서 민·관 나눔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동자희망나눔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사진은 동자희망나눔센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주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강동근 동자동 주민대표,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실장, 황창규 KT 회장,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성장현 용산구청장, 양정애 동자동 주민대표, 이헌중 한국정보화진흥원 사회통합단장.

이외에도 이번 복합문화공간 조성엔 미래창조과학부는 공공 와이파이(WIFI)구축, 카페베네는 카페 장비 및 경영 지원을, 한림출판사는 도서 기증을, 매일유업은 유제품 지원을, 종근당은 기초 의약품 지원 및 복약지도를, 블랙야크는 체육활동을 지원하고 NGO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참여하는 등 다양한 사회 주체가 힘을 보탰다.

성인 한 명이 겨우 몸을 누울 수 있는 3.3~6.6㎡ 남짓한 작은 쪽방들이 모여 있는 쪽방촌은 서울에 5개소로 총 4000여명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특히 동자동 쪽방촌은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로 100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도심 내 빈곤밀집지역이다.

전체 주민의 93%가 보증금 없는 월세를 살고 있으며 방세도 보통 22~23만원에 달해 48.9%에 달하는 기초생활수급자나 그 외 비수급 빈곤층에게는 주거비 부담이 매우 큰 현실. 전체 주민의 69.6%가 월 소득 50만원 미만이다.

단신가구 94.4%로 대부분 혼자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가족이나 친지와의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되어 있는 경우(아무도 연락할 사람이 없다는 주민이 64.7%)가 많다. 문화와 여가에 대한 지출이 전혀 없는 주민이 73.4%에 달하고 할 게 없어서 또는 아픈 것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인구가 43.5%에 달하는 등 문화와 여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쪽방 건물 내에는 욕실이나 화장실과 같은 편의시설이 없어 기본적인 생활조차 영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며 쪽방촌 주민들은 대부분 혼자 생활하며 가족이나 친지와의 사회적 관계망에서 단절돼 있는 경우가 많다. 또 문화와 정보접근성 측면에서도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쪽방촌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쪽방상담소를 통해 행정지원, 기초생활지원, 의료지원, 자활·자립지원, 정서 안정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주민수가 가장 많은 동자동 쪽방촌에는 방문간호사를 추가 배치(기존 1명→2명으로 확대)하고 알코올 정기 상담 서비스를 통해 상습주취자 20여명을 발굴해 지속적인 치료를 하고 있으며 정신보건 교육을 통한 자살예방 및 우울증 상담, 민간 의료자원 연계를 통한 무료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공공 일자리를 희망하는 주민 40여명에게 근로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민간 취업 알선을 희망하는 주민을 위한 희망리본 프로젝트 연계, 보도상 영업시설물 운영 지원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여가와 문화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며 욕실이나 화장실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매우 부족해 주민들 대부분은 기본적인 생활조차 영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민·관이 협력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 별도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갖기 어려운 쪽방 주민들에게 자존감 회복과 세상과의 소통이 이뤄지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쪽방주민 지원과 관련해 이번의 새로운 민관협력 모델을 타 지역 쪽방촌에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 IT서포터즈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동자동 쪽방촌 주민대상 IT 교육을 제공하며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 왔다.

이 과정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쪽방촌 주민들에게는 일자리와 문화공간, 편의시설 등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KT 및 미래창조과학부, 서울시,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은 민·관 나눔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쪽방촌 입구의 목욕탕 건물을 동자희망나눔센터로 새 단장했다.

지하 1층을 포함해 총 3층으로 구성된 이 공간은 샤워실, 세탁실과 같은 주민편의시설을 비롯해 IT카페와 IPTV룸 등의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공간을 활용해 IT교육, 정서 및 보건 교육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층별로 살펴보면 우선 지상1층은 총 122㎡규모로 IT카페, 목욕탕이 자리한다. 목욕탕은 쪽방촌 주민들이 제대로 씻을 곳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마련한 것으로 3~4명이 이용할 수 있는 욕조와 목욕시설, 파우더룸을 갖췄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운영은 향후 주민회의를 거쳐 남녀 홀짝제로 할 계획이다.

IT카페는 주민은 물론 누구나 와서 휴식을 취하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카페베네 지원으로 한 쪽에 음료를 파는 공간을 마련, 지역주민을 바리스타로 채용하고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계단을 통해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총 50㎡ 규모 스탠드형도서관, 북카페, 영화감상실이 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지상2층은 165㎡ 규모로 세탁실, 공동작업실, 다목적 프로그램실이 들어섰다. 별도의 출입문이 있어 1층을 통하지 않고도 이용가능하다.

세탁실엔 일반세탁기 3대·드럼세탁기 3대가 있어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중간에 자리한 다목적 프로그램실은 유연성 있는 공간으로 IT교육, 소규모 공연, 미술작품 전시, 보건교육 등 주민대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IT와 관련해선 KT IT서포터즈가 컴퓨터 활용 및 ITQ자격증 취득반을 운영하고 인성교육과 관련해선 ‘나 알아가기’, ‘우리 알아가기’ 등을 주제로 글쓰기, 드로잉, 명상, 숲체험 등을 진행한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댄스스포츠, 보드게임, 종이접기, 전래놀이 등을 진행한다.

동자희망나눔센터 운영은 문화프로그램 전문가 외에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향후 구성해 주민이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바리스타 교육 이수 후 IT카페에서 일하게 된 양정애(69세)씨는 “우리를 위한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너무 기쁘다”고 전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는 주민들의 정보화 교육과 일자리 연계를 돕고 서울시는 공공일자리 사업을 통해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개관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자 하는 민간기업이나 단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은 “민·관이 협력해 만든 이 공간이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고 주민들의 온전한 자립이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나 나아가 창조경제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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